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거부감을 느낀다거나
나이 든 사람들이라면 일단 우습게 보거나 손사래
치는 경우의 이들을 자주 보는데 그런 이들에 대한
나의 감정은 그리 좋은 건 아니었다.
나이 든 사람도 사람이고 노인은도서관과 같다고
할 수 있는데 무엇이든 누구에게든 사람나름이라는
말이 가장 정답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내가 지금부터 하려고 하는 말은 정말 노인이라는
이유와는 상관없이 황당한노부부를 보면서늙으면
공공장소의 출입은 제한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다.
29일 시향 연주회에서 있었던 일이다.
여자는 70대 초반으로, 남자는 70대 후반쯤으로 보였다.
바로 내 앞 좌석이었는데 정말 연주회 내내 노심초사하게
만드는 어르신들이었다.
비창이 연주되기 전까지는 그런대로 하품이나 흠—흠–
하는 목에서 나는 소리를 참아 줄 수 있었다.
게다가 여자분은 라보엠의 아리아를 자기만 안다는듯이
혹은 아는 곡이 나오니 너무나 반가운지 아니면 음악 애호가
인지 라보엠의 노래 중에 그대의 찬 손이 나오는 부분에
흥얼거리며 따라 불렀다.
70대 노인의 목소리라는 건 대부분이 여자라도 저음이 나오기
마련이고 아주 거슬렸다.
주변의 20-30대 들이 모두 고개를 돌려 쳐다봐도 아랑곳하지
않으면서고개까지 좌우도 흔들면서 음을 따라했다.
음~~음~~~으으음_____ 띠용이었다.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 건 비창을 연주할 때인데
그 전에 인터미션 시간이 있었고 할아버지만 나가더니
캔 음료를 하나 사와 부인을 주는 것이었다.
부인이 그때부터는캔음료를 들고 있었다.
1악장이 끝날 무렵 할아버지가 갑자기 하품 후에 나오는
후음으로 "아아~~아!" 하고 거침없는 소리를 내는 것이었다.
깜짝 놀란 시선들이 일제히 할아버지 쪽으로 쏠리자
할머니가 남편을 탁 치면서 미쳤냐고 하자 그냥 가만 있으면
되는 일을 할아버지가 큰소리로 "하품하는데 왜그래~~?"
하며 더 소음을 만들었다.
조용히 오보에의 음이 연이어 주제부 연주를 끊어질 듯 이어질 듯
하면서 정명훈은 심혈을 기울여 몸을 숙이며 오보에를 바라보며
빠져 드는 순간, 할아버지가 다시 한 번 "으아아~~아 학~~~" 하는
것이 아닌가?
진짜 앞 자리라 머리통을 한 대 탁 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나이고 뭐고 참기 힘든 순간 이었다.
게다가 할머니는 비창의 주제곡이 나올 때 마다 지휘까지 하는
몸짓을 하며 따라서허밍을 했다.
정말 돌아버리기 일보 직전이었는데 옆 자리의 아가씨가 제지를
하려다가같이 온 엄마가 말리는 걸 봤다.
그래서 나도 가만있는데교회 찬송가를 부르는지 몸을 좌우로
계속 흔들거나 고개를 흔들면서 자기만 비창을 안다는 듯 난리였다.
하이라이트는 할아버지가 캔을 받아들고 그 구멍 안으로 휴지를
집어 넣으려고 하면서 휴지가 잘 들어가지 않자 드뎌 캔 뚜껑을
손으로 뜯기 시작했는데 히트가 3악장이 격렬하게 끝나고 모두
감동으로 충혈된 순간에 사위가 조용해지면서 4악장으로 넘어가기
직전 갑자기 "뻥!!!!" 하면서 캔 뚜껑을 뜯은 것이다.
악————————-진짜 짜증이 폭발할 지경이었다.
게다가옆의 노인 한 분이 가만있다가 3악장 끝나고 뻥!! 소리가
난 후 갑자기 박수를 뭣같이 치면서 "브,라,보, 브라보, 브라보, 브라보"
하며 혼자 법석을 떨었다.
결심했다.
70이 넘으면예의을 요구하는 공공장소에는 되도록 가지말자.
