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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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들 아들이 달라졌다고 한다.

울아들은 워낙 말이 없었고 조용한 아이라

별로 달라진 건 모르겠고 모든 게 그대로다.

다만 엄마가 손가락만 잡아도 움찔하며 빼던

아이가 껴안고 뽀뽀해도 웃으며 가만있고

팔짱을 끼고 걸어도 가만있는다.

그게 달라진 거다.

그 외 행동은 워낙과묵하다보니 모르겠다.

수료식 후 아이들은 모두 가족들을 만나 즐거워했다.

아들은 적당히 먹고 더 이상 먹는 애가 아니다.

그런데 끝없이 먹었다.

군인은 위장이 커지는 게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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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군대는 구타는 물론 욕만해도끝장이란다.

많이 좋아지고 편해졌다.

숙영이 가장 힘들었고 화생방이 기억에 남는 모양.

몇 년 전 친구 아들 수료식 갔을 때보다 좀 느슨한

느낌이 드니 정확하다.

편해진 거다.

줄도 정바르지 않고 약간 흐트러진 곳이 보인다.

그래도 계급장을 달아주니 큰소리로 외친다.

이등병!! ㄱㅈㅎ!!

감동스러울 정도는 아니고 시킨대로 다 하는구나 싶다.

맥주가 가장 먹고싶다더니 한 잔 하라해도 절대 노우다.

짜식 들어올 때 검사한다 했다고 곧이 듣기도 잘 한다.

여전히 그런 면에선 제 성격을 버리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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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끼한 얼굴의작은 소도시 시의회 의원이나 구의회

의원을 마주하고 쓰잘데기 없는 이야기를 주고받는 것

만큼 시간 낭비가 있을까?

아이랑 고깃집을 들렀다가 인사를 우연히 나누게 되었다.

무조건 명함을 주며 자기 소개를 하며 아들에게 관심을

표한다.

남편에게 명함을 한 장 달라고 한다.

없다고 미안하다고 하자 웃는다.

남편 말이 명함을 왜 주고 받는지 이해가 안된단다.

그 말은 그렇다.

아무리 시의 돈으로 명함을 만든다고 해도 명함 남발은

자제했으면 좋겠다. 그것도 세금아냐?

진중해 보이지 않아 저런 이가 일은 잘 할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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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은 길에 대봉 감나무가 줄줄이 있다.

약간 시골길로 접어들자 어지간한 길에는

다 대봉이다.

양촌리인데 양촌곶감이 유명하단다.

몇 개 대봉을 따왔다.

그러니까 서리를 한 셈이다.

크고 아주 실하다.

따지않고 못베길만큼 길가에 자유롭게 서 있기에…

주변의 어른들이 사실은 따가라고 했다.

몇 개는 괜찮다고.

5개 따왔다.

사먹으면될 일을 왜 이럴까 하고 차 안에서 곰곰

생각해보니 결국 서리에 매력을 느끼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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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산 훈련소 수료식을 마치고 느낀 점.

펜션이나 호텔이니 모텔이니 빌려서 아이를

쉬게 한다는 이들이 많은데 내가 직접 가 본 결과

맛있는 식사를 하고 시내에 나가 필요한 걸 사거나

요즘 유행하는 커피하우스 몇 군데를 가면 컴퓨터

다 할 수 있고 실속있다.

괜찮은 식당이나 쉴 곳은 신흥 아파트 주변의 골목길들이다.

시내 중앙통도 그닥 권할 곳이 못되고 새 아파트 단지

주변에 있을 거 다 있다.

아들은 미국의 친구들과 영상통화와 페이스북과 화면체팅을

하느라 나중에 2시간은 금방 흘러가 모자랄 지경이었다.

21 Comments

  1. 실타래(leedaum)

    2012년 10월 24일 at 1:29 오후

    성숙해진 아들의 모습을 보고 오셨으니…..마음이 편하시죠~~~
    군대 보낼때에는 언제 시간이 가버리나 싶더니…. 엄마~~하며 들어 오더 랍니다.
    현명하고 센스 있는 엄마세요~~~   

  2. Lisa♡

    2012년 10월 24일 at 1:34 오후

    실타래님.

