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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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듯이 곯아 떨어져 자고 싶은 마음뿐이다.

며칠 간 제대로 푹자지를 못하고 보니 여간

찌뿌둥한 게 아니다.

수면을 제대로 취하지 못해도 예전엔 별로

타격을 받지않았는데 요즘은 타격이 폭탄급이다.

오늘 밤에 수면제 신세라도 져야겠다.

여행을 준비했다가 수면부족으로 인해 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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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는 낫을 한 자루 샀다.

여름철 내내 숲길을 뒤덮는 온갖 잡초와 가시덤불

제거가 목적이었다는데 제거 중에 손을 비었다.

해보던 일이 아니라 낫질이 서툰 탓이다.

손을 베고 집으로 들어와서는 피흘리는 손가락을

보여주며 빨리 약갖고 오라면서 하는 말이

"데-카메솔~~~데카메솔~~빨리빨리" 했단다.

마-데-카-솔.

그리고 그 숲길은 다시 길이 났다.

그 길을 밟는 사람은 행복하겠다.

돼지풀과 가시풀이 서양종이라 사실 보는 즉시

다 사살(?)해야하는데 번식이 너무 빨라 힘들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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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집뒷산에 몰래 나뭇잎 쓰레기나 혹은 과일껍질

한약찌꺼기, 꽃다발 나부랭이, 화분갈이 쓰레기 등을

살짝 버리는 이들이 있어 내가 척결했다.

그러자 몇몇 주민들이 항의를 하며 다 썩는 거 버리는데

왜 막느냐고한다는 것이다.

집에서 나오는 쓰레기 그거 봉투에 넣어서 버리면 되는 걸

그 쓰레기 봉투가 아깝다는 건데 해도 너무한다.

나뭇잎 쓰레기를 허용하면 슬슬 모든 걸 다 갖다 버리고

오르내리는 길에 보기싫은 그 모습들이 얼마나 주변을

황폐화시키는지 모르는 말이다.

그렇다고 못사는 집들도 아니다.

국립공원에도 모두 과일 껍질 버리는 것 금지인데 그게 썩지

않아서 못버리게 하는 것보다 보기에 민망해서 그런 부분도

있다는 걸 왜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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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일찌감치 빈대떡을 30장 구웠다.

그리고 미역국을 뽀얀 국물이 우려나게 끓였다.

시누이가 준미역인데 깜짝 놀랄 정도로 좋다.

미역이 보통 미역이 아니라는 걸 처음 끓이는 순간

알았는데 가격을 듣고 더 놀랬다.

물론 양도 많고 길고 큰데 30만원이란다.

난 절대 못산다.

시누이도 딸산후조리하려고 산 건데 남는다고

나에게주었다.

땡 잡았다.

임금님께 진상하던 미역같은 기분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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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 Comments

  1. Hansa

    2012년 9월 19일 at 1:55 오전

    산에 들 음식물 찌꺼기 버리는 것 금지. 잘 하셨습니다.
    의외로 잘 썩지 않습니다.. 지대로 떨어진 낙엽도 2계절 갑니다..

    맨 밑에 캥거루는 뭔 억하심정?

    초상권 침해 항의? 비디오캠을 무기로 오인?
    그래도 사람 패면 가만두면 인되는디.. 버릇되거든요. 하하

       

  2. Lisa♡

    2012년 9월 19일 at 2:04 오전

    ㅎㅎㅎ….

    정말 산에 뭘 버리겠다는 발상자체가
    희안한 이들이죠?   

  3. 벤조

    2012년 9월 19일 at 2:14 오전

    데.카.메.론.이라고 안 하신게 다행이네…ㅎㅎ
    그렇게 좋은 미역을 잡숴도 그래요?

       

  4. 김술

    2012년 9월 19일 at 2:18 오전

    그 뽀얀 미역국 먹고 싶네요.
    어제 과음한
    속을 편히해 줄텐데…
    빈대떡은 저녁에 막걸리랑…
    근데 뭔 날입니까?
    30장이나 부치시고?
    요즘은 블로그에 글 쓰기도 싫고
    그냥 리사님 방에다 끄적이는게 전부니…

    아~ 가을인데…   

  5. 박산

    2012년 9월 19일 at 2:21 오전

    데카메솔…

    ㅎㅎ 솔직히 나도 그래요(이 글 읽으며 한 참을 홀로. 사무실 방에서 웃어요)

    저도 집 근처 열 평 짜리 주말 농장에서 난생 처음 무우하고 배추를 심어 놓고

    삽과 호미자루를 사용해 보고 있는 데, 여러가지 생명에 대해 배우고 있습니다

    말 헛 나와도 가까운 사람들은 다 알아들어요    

  6. 나의정원

    2012년 9월 19일 at 6:15 오전

    요즘 미역국 맛이 좋던데요.

