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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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코는 개코인지 아무 냄새도 나지 않는데

늘 수건에서 쉰내가 난다는 둥, 금방 식탁을 닦으면

식탁에서 비린내가 난다는 둥, 그래서 내가 맡아보면

거의 냄새가 없는데도 늘 예민하다.

옷도 빨아서 건조기에 잘 말려서 개어놓으면 바로

냄새가 나서 못입겠다며 다시 내어 놓는다.

아이들 코는 개코맞다.

귀는 어떻고..귀도 소머즈 귀다.

부엌과 내 방은 멀다면 먼 편인데 방에서 울리는

내 핸펀 소리를 귀신같이 알아듣고는 전화왔단다.

한 번도 틀린 적이 없으니 과연 소머즈인가 한다.

여름엔 자칫 빨래를 빨리 거두어들이지 않아도 바로

축축해지면서 냄새가 퀴퀴하다.

섬유유연제나 향기티슈를 쓰던지 해야 그나마 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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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통 안에 비닐을 넣어두고 차면 끄집어 낸다.

때로는 종량제 봉투를 바로 넣어서 쓰기도 한다.

여름철이라서인지 쓰레기 통에서 냄새도 나고 간혹

작은 벌레들이 생기기도 해서 놀란 적이 있다.

20년이 넘도록 한 번 본 적없는 바퀴벌레도 본 것

같다.

미리 알아 둘 거 이제야 알았는데 알코올을 물에 타서

쓰레기 통 주변이나 안에 뚜껑을 열고 자주 뿌려주면

악취도 줄어들고 벌레도 생기지 않는다고 한다.

지금부터라도 여름의 막바지 마무리를 잘 해야겠다.

살림을 알뜰하게 산다는 게 보통 어려운 게 아니다.

이것저것 소독에서 부터..오늘은 여기저기 소독도 하고

구석구석 신경을 써볼까 한다.

멍하고 있다보면 놓치는 것이 한 둘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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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파스에 쫄아서 어젠 엄청 염려가 되었다.

나무들이 뿌리째 뽑힌 걸 곤파스때 봤기에

시종일관 두려워했다.

윗집 창문이 텅~~하고 닫히는 소리에도 놀래고

나뭇잎들이 공중에 뿌려지며 날려도 무서웠다.

과수원들의 과일과 채소들이 완전 못쓰게 되었다는

소식에 마음이 좋지는 않지만 그래도 체감하는

풍속은 곤파스때 보다는 나았다.

계속 시속이 강하게 부는 것과 조금씩 여유를 주며

부는 것의 차이라고 하는데 얼마나 다행인지.

나무들은 과일과 달라 그런 경우 덜 뽑힌다.

가로수들도 3-40그루만 피해를 입었다고 하니 그나마

가슴을 쓸어낸린다.

수퍼에 갈 일이 아득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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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방향에 따라 누웠다 돌았다 하는 나무들을

보고 있자니 오히려 연약해뵈고부드러운 나무들이

바람에 잘 견디는데 방향도 잘 타고 움직이며 되려

더 질기게 살아남는다.

사람도 늘 아프다고 말을 입에 달고 사는이들은

그러면서 질기게 오래가는 경우가 있는데 늘 건강하던

이가 한 번 쓰러지면 큰 병을 얻거나 죽는 경우가

종종 있다.

나무들도 크고 강하고 굳게 보이는 나무들은 나뭇잎들이

그 자리에서 바람을 바로 맞으니 다 떨어지고 움직임이

바람에 따라 가는 나무들은 잎도 거의 그대로다.

유연함과 굳셈의 차이랄까.

바람에 눕는 나무들이 안스러웠지만 태풍이 지나간 자리에

떨어진 나뭇잎들은 거의 움직임이 없는 나무들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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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1. 김술

    2012년 8월 29일 at 5:58 오전

    여름 中,아니므니다.
    여름 終,가을 初이므니다.
    어릴때는 온 몸의 기관이 조을 때이므니다.
    리사님,늘거스므니다.   

  2. Lisa♡

    2012년 8월 29일 at 8:34 오전

    마스므니다.
    그래써…
    슬프므니다.
    기분이 나빠지려하므니다.   

  3. 뽈송

    2012년 8월 29일 at 11:07 오후

    아니 살림까지 잘 하려고 하시면 안 되지요.
    그러지 않아도 여러 분야에서 수퍼우먼으로 알려진 분이..
    전 사실 Lisa님 방에만 들어와도 오늘도 훨훨 날으시누만 하고
    감탄할 대가 많다니까요…   

  4. Lisa♡

    2012년 8월 29일 at 11:39 오후

    뽈송님.

    글로 스케쥴을 쓰면 날아보일 때가
    종종 있는데 실은 별로 그렇지 않을 수도…(긁적긁적)
    살림은 좀 보통이고 요리는 조곰 하는 편이지요.
    그대신 정리나 청소는 젬병에 가깝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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