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임도 별로 없지만 모든 일을 제치고 나가게 되는
만남은 안나푸르나 동지들이다.
순수한 성격의 모임에다 일단 허물없이 만나서 그냥
앉아만 있어도 좋기 때문이다.
안나푸르나에서 맺은 인연이 커다란 결실을 맺었다.
우리가 바라마지않던 두 젊은 커플이 결혼을 하게 되었다.
정말이지 내 일처럼 기쁘고 뭔가 떨리기까지 했다.
정샘과 박샘이 12월에 결혼날을 잡았다.
완전 대박이다.
따로 싱글로 와서 안나푸르나에서 만나 결혼까지
골인한 30대 초반의 남녀이다.
신혼여행은 코타키나발루 등반과 휴양을 고려 중이라
하니 모두 이구동성으로 무슨소리냐고 안나푸르나에
다시가서 산의 신에게 감사기도를 해야한다고 했다.
그 생각도 해본 모양이다.
축하할 일에 이리 기뻐보기도 오랜만이다.
높은 설산을 갈 때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장비가
신발과 침낭이다.
처음 안나푸르나라는 높은 산을 갈 때 멋모르고 나름
비싸고 좋은 장비를 샀다고 생각했다.
대부분이 에이더나 노스페이스나 몽벨..뭐 이런 제품들로
준비해서 가는 줄 알았다.
나는 주로 에이더나 잭 울프스킨을 사서괜찮을 거라는
생각으로 갔지만 촌스러운 꼴이 되고 말았다.
적어도 그정도 산에 오는 이들은 장비에도 해박해 준비를
아주 철저히 하고 왔기 때문이다.
침낭의 경우가 가장 낭패를 본 경우인데 여행사에서 준다니
그냥 간 것이다.
프로급들은 각자 자기의 침낭은 몇 온스 이상..이렇게
준비들을 완벽하게 해와서 추워서 떠는 일은 없었다.
C의 경우는산악장비에 있어서는 거의 콜렉터 수준인데
없는 게 없다고 치기엔 더욱 더 나아가 침낭도 10개에
육박하고 텐트도 그 정도에 배낭은 다나디자인의 배낭을
사고 허리벨트는 따로 주문해서 쓰는 ..뭐 하여간 듣자니
언제 그 정도의 실력과 전문가적 견지를 갖출까 싶다.
스키를 타도 테니스를 쳐도 자전거를 타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일단 의상부터 갖추고 본다고 하지만 산악인의 경우는
그들과 또 다르다.
생명 또는 건강과 직결된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어제 암벽등반까지 하는 K가 암벽등반을 권했다.
다이어트에는 최고라는 말에 귀가 솔깃했지만 자신이 없다.
사실 나는 등산도 자주 가지 못하는 편이라 뭐라 입도
벙끗 못할 수준이기 때문이다.
청송으로 가자는 말도 있었고
설악산 공룡능선 이야기도 있었고
다음엔 산행으로 모임을 하자고 했다.
나오지 못한 막내 경은은 결혼발표 팀에게 축하로
케이크를 보내왔다.
내가 제일 연장자로서 모임을 가만히 관찰해보자니
우리 팀의 특징은 과하지도 않고 모나지도 않고
돌출행동이 전혀없는 얌전이 들로 뭉쳐졌다.
물론 튀는 나조차도 잠재우는…분위기.
편견이라고는 전혀 없는 젠틀맨 C와 순수 그 자체인
K, 그리고 수더분이 주연이,열혈청년에 진실덩어리
정샘,왈가닥이지만 착한 성숙, 이쁘고 말이 없는
경은이…참으로 특이한 조합이기도 하고 참으로
놓치기 싫은 조합이기도 하다.
뒤쳐지기 싫으면 혼자라도 미리 산행을 좀 해놔야 할 듯…
Hansa
2012년 9월 13일 at 12:30 오전
특별한 인연이군요..
안나푸르나 커플 결혼 축하합니다. 하하
Lisa♡
2012년 9월 13일 at 12:39 오전
제가 대신 감사합니다.
^^*
둘 다 너무 예뻐요.
まつ
2012년 9월 13일 at 1:03 오전
그런 인연으로 결혼까지 하는 사람들은
참 축복받은 사람들이네요.
진짜 인연이었나 봅니다.
나이를 먹으면 많은 관계들이 단순해지는데 비해
리사님은 매우 버라이어티 하신듯;;^^
추억
2012년 9월 13일 at 4:13 오전
인연을 거꾸로 읽으면 연인이 된다죠? 인연이 연인으로 발전하는 것은 당연지사,,ㅋㅋ.
나의정원
2012년 9월 13일 at 5:32 오전
정말 부러운 커플이네요.
살아가면서 서로가 같은 공통의 관심사를 가지고 산다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단 생각을 하게되는 경우가 있는데, 아마도 이 커플도 혹 부부싸움이 있다하더라도 산행 한 번이면 화해의 모드로 바뀌기 싶겠단 생각이 드네요.
두 분들에게 정말 축하한단 말씀 전해드리고, 예쁘단 말씀 드리고 싶네요.
Lisa♡
2012년 9월 13일 at 1:25 오후
마쯔님.
축복받은 커플이죠?
처음엔 남자가 실연을 당했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여자는 4번 만난 남자가 있는데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하더군요.
그리고는 산행이 끝나고 한국에 와서 둘이 시작된
것이지요.
버라이어티하게 보이지만 저도 결국 비슷하게 갑니다.
느끼고 있답니다.
Lisa♡
2012년 9월 13일 at 1:26 오후
추억님.
진부한 농담?
ㅋㅋㅋ
Lisa♡
2012년 9월 13일 at 1:27 오후
나의 정원님.
둘은 공통 관심사가 산입니다.
아주 관심이 많답니다.
그리고 둘 다 교사이고 아주 적격이죠?
문제는 다니는 학교가 좀 멀어 집을 구하는
일이 만만치 않습니다.
아무튼 둘 다 너무 축복이고 잘 된 일이라
제가 다 흥분 중입니다.
제 단골 블로거들이 다 축복한다고 특별히
전할 게요~~~땡큐~~(대신)
말그미
2012년 9월 14일 at 5:35 오후
리사 님,
그 모임 갔다오면 많이 싱싱해지지요?
보기도 참 좋습니다.
두 커플이 결혼까지 하게 됐다니 귀하고 축하할 일입니다.
그 트레킹은 극기훈련이나 마찬가지일 텐데
그런 어려운 고락을 함께 하다보면 마음도 더욱 가까워질 듯도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Lisa♡
2012년 9월 14일 at 11:26 오후
말그미님.
행운으로 팀이 아주 좋아서
(그 중에서도 추려졌지만)
만나면 그저 편하고 사심이
없는 무욕한 모임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