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선가 본 남자가 우물쭈물 거린다.
자리를 잡지 못한 까닭이다.
복잡한 휴일의 코스트코의 푸드코트 자리는
잡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
어정쩡하게 서서 기다려야 한다는 자체가
남자들에게 특히 체면이나 자존심이 중요한
남편같은 스타일에겐 늘 못마땅하기 마련이다.
그 남자는 아나운서였다.
자세한 프로는 생각나지 않지만 그는 TV에 얼굴을
비추는 남자이다.
약간 스타의식이 있는지 주변에서자기를 알아보나
모르나가 관심이 있는 듯 쭈뼜거렸다.
아무튼 아나운서랑등을 대고 치즈피자를 길게
늘어뜨려가며 먹었다.
오스카 와일드가 말하길 모든 여자들은 자기
엄마를 닮는다며 그것은 비극이다 라고 했다.
모든 남자들은 자기 엄마를 닮지 않는다, 그것
또한 비극이다, 라고 했다.
뭐야? 그럼 딸은 아빠를 닮고 아들은 엄마를
닮아라는 거? ㅎㅎ
나는 딸이 나를 닮은 부분이 많아지는 걸 갈수록
느끼고 있으며 그게 다 즐겁지만은 않다.
부모 중에 아무도 닮지않고그저 야무지고 즐겁고
똑소리나고 철저해지면 좋겠고 자기 자신과 주위에
좀 더 냉철해지기를 바란다.
그런데 그 반대로 되어가고 있다.
엄마가 싸준 반찬을 사람들을 불러 다 밥을 먹이고
있으며 맛있다고 한다고 좋아한다.
청춘을 유지하는 방법 중에 하나는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형식에 구애받지 않는다…나는 비교적 그렇게 사는
편이다. 가끔 책을 읽다가 드라마를 보다가 저 건
난데..할 때가 있다. 주로 책 속 주인공의 어느 한
부분에서 나는 나를 발견하곤 한다.
그럴 때마다 부끄럽기도 하고 자랑스럽기도 하고 이만
하면 꽤 잘 살아왔구나 할 때도 있지만 무서울 때도
있어서 내가 과연 이래도 되는 걸까 한 적이 여러 번.
그래도 청춘에 있어서만큼은 그나마형식의 틀에 얽매이지
않는 편이라 비교적즐기고 있는 편이다.
죽어도 청춘일 거라고 친구는 말하지만 그건 철이 없다는
말과 동일할지도 모르겠다. 철없이 그냥 이대로~~
친구 시부가 돌아가셨다.
강남의 교통체증을 헤치고 들어선 장례식장에서
나는 보지도 않고 여러 번 중매를 선 그 딸을 보았다.
처음엔 옆에 있는 눈에 띄게 미인인 여성이 그 딸이라고
언뜻 생각했다. 그러나 그 옆의 각진 얼굴에 깨끗하게
보이는 생머리 단발이 그 딸이라는 걸 알았다.
답답함과 순함과 성실함이 교차되었다.
그 옆 예쁜 조카 얼굴에는 미모인식과 업그레이드를
위한 조건으로 결혼을 생각하는 게 아닐까 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했다. 누가봐도 조카가 더 예쁘다. 이마에 봉긋
보톡스까지 맞은 폼이 미모에 꽤나 신경써 보인다.
나라면 말이야..그 딸을 택하겠어.
내가 남자라면 모르겠지만 내 눈에 그 애야.
벤조
2012년 10월 4일 at 4:39 오전
우리딸도 학교로 돌아갈때 반찬 잔뜩 싸주면
친구들 불러 먹이곤 했는데, 나중에
잘사는 친구 엄마가 골프채 매고 한국에서 나타나서
스테이크 사줬다고 신난다고 했지요.
얼굴도 안 보고 중맬섰다면 우리딸도 한번?
퓨어, 내추럴입니다.
나의정원
2012년 10월 4일 at 7:08 오전
사람들과 어울려 산다는 것, 둥글둥글하니 사는 그런 성격이 좋은겁니다.
중매도 간간히 하시나 봅니다(?)
제 주위에도 참한 분들이 계시다면 한 번 부탁드려봅죠.
Lisa♡
2012년 10월 4일 at 8:28 오전
벤조님.
따님도 우리 딸 과이군요.
갈수록 애가 날 닮아가서,,
별로 바람직하지 못하스리.
따님도 결혼할 나이군요.
제 딸은 어찌될지…후후후
결혼 꼭 해야하는 건 아니니
가만 놔두면 갈데되면 갑니다.
Lisa♡
2012년 10월 4일 at 8:29 오전
나의 정원님.
중매요?
요즘 여자 시집 보내는 거 엄청 어렵습니다.
남자가 없거든요.
주변에 노처녀가 수두룩 합니다.
괜찮은 남자가 없다는 말이지요.
여자들의 학벌이나 직업이 좋아지면서요.
남자만 말해주세요.
여자는 얼굴만 이쁘면 된다고 봐요.
나무와 달
2012년 10월 6일 at 6:42 오전
딸은…100% 엄말 닮습니다.
며느릴 보시려면, 상대쪽 어머니를 보시면 아마, 정확 할테지요…^^*
Lisa♡
2012년 10월 6일 at 8:12 오전
헉….우리 딸 그러면 안되는데
어쩌나…저는 제가 싫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