무무
2012년 8월 31일 at 4:43 오전
어르신들의 연륜에서 나오는 삶의 지혜가 존경스럽기도 하지만
나이 먹음에 따라 무뎌지는 것들만큼 막무가내가 되는 것만큼은
참아주기 힘들어요
나이먹었으니까 이정돈 니들이 이해하라는 식의 태도는
정말 짜증나죠 그렇게 살지않아야지 다짐하며 어디 노트에다
적어놔야 할까봐요 나이 먹어 잊으면 안되니까 ㅎㅎ
지해범
2012년 8월 31일 at 5:12 오전
100% 공감입니다.
지난 7월 몽골-시베리아 여행 때 70넘은 노인이 한분 따라왔는데, 스스로 할줄 아는게 없어서 모든 것을 주변 사람들에게 일일이 물어보거나 대신 해주도록 시켜서, 여행 3일째부터는 ‘기피인물’이 되고 말았습니다. 나이가 들수록 주변에 폐를 끼치지 않겠다는 단단한 각오가 필요해 보입니다. 20여년 후의 나를 포함해서…
벤조
2012년 8월 31일 at 5:22 오전
비창 코메디.
아직까지도 리사님이 감정을 꾹꾹 누르는 모습이 보입니다.
막 욕해주고 싶네… 평생 배운 욕 다 동원해서…그럼 안되지…
그래서
끝나고나서 어떻게 됬어요?
나름, 그들은 추노교향곡을 연주한거예요.
도입부도 있고, 전개, 그리고 클라이막스까지…ㅎㅎㅎ
웃어서 죄송해요.
나의정원
2012년 8월 31일 at 5:28 오전
참~
많은 생각을 던져주네요.
나도 더 나이를 먹으면 저렇게 되진 말아야지 하는 생각들이 드는 때가 요즘들어 많이 있는데, 글쎄요…
나도 모르게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서 연세드신 분들도 그 윗세대를 보면서 저랑 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진 않았는지, 그렇담 나도 꼭 저렇게 되지 말란 법도 없진 않나하는 생각도 들게되는 이야기네요.
젊은이들과 같이 어울려서 살아갈 수있는 삶의 질을 다시 묻게되는 글~
잘 읽고 갑니다.
Lisa♡
2012년 8월 31일 at 7:33 오전
무무님.
아름답게 늙지는 못할망정
나이들어가면서 주책이라는 소리는
덜 들어야겠어요.
진짜 평소에 버릇 들이기 나름인데
제 아들도 하품후에 큰 소리로 후렴을
해서 나한테 맨날 욕들어요.
그러다 진짜 장난이 매너에 어긋날 수 있거든요.
주워담기도 힘들지요.
어디에 적어서 하루에 한 번씩 읽거나 외출시
한 번 읽고 나가거나..해야할 판입니다.
Lisa♡
2012년 8월 31일 at 7:35 오전
지기자님.
정말 그런 문제들이 나이 들면서 자주 보이는 현상이지요.
언젠가 여행시에 제일 먼저 나오고 제일 먼저 어디든 도착하는
예쁘고 바른 할머니를 보면서 나도 나이들면 저 분처럼 되어야지
했어요. 그런데 그러기가 정말 힘든 모양이어요.
기피대상은 절대 되면 안되는데 말이죠.
주변에 나이들어 가면서 몰염치한 분들 좀 봅니다.
Lisa♡
2012년 8월 31일 at 7:37 오전
벤조님.
댓글 읽다가 혼자 웃네요.
정말 제 성격에 꾹꾹 누른 거 있지요.
보통 일 아닙디다.
그 할머니는 정말 꼴사웠고 그 할아버지는
미안함을 모르는 분이었어요.
제법 배운 티가 나던데 어쩌면 그럴 수 있는지
뚜껑 따는 소리는 정말 희트였답니다.
지휘자가 잠시 멈추는 기분까지….아…진짜…
Lisa♡
2012년 8월 31일 at 7:38 오전
나의 정원님 어쩌면 알면서도 자기도 모르게
그렇게 되는 나이인지도 ..
하지만 미리미리 이런 경우들을 보면서 조심한다면
좀 낫지 않을까 싶어요.
진짜 늙는 게 서러워요.
그러니 더더욱 조심해야 밉상이 아니지 싶네요.
적어도 눈엣가시는 안되어야 할 것 같아서.
젊은이들이 다니는 러시아워에는 되도록 피하자고
하잖습니까?
한참 일하는 그들을 위해서 말이죠.
