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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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는 날 李가 다리를 절뚝거리며 나타났다.

내변산을 다녀와 잘 잤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갑자기 고관절이 아프면서 통증이 왔다고 했다.

그러나 자기 때문에 여행을 취소하긴 뭣해서 그냥

그대로 나왔다고 했다.

내가 그랬다.

하루만 지나고나면 괜찮아진다고.

진짜 거짓말처럼 하루가 지나자 괜찮아졌다.

아무래도 돗자리 깔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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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셜커머스를 통해 좀 저렴한 여행을 하려고 준비했다가

하는 꼴이 아무래도 오히려 손해보는 꼴이라 가기 전날

전격취소를 해버렸다.

물론 다른 항공권이 있나 알아본 후였고 오히려 개인적으로

할인을 받아 가는 게 싸게 계산이 되었다.

경우에 따라 소셜커머스에 인원이 차지않을 경우엔 오히려 손해다.

6만원 이상을역이익을 봤고 항공도 아시아나를 좋은 자리로

탈 수 있었으니, 게다가 렌트카도 3박4일에 YF소나타로 72000원.

자차보험을 따로 들면 이틀에 48000원인데 나는 3박4일을 그냥

보험없이 다녔다. 혼자 운전했다.

무수리인 까닭에 계획부터 총무까지 기사노릇까지 3인역을 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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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노란부엉이님이 권해준 ‘더 갤러리 카사 델 아구아’로 먼저 갔다.

사실은 내림과 동시에 제주도립미술관을 가려고 했다.

아무리 계산을 해도 시간이 맞지않았고 우리는 저녁마다 제주도민과

약속이 되어있었기에 그 시간에도 맞게 움직여야 했다.

카사 델 아구아는 컨벤션센터 바로 옆으로 붙어있었다.

노란 부엉이님처럼 사진을 찍어보려고 했으니 그게 쉬운 건 아니었다.

그리고는 엉앙길을 지나 수월봉 쪽으로 가서 차귀포구앞까지 통과해

한림을 통해 제주시로 다시 돌아와 저녁약속을 지키는계획이었다.

엉앙길은 아름다웠고차귀포구에서 우리가 갔던 다음날 외국인 선박으로

인해 우리 해경이 한 명 죽고 5명의 외국인이 죽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그리고 그 날 한라산에는 1700고지부터 첫 상고대가 장관이었다는 뉴스가

나와 한라산 등반을 하지않은 우리는 땅을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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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선바다에서 고등회와저녁을 거하게 먹고

2차로 모던타임즈로 가서 생맥주를 마시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으나 다음날 거문오름을 위해 그냥 서귀포 섭지코지로

향했다.

물론 밤엔 술을 전혀 하지않는 K샘이 대리기사 담당이었다.

지도를 보는 일은 이교수가 맡았고 제주의 네비게이션은 믿을 게

못되는 게 늘 해안도로로 나오거나 빙 둘러가는 길을 가르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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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은 일찍 서둘러콘도에서 그냥 주는 2인권 아침식사를

3명인 관계로 2번으로 나누어 일단 3인이 공짜 식사를 했다.

그리고 8시반에 출발해 거문오름 탐방소에 가는데 30분도 안 걸려

도착한다며 룰루랄라 하다가 엉터리 장소에 우리를 데려다 준

네비때문에 네~~~이 년 하며 욕을 실컷하다가 겨우겨우 찾아가니

9시 45분이었다.

문제는 세계자연유산인 그 곳이 지도에도 잘 나오지않고 이정표도

가까이 가야 있고 제대로 네비에 등재되어있지 않았다.

네비만 믿고 주소를 적어가지않은 나의 불찰이다.

거문오름을 마치자 1시가 넘었다.

우리는 멀지만 제주에서는 1시간이면 다 통과되기에 포도호텔로 갔다.

맑았던 날이 비가 추적거리고엄청 심한 바람에 뜨거운 국물이 그리웠다.

제주인들은 30분이 넘는 거리는 상당히 멀다고 여긴다.

서울인인 우리는 1시간은 그닥 멀게 느껴지지 않아 기꺼이 섬들을 빙 돌았다.

멀게 돌아도 좋은 것은 그냥 그게 다 드라이브 절경이고 환성을 지르게

하는 중산간도로인 탓에 할일없이 돌아다녀도 마냥 좋은 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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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도호텔을 나와 비오토피아 근방과 방주교회에 들렀다가

이시돌목장을 빙 돌고 갓 세례를 받은 이교수를 위해 시간을

잠깐 할애한 후 소똥말똥 냄새를 맡으며 우리는 조천읍에

있다는 손세실리아가 하는 시인의 집을향했다.

(그 사이에 길을 잘못들어 어느 목장 한가운데로 들어갔다)

시인의 집에서제주에 사는 소설가 오모씨를 만나기로 했던 것.

멀리서 여러 개의 오름들이 빛을 받아 제각각 다른 색으로 보였다.

손세실리아는 K샘을 보더니 여자시인들의 전설이라며 기절을

하려고 했다. 나는 그 시인의 집을 보자마자 욕심이 무럭무럭

피어올라 내심숨기느라 혼났다.

그 작고 내려앉은 납작한 집이 100년이 되었고 바로 발을 뻗으면

검은 현무암 골들 사이로 바닷물이 찰랑거렸다.

