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향이팀앤팀 인터내셔널과 드림 콘서트를
개최한 날이 2012년 8월29일이다.
태풍 볼라벤과 덴빈 사이에 낀 날로 다행하게도
바람도 비도 없는 평온한 날이었다.
이번 콘서트에는 연주곡과 연주곡 사이에
라보엠의 아리아 세 곡이 들어가는 연주였다.
테너 강요셉과 소프라노 홍주영의 맑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여름의 끝자락 밤은 행복했다.
라벨의 ‘어미 거위’ 모음곡은 어미 거위의 한가로운
움직임을 잘 보여주는 곡으로 어미 거위가 새끼들을
거느리기도 하고 홀로 나무 그늘 아래 누워 새끼들을 흐뭇하게 바라보는
모습이 연상되기도 했다.
라벨의 곡답게 아주 부드럽고 평온한 곡이었다.
라보엠 中
<그대의 찬 손>
<내 이름은 미미>
<오 사랑스런 아가씨>
자막으로 가사 해석까지 덧붙여져서 좋았으며
오페라의 가사들이 아주 쉽고 단순해서 오히려
더욱 감동을 주는 게 아닌가 했다.
이탈리아어가 아주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강요셉의 청아하고 맑은 음색이 너무 좋았다.
인터미션 후에는 너무나 감동적인 차이코프스키의 ‘비창’이
연주되었는데 상당히 감동했다.
특히 오보에의 가늘고 포근한 주제의 연주는 심장마저 그 소리에
귀울이게 했고 전체적으로 흐르는 비창만의 슬픔이 전곡에 스며들어
그 당시 암울한 러시아의 상태와 작곡가 자신의 아픔과 고통이 전해져
들으면서 자칫하면 눈물을 흘릴 뻔 했다.
그리고 꿈을 꾸었다.
사랑하는 연인과 팔벼개를 하고 산들바람이 불고 푸른 하늘이 있는
초록 들판에서 비창을 크게 틀어두고 감상하고픈 그런 꿈?
관악기들의 힘찬 울림, 저음의 현악기들이 주는 매력을 한껏 느끼고
격정적이거나 부드러운 부분조차 모두 작곡가 자신의 슬픔이 베여 그 슬픔을
느껴보려고 애써보았다.
차이코프스키는 이 곡이 초연되고 얼마 후 세상을 떠났다.
동양 오케스트라로서는 일본의 NHK오케스트라가 유럽에
알려져 있는데 서울시향도 그에 못지않는 기량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걸 매해 시향연주회를 가면서 귀로 몸으로 느끼게 된다.
정명훈이라는 마에스트로와 갈수록 선진화되는 연주자들이
있어서 마음이 풍성해지면서 뿌듯함 마저 느꼈다.
강요셉.
독일에서 활동 중인 테너.
목소리마저 젠틀하다.
홍주영.
이탈리아서 활동 중인 소프라노.
성형한 얼굴이 약간의 거부감을 주어서인지
얼굴만 자꾸 보게 된다.
우리나라 유일한 수자원 NGO.
이번 연주회 수익금은 전액 팀앤팀에 기부된다.
리딩투자증권의 박보영 부회장이 정명훈과 함께
직접 기부금을 달하는 시간도 가졌다.
물이 부족한 아프리카.
식수부족현상이 언제쯤 해결이 될런지.
아직도 요원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