    오늘도 들여보낼 때 짠하더냐고
    물어보는데 전 그런 마음이 전혀
    들지 않으니 진짜 엄마맞냐고….
    그러더라구요.
    저 왜 이럴까요?
    후후후……   

  3. 산성

    2012년 10월 24일 at 1:39 오후

    과묵하다니 별로 말도 못들어 보셨겠네요.
    어투가 많이 달라지지 않던가요?
    아닙니다.괜찮습니다…^^
    뭐 엄마에게는 안그러겠지만…
    안 짠하다시니 용감한 엄마!
       

  4. Lisa♡

    2012년 10월 24일 at 1:46 오후

    본래 기분나면 그렇게 말하는 아이라..
    그닥 느낄 정도는 아니었구요.
    다만 엄마가 상당히 좋은 가봐요.
    만져도 가만있는 걸 보면….그렇게 씩씩한
    지나치게 남성스런 면이 커보이거나 그런
    건 아니었답니다.
    말투는 약간 그랬구요.
    어학병 아이들과 같은 내무반이라…정보 좀
    얻었고 큰 애는 어학병 시험 볼까봐요.   

  5. Lisa♡

    2012년 10월 24일 at 1:48 오후

    훈련받은 얘기 하느라 말은 좀 하더라구요.

    한 번 아팠단 이야기도 하고 ….내무반이 아주
    재미있었다고 해요.
    자기 내무반에 제일 재미있어서 자주 야단 들었다고 해요.
    아주 유쾌한 친구가 셋 정도 있었나봐요.   

  6. 김진아

    2012년 10월 24일 at 1:59 오후

    원체 과묵한 성격이라고 하셨지만…
    그래두..웬지 더 듬직해진 느낌이 드는것 같은 ^^

    멋있는 엄마인 리사님께 ..미리 배웁니다.
    조블이 그래서 전 참 좋습니다.
    배움이 많아서요.

    ^^   

  7. 산성

    2012년 10월 24일 at 2:00 오후

    둘째는 여전히 군대 동기,선후배들과 자주 만나고
    서로 굉장히 친하고,
    취업,진로,연애 등등 별별것으로 다 뭉치더군요^^
    어렵고 힘들겠지만 잘 적응해서 지나고 나면
    또 다른 멋진 인연도 되더라는…(전해 주셔요 ㅎㅎ)

    아무튼 무사 제대,기도해야겠지요.
    남자들만이 아니라 엄마들도 아들 군대 이야기로
    날샌다더니…ㅎㅎ

       

  8. Lisa♡

    2012년 10월 24일 at 2:21 오후

    진아님.

    참고로 하세요.
    논산주변요.   

  9. Lisa♡

    2012년 10월 24일 at 2:22 오후

    산성님.

    맞습니다.
    엄마들도 아들 얘기하면 날 새지요.
    개기르는 분들은 또 개 얘기하면
    날 새듯이 말이죠.ㅎㅎ   

  10. Hansa

    2012년 10월 24일 at 3:27 오후

    오, 아들 보셨군요.
    가족들이므로 잠깐이라라도 헤어지면 애틋해집니다.
    아들이 엄마품이 그리웠나봅니다.

    과묵해도 속마음은 과묵하지 않지요..

       

  11. 빈추

    2012년 10월 24일 at 10:52 오후

    이제 시작이지요. 면회 다녀오셨군요.
    강경댐 복구하러 뛰고 걷고하며 훈련병들이 저 멀리 삼거리를 넘고 있는데
    훈련병들은 아직도 위병소 옆으로 꾸역꾸역 나오고..
    빨간 별판을 단 짚차가 훈련소 정문을 통과할 때면 후문까지 들리게끔 경롓을 붙이던.
    지금은 옆문도 안 들리게끔 대충 경롓을 할 거라는.

    똥폼잡는 위병소 근무자들은 보이던가요?ㅎ
    가야곡 막걸리 한 잔 하시고 오셨어요?
    뭐 너무 덤덤하셔서..ㅎㅎ
    면회장이 만들어졌다가 없어졌는데 다시 생겼군요.
       

  12. Lisa♡

    2012년 10월 25일 at 12:12 오전

    한사님.

