철이 엄마가 자기는 ‘리움’을 가도 뭐하나 볼 게 없고
재미도 없으며 흔히 시골에서 보던 도자기들을 잔뜩
가져다 놓고 시간이 지루해 혼났다고 했다.
그러자 현이 엄마가 띠용~~하는 표정으로 말문을 닫는다.
철이 엄마가 또 책을 살때는 주로 서점에서 제일 위에
있는 베스트셀러나 에세이집을 사는데 요즘은 대학생 아들
읽으라고 산 책은 안철수의 ‘생각’과 얼마 전엔 김난도의
‘아프니까 청춘이다’라며 자기는 주로 책은 그렇게 산단다.
그러자 현이 엄마가 기가 막히다는 듯이 눈빛에 걱정을
머금고 심오하게 쳐다본다.
사람은 다 다르다. 어쩌면 대부분의 사람이 철이 엄마랑
비슷할 수도 있다.
그걸 뭐라 할 수는 없는 것이지만 그래도 현이 엄마와 부류가
다르다는 건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철이 엄마가 남편이 곧 외국으로 발령을 받아 나가고
자기들은 먼저 간 남편이 오라고 하면 갈 것 같단다.
철이 엄마는 시골출신으로 그야말로 순박함 덩어리다.
아이들도 부모를 닮아 너무나 순박하고 수수하다.
나는 그 아이들이 너무 좋고 그 엄마도 답답함과 함께
그 착한 심성에 좋아한다.
대학생 아들이독서클럽인지에 들었다는데 그런 클럽이
혹시 위험하고 마약하고 그런 클럽 아니냐고 묻는다.
서양사를 펴놓고 한 장도 읽지 못하고 잠드는 아들이
뭔가 미심쩍은 모양이다.
내가 아는 철이는 오히려 이상한 클럽에 가입하라고 할
정도로 순진무구해서 걱정인 애다.
걱정도 팔자라고 철이 엄마는 정말 귀여워~~
현이 엄마는 그에 비하면 여우과에 속하는데
교사로서 쿨한 편에 속하는 선생님이다.
인기도 많고 나탈리우드 뺨치는 외모를 가졌다.
비오는 날인 어제도 내가 그렇게 아줌마스타일로
모이자고 했건만 굳이 세트를 감아 머리를 리본
스타일로 꼬아서 나오고 옷도 비단 리본이 달린
세련된 의상을 입고 나와 혼자만 튀었다.
문화적으로 고양된 인간인 현이 엄마는 늘 배우는
자세와 남을 인정하려는 자세가 보인다.
내가 매튜 본의 발레를 보러가라고 하자 당장 가겠다며
스케줄 표에 적는다.
얼굴도 예쁜데 하는 짓도 우아하고 지적으로도
뛰어나고 어디하나 흠 잡을데가 없다.
충청도 남편을 둔 두 여자가 한 사람은 충청도의 그
음흉함에 지고 산다고 하자 여우같은 현이 엄마는
사람 나름이라며 자기는 남편이 아무리 충청도라도
자기에게는 못 당한다며 야무지게 말한다.
초딩때부터 절친인 아이들이 독일 간 현이가 잠깐
들어오면서 모이게 되었고 그 시간을 이용해서
엄마들끼리도 잠깐 만나 아이들도 보고 수다를 떨었다.
어릴 때 절친이라서인지 아이들은 아주 친하다.
둘은 미국으로 현이는 독일로, 철이는 서울서 학교를
다니지만 늘 시간만 되면 모인다.
철이는 지 엄마 아들 아니랄까봐 우리 아이들만 보면
미국서 지내다 한국오면 다 촌스럽지 하면서 괜히 주눅을
보이는데 그럴 때마다 우리 아이들이 웃긴다고 놀린다.
독일 베를린으로 간 현이는 문화도시에 사는 아이답다.
아주 세련되고 점점 유럽스타일로 바뀌어 간다.
느린 AS나 길게 줄서기 등에 익숙해지고 이젠 빨리빨리
하는 문화가 서서히 싫어지기 시작하고 그 답답하고
지루한 기다림이 좋아지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사람은 진짜 어디에 살고 누구를 만나느냐에 따라 바뀐다.
뽈송
2012년 8월 16일 at 2:07 오전
예쁜 여자들은 말도 예쁘게 하더라고요.
그러면 남자들이 껌뻑 죽지요.
나도 그런 여자들 때문에 자주 죽는 편이랍니다.
죽어도 좋지만요…
말그미
2012년 8월 16일 at 2:35 오전
사람은 환경에 따라 바뀌는 것 맞습니다.
하물며 한창 때인 청년들이야 말할 것도 없겠지요.
리사 님 댁 아이들도 많이 미국식이 되었지요?
Lisa♡
2012년 8월 16일 at 6:57 오전
말그미님.
우리 아이들은 절충형입니다.
아직 한국식인데 예의나 민도면에선
미국의 좋은 점을 많이 따르네요.
예를 들면 조용조용 말하기, 줄서기도 기꺼이.
남들과 부딪치지 않기, 손가락질 하지않기.
남을 비하하지않기…뭐 이런 거요.
좋게 보는거죠..엄마니까.
Lisa♡
2012년 8월 16일 at 6:58 오전
뽈송님.
예쁜 여자들이 대부분 착합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의 기대를 져버리기
싫어서 더욱 그런 것 같아요.^^*
(믿거나 말거나)
지해범
2012년 8월 17일 at 7:28 오전
지구상에 만물이 공존하듯이, 사람도 어떤 형이 더 좋다고 말하기 어렵지요.
나이 드니까 그런 걸 느끼네요.
Lisa♡
2012년 8월 17일 at 8:51 오전
그럼요~~맞습니다…마꼬요.
벤조
2012년 8월 18일 at 4:43 오전
답답하고 지루한 기다림이 좋아지기 시작했다고요?
뭐, 알듯도 하고 말듯도 하고…
불편한 점을 그렇게도 표현하는군요.
Lisa♡
2012년 8월 18일 at 6:05 오전
그 아이 말이 지나치게 빨라서 엉터리나
불법으로 뭔가를 하려는 이들이 없고
느리게 천천히 해도 반듯하게 속임수없이
해주는 그런 맛이 잇다고 하더라네요.
그 말이 이해는 가요~~그런데 요즘 우리나라는
뭐든 빠르고 속임수도 없어지고 엄청 신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