    선선해서 그런가?

    마지막 사진 , 웃다 갑니다.   

  7. Lisa♡

    2012년 9월 19일 at 9:47 오전

    벤조님.

    데카메솔…시후딘….

    ㅋㅋㅋ..요즘 그런 걸로 웃네요.   

  8. Lisa♡

    2012년 9월 19일 at 9:47 오전

    술님.

    한 그릇 드리고 싶어지네요.   

  9. Lisa♡

    2012년 9월 19일 at 9:48 오전

    박산님.

    열평이면 꽤 큰데…누가 다 먹어요?
    좀 줘요~~가지러 갈테니.   

  10. Lisa♡

    2012년 9월 19일 at 9:54 오전

    나의 정원님.

    어느새 오이냉국이 미역국으로

    시원하던 샤워가 따뜻한 샤워로
    바뀌어가고 있네요~~ㅎㅎ   

  11. 김진아

    2012년 9월 19일 at 1:00 오후

    썩는 것…아무거나 다 썩는 것이 아니고, 기한이 있는데요..
    남한산성 어쩌다 올라가보면,
    등에 멘 가방에서 나오는 쓰레기에 헉~! 하면서 소리 질렀던 기억이 납니다.
    소리 지르는 절 보는 그들의 시선은 마치 ‘별 꼴이야..’하는 느낌이였어요. ㅎㅎ

    공공 휴지통에 제 집 쓰레기 갖다 버리는 사람들에,
    심어 놓은 예쁜 꽃들을 흙째 퍼가는 사람들 하며..에고고..
    언제나, 제자리 제정신이 돌아올까요?   

  12. 나를 찾으며...

    2012년 9월 19일 at 1:26 오후

    리사님~ 오늘 야근 하하하하 호호호호 하고 한참을 웃었습니다.
    꼭 우리 옆집 언냐한테 지금 막 따끈따끈 구워낸 야기 같아서리..
    그런데 왜? 내가 척결…이 부분에서 올리신 마지막 사진이 연상이 되나여~
    아니실 건 분명한데두 말죠!!!!

    그나저나 시누이분께서 주신 멱은 구경이라도 한 번 해 봤으면~~~ㅠㅠ   

  13. Lisa♡

    2012년 9월 19일 at 1:40 오후

    진아님.

    그런 인간들보면 사진찍으세요.
    혹시 알아요.
    경찰이 알아낼지.
    이제 저는 담배꽁초 차에서 밖으로
    버리는 거 보면 사진 일단 찍으려구요.
    제 집 쓰레기 밖으로 갖다버리는 할아버지
    본 적 있답니다.   

  14. Lisa♡

    2012년 9월 19일 at 1:41 오후

    나찾님.

    야근?
    ㅎㅎ
    척결.
    무서운 단어죠?
    그래도 할 건 해야합니다.
    누군가가.   

  15. 오공

    2012년 9월 19일 at 1:51 오후

    빈대떡 만드는법 꼭 갈차주세요

    리사님은 쉽게 만드실 것 가타서^^♥   

  16. Lisa♡

    2012년 9월 19일 at 2:17 오후

    당근…

    녹두 껍질있는 거 사서 미리 물에 담궈둔다음

    고사리, 신김치, 숙주삶은 것, 소고기 또는 돼지고기
    갈은 것이나 아님 잘게 썰은 것, 소금

    녹두갈아서 다 섞은 다음 부친다. ㅎㅎ

    녹두 불린 다음 껍질 죄다 없애면 안되고
    적당히 있는 상태로 해야 맛있음.   

  17. 실타래(leedaum)

    2012년 9월 19일 at 2:27 오후

    어제 이곳은 하루 종일 비가 내렸지요.
    빈대떡 생각이 굴뚝 같았는데….. 30장을 이웃과 맛잇게 드셨나요?
    돌아 오는 토요일엔 교회 대청소가 있어 점심을 부탁받아 돼지 갈비 김치 찌개를 하려 합니다.
    해물전과 함께요

    저는 모듬 해물얼린것과 깻잎, 부추, 미나리 풋고추 약간 붉은 고추 약간을 잘게 썰어 해물을 부침 가루와 튀김가루 반반 섞어 손바닥 만하게 부친답니다.
    미국에 사셨다니 모듬해물 아시죠? 제가 한국에 살때엔 그것이 없었는데.. 미국에만 있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뽀얀 미역국 먹고 싶네요~~~~    

  18. Lisa♡

    2012년 9월 19일 at 2:35 오후

    저는 미국에 살았던 건 아니고
    그냥 자주 왔다갔다했습니다.
    ㅎㅎㅎ..
    파전 맛있게 생겼을 거 같아요.
    홍고추까지…
    크기는 좀 작게 부치는 편이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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