    속은 과묵하고는 다를런지도 몰라요…진짜.
    아직 아기들이라고 했더니 아들이 다 큰 애들을
    보고 무슨 소리냐고 하더라구요.
    본래 좀 남성적이긴 해서인지 그냥 그대로 같았어요.
    다만 엄마가 더 좋아진듯.
    어찌나 기분이 좋던지..손도 잡아주고.   

  13. Lisa♡

    2012년 10월 25일 at 12:13 오전

    빈추님.

    수료식이었어요.
    연무대에서도 뭐 비슷한 행사가 있나봐요.
    거기도 복잡하고 매주 수요일은 늘 그렇다네요.
    논산으로 가는 도로가 어쩌면 수요일에 그리
    공사를 해대는지 곳곳이 정체였어요.
    강경젓갈이 유명하다고 해요.
    논산은 아직 발전은 안되었고 훈련소와 연무대가
    있어서 군인들의 도시로 느껴지더라구요.
    더 많은 훈련소가 그리로 온다고 해요.   

  14. 안영일

    2012년 10월 25일 at 12:34 오후

    아드님의 논산 제 2훈련소 (제일 훈련소는 6,25에 제주도에 있었읍니다 ) 전반기 교육을 무탈하게 마친것 누구인지는 모르나 조상분들께 감사함 드림니다,
    주특기 교육도 예전에는 또 16주인가 있었읍니다, 요즘이야 간단 하겠지요, 그래도 신병생활 겨울에는 꼭 손이안터지게 소변을 볼때에 오줌에 손을 씻으라고 하십시요 (예전의 군대 부대에 가면 그리 시킴니다, 그러면 암모니아 성분이 있어서인지 손잔등이 터지지안습느다) 좋은 소식에 이아침 싱긋이 웃으며 36개월인지 ? 군복무 예전을 생각하면서 생전 쳐다보지도 않는 논산 생각 해보았읍니다, 11기 군번아제가 썻읍니다,   

  15. Lisa♡

    2012년 10월 25일 at 3:27 오후

    안영일님.

    ㅎㅎㅎ
    요즘 손 터지는 그런 일은 대한민국에 전혀 없습니다.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그런 일이….ㅋㅋ
    군대에 핸드크림, 클린징로션, 립밤 다 갖고 들어가는
    세상이랍니다.   

  16. 비풍초

    2012년 10월 26일 at 4:25 오전

    이제 시작입니다.. 군대는요….. ㅎㅎ
    제가 제 아들아이한테.. 군대는 훈련소때가 제일 편한 거다라고 누누히 말했는데 잘 믿지 않더니… 후반기 교육 들어가자 마자 전화와서 하는 얘기가.. 논산 다시 가고 싶다고.. ㅋㅋ   

  17. Lisa♡

    2012년 10월 26일 at 7:03 오전

    아…그런 일이.
    다시 가고프다는 말이 실감나네요.
    아주 편했던 모양입니다.
    아파서 30키로 행군을 못해 아쉬워 하더군요.
    그래도 페렴 걸려서 다음 기수랑 같이 해야하는
    일이 없어서 다행이죠.
    이제 시작….정말 그렇군요.   

  18. 오현기

    2012년 10월 26일 at 11:38 오전

    마지막 행군 꼭 해야하는데….
    가장 힘들지만, 두고두고 추억으로 남는 과정입니다.
    평택 오게되면 상당한 ‘문화충격’을 받게 되더군요.
       

  19. Lisa♡

    2012년 10월 26일 at 2:32 오후

    아들이 마지막 30키로 못한 것에 대해
    아주 애가 타 하는 편지가 왔습니다.
    그 아이들이 너무 부럽다고….
    자기는 그날 열이 너무 올라 신음 중이었는데
    하고 온 친구들이 다들 환호성을 지르더랍니다.
    아주 부러웠다고..
    아들이 평택이 될지 용산이 될지 의정부가 될지..
    지는 용산을 내심 바라던데.   

  20. 비풍초

    2012년 10월 26일 at 5:24 오후

    대구도 있땁니다.. ㅎㅎ   

  21. Lisa♡

    2012년 10월 27일 at 12:59 오전

    왜관요.

    주로 집 가까운데 보내는 거 아닌가요?
    ㅋㅋㅋ

    그 어디가 되든 상관없지요.
    전투병만 안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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