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출판.
박인선 지음.
홍콩을 가보지 못했다.
먼저 홍콩하면 쇼핑과 그 다음 떠오르는 게음식점이었다.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에 중립적인 이미지가 아직도
살아있고 금융가가 밀집해 있을 것 같은 그런 이미지였다.
<홍콩 미술관 산책>을 읽으면서 막연히 생각했던 홍콩이
아닌 아트허브를 꿈꾸는 그런 도시로 어서 빨리 가고파진다.
이 책을 들고, 빌딩 숲에 숨겨진 예술 아지트를 찾아서.
지은이는 먼저 홍콩의 미술관들을 소개하고
그리고 숨어있는 예술 아지트들을, 다음엔
홍콩에서 열리는 예술행사들과 옥션소개.
중간중간에 홍콩의 중요한 아티스트들을.
홍콩에 가면 쇼핑과 함께 쉽게 아트 산책할 수 있는 코스를.
그리고 부록으로 놓치기 쉬운 예술공간과
마카오의 짧은 문화공간 소개까지 짭짤하게 편성했다.
좁은 땅에 가득 숨어있는 홍콩의 아트 공간들처럼 제한된
지면에 야무지게도 만든 책이다.
15년간 홍콩에서 예술과 관련된 직업을 갖고 있으면서
박인선이 느낀 홍콩은 사람같은 홍콩이라는 것이다.
흔히 문화의 사막이라고 불리기도 쉬운 곳으로 사라짐의
문화를 누군가는 이야기한다.
사라지는 문화는 과연 어디로 간 것 일까?
눈 앞에 두고도 보지 못하는 현상을 부정적 환각이라 한다면
홍콩이 바로 그런 곳이란다.
밀집성과 편의성을 갖추고 있음에도 쉽게 알 수 없는 문화.
홍콩하면 좁은 땅에 비해 인구밀도가 높아 땅값이
제일 비싼 도시로도 유명하다.
그런 곳에 아트공간을 만든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지만 확실한 개성이 있는 대안공간들이 생겨나고
있으며 밀집된 몇 개의 지역으로 나뉘어져서, 찾아간다면
연이어 갤러리 산책을 할 수 있는 곳이 홍콩이다.
미술품의 거래로 치자면 뉴욕, 런던에 이어
세계 3번째 거래가 많은 곳이라니 대단하다.
큰 손의 중국인들도 홍콩으로 건너와 미술품을 구입하고
홍콩 옥션의 거래는 상당히 큰 돈인 년간 4000억원 정도가
오가며 소더비나 크리스티 같은 커다란 옥션회사가
다 들어와 있으며 우리나라 옥션도 제법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고 하니 정말 글로벌한 곳임을 말해준다.
미술 경매는 폐쇄적이고 일반인에게는 공개하기 꺼려지는
작품들이 많은데 홍콩에서 열리는 봄 크리스티 경매의 경우
프리뷰 행사로 일반인들에게 미리 보여진다니 볼만 하겠다.
행사를 같이 보려면 1월이나 3월, 5월에 홍콩을 찾으면
높은 수준의 미술품을 마음껏 볼 수 있다니 언제갈지
모르면서도 공연히 그때 가야지 하는 마음을 먹는다.
대규모 쇼핑센터와 함께 아트산책을 할 수 있는 코스로는
침사추이에서 이스트 침사추이로 쇼핑과 예술을 함께 즐기며
짧은 동선 안에서 빅토리아 하버 풍광과 함께 많은 갤러리를 볼 수 있다.
도심을 약간 벗어난 곳에서라면 샤틴에서 포탄까지를 권했다.
그 다음은 홍콩의 중심지인 완차이다. 홍콩인들의 일상과 함께
재래시장이 아직 건재하고 아트센터와 컨벤션센터가 있다.
유명 갤러리들과 함께 한참 뜨는 편집#이 있는 곳이다.
고층빌딩 사이의 홍콩을 알고 싶다면 센트럴에서 셩완까지를 추천했다.
IFC쇼핑몰과 그 유명한 힐사이드 에스컬레이터가 있는 곳으로 오사지갤러리
소호, 파라/사이트가 있는 곳이다.
박인선은 페리호도 등장시키는데 은근히 얼마 전에 본
영화 ‘도둑들’이떠올랐다.
지금 홍콩은 문화적으로 폭발 직전에 있다고 한다.
2016년 시주룽문화지구 프로젝트와 M+현대미술관이 오픈하면 더욱 더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도약하리라는 예상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은 복잡함 가운데 그래도 바쁘게 진행되는
문화적 공간들과 아트스트들, 그들만의 개성 같은 여러 감정들이
섞이며 홍콩에 가게되면 쇼핑보다는 이런 갤러리 탐방을 하겠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