해가 지는 시간이라 그 사이사이로 붉은 낙조가 서서히 물들고

나는 이 집을 가지고 싶다는 끝없는 욕심이 생겼다.

그리고 아름다운 3-4코스인 해변을 따라가 저녁으로 회와 또 한라산

하얀 소주를 마시고 시인의 집으로 와 와인 두 병을 흡입했다.

이 정도면 사치스러운 여행이다.

12시가 넘어서 우린 섭지코지로 들어왔다.

나는 한라산만 마시면 왜그리 말짱한지.

오모씨는 자기 옥탑방에서 보이는 8미터 전방의 두 호텔 이야기를

해주었는데 아쉽게 3층과 4 층 반만 보인다고 한다.

그래서 4층은 상체만 보인다고 해서 웃겨서 죽는 줄 알았다.

너무 웃어서 정말 일년 웃을 걸 그날 다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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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3일째는 실컷 잤다.

그리고 아침에 섭지코지를 1시간 반을 돌고 잠깐

김영갑 갤러리에 들렀다가 커피를 한 잔 마시고

비자림을 향했다. 비자림….압권이었다.

왜 여태 이 비자림에 올 생각을 하지도 않았는지.

비자림은 내게 제주에 대한 생각을 완전히 바꿔주었다.

생명력이 넘치는 섬으로 다시 제주를 알게 했다.

그리고 비오토피아도, 시인의 집도..비자림 앞에 살고 싶어졌다.

때에 따라 바뀌는 이 변덕을..어찌하누.

비자림을 나와 숲에 취한 상태로 해안도로를 빙 돌아

오조리 해변으로 오는 길에 우린 10번도 넘게 차에서 내렸다.

물론 이시돌 가는 길에서는 20번도 넘게 내렸다.

오조리로 와 오조리해녀의집에서 올레꾼들이 가장많이

즐긴다는 전복죽을 먹고 섭지코지로 돌아와 수다를

떨다다 지난 여행을 반추하며 정말 엑기스만즐긴 여행으로

자뻑 황금상을 수여하며 10시에 일찍 잠자리로…

다니며 여러 건축물과 미술들, 사진들, 정말 제주의 문화와

바다와 숲을 제대로 즐긴 여행이었다.

무엇보다 같이 간 3인방이 너무 죽이맞아 지나치게 즐거웠다.

10 Comments

  1. 노란부엉이

    2012년 10월 20일 at 3:15 오전

    저도 안가본곳이 많아서 다음 여행에 참고 해야겠어요.
    제주의 비경을 맘껏 즐기신듯~^^

    3박4일을 혼자 기사하시고…힘드셨을텐데…제주도는
    풍경이 좋아서 사실 힘든줄 잘 모르게 되긴 해요~

    아름다운 여행이 되신거 같아서 저도 즐겁네요.    

  2. Lisa♡

    2012년 10월 20일 at 3:36 오전

    노란부엉이님.

    카사델구아 저도 올릴께요.
    그리고
    도립미술관에선 마침 인도네시아 황금전을
    하더라구요.
    비자림 강추구요.
    거문오름 강추입니다.
    포도호텔 근방 방주교회도 강추입니다.    

  3. 나의정원

    2012년 10월 20일 at 6:18 오전

    제주도의 풍경이 가을을 물씬 풍기고 있는 느낌이 절로 와 닿네요.

    부럽습니다.

    좋은 사람들과 행복한 여행을 한다는 것 자체가 ….

    잘 보고 갑니다.   

  4. Lisa♡

    2012년 10월 20일 at 6:47 오전

    나의 정원님.

    여행은 주로 즐겁지만
    이번처럼 완벽한 여행은
    그렇게 쉽지 않다고 저도
    생각한답니다.   

  5. 운정(芸庭)

    2012년 10월 20일 at 7:35 오전

    난, 바자림을 그냥 지나쳤답니다.
    예전에 보았다고,,,

    내가 제주간 7번의 횟수는 아직도 부족해요.
    다시 또 가고푼 곳입니다…   

  6. Lisa♡

    2012년 10월 20일 at 8:05 오전

    운정님 맞습니다.

    그렇게 많이가도 모자란 곳이지요.
    저도 늘 비자림을 그냥 지나쳤구요.
    다음엔 꼭 가보세요.   

  7. 케이

    2012년 10월 21일 at 12:28 오전

    이…야!!
    부러울 따름이며…
    …글만 읽어도 눈에 선합니다.
    ㅎㅎ   

  8. Lisa♡

    2012년 10월 21일 at 1:46 오전

    케이님.

    부럽죠?
    정말 괜찮은 여행이었거든요.
    이제 제주는 새록새록 울궈먹게 생겼어요.   

  9. 리나아

    2012년 10월 21일 at 6:28 오전

    이번 김영갑갤러리 갔다 문이 잠겨있어서리…ㅉ!
    수욜- 문닫는 날. ..도착하기전 월욜이 닫는날 아닌감? 해 봤지만 ,우리가 틀렸다.!!!
    김영갑갤러리가실분들은 참고.
       

  10. Lisa♡

    2012년 10월 21일 at 8:32 오전

    수요일 휴관이랍니다.
    이미 알고 있는 분들은 아는데
    모르시는 분들 많으실 겁니다.
    저는 한 번 가봤기에….다행하게도
    이번에 까먹지 않고 기억했지요.
    며칠 계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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