그리고 나이로 대접받는 그런 풍조도 좀 그래요~~
양송이
2012년 8월 31일 at 12:23 오후
글 제목에 이끌려 와 보니 약간 안면이 있는 곳이군요, ^^
근데, 제 생각엔 이런 일은 나이 먹은 때문에 일어난 일은 절대 아니라고 봅니다.
나이 들었다고 다 그럴 것 같으면 세상에 나이 든 사람들 어디 살아 남을 수 있겠습니까?
늙었건 젊었건 개인의 차이라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늙어서 그런 인간은 젊어서도 틀림없이 본때 없이 살았을 것이 분명 합니다.
그리 생각합니다.
나이 들었다고 해서 무조건 민폐나 끼치고 다니게 될 것이란 이야긴 좀 지나친 일반화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고… 비싼 티켓 사가지고 다니면서 저런 웃지 못할 촌극 벌이고 다니는 인간 가끔 있긴 있습니다만, 세상 대부분의 늙은이들은 티켓 값 아까워서 비싼 음악회 구경도 못하고 산답니다. 폐지 주워서 손자들 용돈 마련하는 노인들도 많이 있습니다.
모처럼 고상한 음악회에 가셔서 기분은 많이 상하셨겠지만 세상의 모든 늙은이들이 그 사람들 같지만은 않다는 점으로 위안하시길 바라겠습니다. ^^
Lisa♡
2012년 8월 31일 at 12:47 오후
그러니까….사람 나름이겠지만
나이들어가면서 저부터도 약간은
무디어 지는 건 사실입니다.
ㅎㅎㅎ….
저 티켓은 20000원입니다.
그 정도면 비싼 티켓이라고 하긴 그렇쵸?
요즘 2만원이면 좋은 공연 많이 볼 수 있어요. ㅋ
근데 저 두 분도 자식분들이 사줬던가 어디서
초대받은 것 같은데 그걸 떠나 체면치레가 엉망이었습니다.
암튼 곱게 나이드는 게 소원입니다.
말그미
2012년 8월 31일 at 12:51 오후
리사 님,
차츰차츰 우스워져 웃음을 못참다가
차츰차츰 화가 저도 함께 나서 폭발할 지경이었습니다.
젊으나 늙으나 기본 교양은 꼭 가져야할 덕목이란 걸
절감하고 갑니다.
위 양송이 님 말씀처럼 개인 교양차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런 양반들은 젊었을 때도 그 습성을 가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생하셨습니다, 좋은 음악회 가셔서…
Lisa♡
2012년 8월 31일 at 1:25 오후
말그미님.
웃기다가 화나죠?
저도 그랬답니다.
사람차이라고 처음에 말했다시피
당연히 사람차이인데 나이가 들수록 몸에서
자연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에 약해지잖습니까?
ㅎㅎ..하품이나 방귀같은…그런 점에 많이 주의해야지 싶어요.
그 할머니가 더 심한 것 같아요~~어찌보면.ㅋㅋ
곰돌이 풉
2012년 8월 31일 at 4:40 오후
그건 그 자리에서 항의를 하셔야 할 일입니다. 이렇게 블로그에 불평 써놓는다고 그 사람들 안 고쳐집니다. 나이 계급장 다 떼고 그 자리에서 개박살 낼 각오로 항의하고 꾸짖어야 합니다. 미국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새치기나 공공장소에서의 소음은 옆의 사람들이 꾸짖습니다.
Lisa♡
2012년 8월 31일 at 11:38 오후
저도 항의를 하려고 했습니다.
끝나고 나서 예의 바르게 웃으면서.
나름 각오를 하고 나이드신 분들
별로 기분나쁘지 않게 말해보려고
했거든요.
그런데 마치고 앙콜 두 곡하고 마지막
앙콜이 제가 너무 좋아하는 브람스곡이라
너무 황홀해하다가 주차문제로 급히 나오게 되었죠.ㅎㅎ
요즘 그런 분들 잘 없는데 이런 일이 재차 생긴다면
바로 항의할께요.
김윤수
2012년 9월 1일 at 3:02 오전
만약에 대학생들이 그랬으면 모든 대학생들을 공공장소에 못가게 합니까?
그건 그 두사람의 문제지 모든 노인들의 문제는 아니지 않나요?
이문제는 공연장소에서의 에티켓으로 봐야지 특정 나이대나 특정 성별등의 문제가
아닌듯 합니다.
Lisa♡
2012년 9월 1일 at 3:12 오전
그건 맞습니다.
