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의 옴니영화.
<순환선>
<별 모양의 얼룩>
<E.D.571>
<인 굿 컴퍼니>
짧지만 모두 완성도 높은영화다.
<순환선>
실직한 가장의 현주소를 말해준다.
순환선을 한 번 타면 2시간, 4번 타면
8시간으로 퇴근시간이다.
순환선에서 어김없이 돌 때마다 만나는
아기분유값을 구걸하는 여자.
그 여자가 업고 있는 아기가 인형이거나
남의 아이거나 결국 같은 인생이다.
만삭인 아내가 아이가 나올 기일을 지나도
나오지 않는다고 하자 그는 잘 됐네..이런
세상에 빨리 나오면 뭐하나 하며 자조적인
발언을 한다. 중학생인 딸이 아기를 기를
능력이 없으면 차라리 알을 낳아 먹어버리겠다고
하자 그는 아내 배에서 생닭을 꺼내 먹는 상상을 한다.
생생하게 기억에 남는 장면이다.
<별 모양의 얼룩>
씨랜드 화재사건.
우리의 기억 속에서는 잊혀져 가고 있지만
아이를 잃은 그들에겐 언제나 슬픔이다.
아이를 잃은 현장에 갔다가 가게 아저씨가
그날 아이 하나가 저리로 뛰어가는 걸 봤다는 말에
모두 한가닥의 희망을 붙잡으려 한다.
어디엔가살아있을지도 모를 내 아이.
그 아이의 옷에 별모양의 브러치가 있었다고 하자
아침에 입고 나간 아이의 유아복에 얼룩이 있어
지우다가 별모양으로 변한 걸 그대로 입혀 보낸 기억에
미친듯이 다시 밤새 아이를 찾아 헤매는 모정.
죽도록 아픈 기억은 사라지지 않는 법이다.
<E.D.571>
2030년.
대학교때 등록금을 벌기 위해 난자를 제공한
경험이 있는 그녀에게 딸이라고 나타난 아이.
여기에 나온 타운하우스가 너무 마음에 들었다.
뉴스에선 박지성이 축구감독이 되었다는 멘트가.
딸이라고 주장하는 아이는 자기를 길러준 부모가
이혼했다며 보호시설에 가기 싫으니 자신을 대신
책임지기를 원한다. 골드미스이자 바로 본부장으로
승진한 그녀는이 황당한 상황이 난감하기만 하다.
곧 새벽이면유럽으로 출장을 떠나야 하고정체불명의
아이처리를 어째야 하나..결국…
미래에 책임질 수 없는 난감한 상황이 어쩜 우리에게
벌어질 줄 누가 알겠는가?
이 사회가 안고 있는 절실한 문제들을
잘 표현한 영화들이다.
남의 일이 아닌 내 일로 잠시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
<인 굿 컴퍼니>
가장 마음에 들었던 영화.
모두 사회적인 문제를 안고 있지만
그 중 가장다큐스럽던 영화다.
회사에 급한 일이 생기면서 밤새우는
일이 잦아지고그 와중에 임신한 직원만
예외를 시켜주면서 벌어지는 임신퇴직에 관한
사건들을 절실하게 보여준다.
회사입장.
임신한 여자의 입장.
그 일들을 대신해야 하는 직원들의 입장.
아이를 유치원에 밤늦도록 맡기고 일에 매달려야
하는 워킹맘들의 입장.
각자의 입장들에서 비추는 현실은 난감하기만 하다.
결국 회사는 일을 따내지만 아직도 임신한 여성의
퇴직문제는 재판에 계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