제 말은 하품이나 남에세 피해를 주는
참을 수 없는 몸상태는 늦은 시간이나
공공장소에서 다른 사람에게 방해가 되는
경우에는 피해야 하는 게 예의이고
또 나이들면서 어쩔 수 없는 신체적 상황도
있잖아요,,,저부터도 그런 일이 자주.
그럴 때는 좀 피할 건 피하고 봐야 한다는 것이죠.
물론 참을 수 있고 다 자신있다면 나이가 문제인가요?
ㅎㅎㅎ
아메리카노
2012년 9월 1일 at 4:48 오전
타산지석으로 알고 나이들면서 피해야할 한가지를 배운것같아요. 언젠가 년말에 할머니들만 네다섯분 사시는 곳이 한동네에 있어 내의를 사가지고 갔더니 선물이 많이 들어와서인지 별로 고마운 기색도없이 "그건 또 어디서 왔디야" 하시는데 그자리에서 바로 되돌아오고싶더라고요.
Lisa♡
2012년 9월 1일 at 5:04 오전
아메리카노님.
ㅎㅎㅎ…
그럴 때 기분 묘하죠?
고마움을 모르는 건 애나 어른이나
그런 부류들이 더러 있죠.
게다가 늘 잘 해주면 고마움을 몰라요.
아이들도 마찬가지요.
나이든다는 건 이래저래 서러운데
감각도 무디어지는 것이죠.
BP
2012년 9월 1일 at 10:04 오전
남에게 결례가 되는 행동을 한 것이 반드시 나이탓은 아니라고 봅니다. 개인적이거나 문화적인 차이가 더 크다고 봅니다. 나이든 사람은 다 저럴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면 stereotyping 이 아닐까요? 남의 나라에 비교해서 좀 안됬지만, 개인적으로 저는 시카고 교외에 살면서 애들 키우느라 나이든 할머니 할아버지들 많이 오시는 학교 음악회에 자주 갔는데 나이 많은 사람이 특별히 더 남을 배려하지 못하는 행동을 한 것을 본 기억이 없습니다. 오히려 젊은 사람들이 거슬릴때가 있었다면 모를까..
BP
2012년 9월 1일 at 10:12 오전
반면에 본래 남에게 무감각한 사람이 나이가 들면 그 증세가 심해지는 경향은 분명히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역시 개인적인 차이가 크다고 봅니다. 어떤 사람은 80이 넘어도 남을 배려하는 민감도가 그대로 있는 반면에 어떤 사람은 고작 40이 넘으면서 쥐어 박고 싶은 인간이 되니 말이지요…
BP
2012년 9월 1일 at 10:18 오전
특히나 요즘처럼 옆에 있는 사람에게 음악이 들릴정도로 귀청이 찢어져라하고 이어폰에 음악을 듣는 사람들 보면 그렇습니다. 저것들이 빨리 늙고 싶어서 환장을 하는구나 ..
Lisa♡
2012년 9월 1일 at 11:42 오전
BP님.
고정관념적인 부분많구요.
물론 저도 저희 윗집 할머니(80세 넘으신 분)랑
부닌의 연주회를 보러간 적이 있습니다.
저보다 훨씬 클래식에 조예가 깊고 예의가 남다르지요.
제가 말하는 건 나이든 분 누구나 다 그렇다는 건 아니고
사람에 따라 다르지만 신체적인 부분이 그렇게 변하는 건
어쩔 수없는 자연현상이잖아요…ㅎㅎ
그런 면에서 조심하자는 것이지요.
그리고 완고함이 강해지다보니 남의 말을 잘 듣지 않으려는’
경향이 많아지고 잘못인식은 느리게 하는 경향이 있는 분들이
더러 예전보다는 많아지는 것 같아서요.
조심하자는 거지요…ㅎㅎ
Beacon
2012년 9월 1일 at 4:06 오후
70이 넘으신 노인분들이라고 다 그런거야 물론 아니겟지만,,
아무래도 쫌 후안무치,, 뻔뻔해지긴 하지요?,,, 쩝..
나이들면서 더 지혜로워 져야는건데 인간이라는게 ,,,
난 곱게 늙어야쥐.. ㅎ
Lisa♡
2012년 9월 2일 at 1:00 오전
이런 경우보면서
좀 분개하고 나이든 거
꼬집어보기도 하면서
읽으시는 분들은 한 번 더
타산지석으로 삶아보는 거죠.
뭐든 긍정적으루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