찜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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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이 있었던 날이다.

같이 점심을 하기로 한 날.

그런데 난데없이O언니가 호출이다.

송추로 오란다.

5분여를 고민하다가 송추행을 결정했다.

왜냐하면 같이 점심하기로 한K는 식사량이

작아서먹으면서도 내가 과하게 먹는 게 아닌가

하는 추태스러운 내 몰골을 연상하게 하기에

나는 뒤의 약속으로 쿨하게 결정을 하고 먼저 약속은

통보로 처리했다.

본래 절대 먼저 한 약속을 미루거나 취소하지 않는

편인데 이 정도면 O양의 유혹이 달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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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추와 장흥이 비슷한 동네인 줄도 몰랐으며 우리집에서

구리판교도로를 타고 가면 오라는 장흥가마골까지 약

20분 밖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생판 가보지도 보도듣고 못한 동네를 간다는 두려움과

설레임을 갖고 가마솥도 아니고 가마골이라는 찜질방을

가게 되었다.

언니는 먼저 와 있다가 입장료를내어주러 다시 나왔다.

꽃방이라는 방이 있고, 고온, 중온, 중저온, 저온, 미온

등으로 나뉘어 있는 찜질방은 자주 가진 못했지만 가면

식혜, 호박즙, 컵라면…등등 군것질 거리가 다양하고

다른 사람들처럼 언니가 고구마를 랩에 싸와서 구워먹거나

어떤 이는 냄비에 탕을 준비해와 장작불에 끓여서 먹기도

했는데 언니 말로는 서민이 9000원 내고하루를 즐기기엔

안성맞춤이라고했다. 서민이 한 번 되어보는 거야.

서민보다 낮았으면 낮았지..절대 높지않았던 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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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중저온으로 들어갔다가 나중엔 중온으로 갔는데

땀이 줄줄 나면서 밖으로 나오면 춥고 들어가면 덥고

그렇게 몇 번을 오가며 불을 쬐고 컵라면 먹고, 고구마

굽고 또 먹고 나만 식혜를 쪽쪽 빨아먹고, 쌍화차를 마시고

언니는 늘 다이어트 중인지 그런 마시는 따위는 거들떠

보지도 않는 여자였다. 언니, 우리가 오래 전에 약속했지?

다른 사람 다 블로그 문 닫아도 우린 닫지않기로? 그치?

맞네—-그러네—그런데 왜그래? 그것도 블로그에서 생긴

문제도 아닌 걸 공연히 블로그 문을 닫고 말야. 그러네.

그러면 12월1일부터 다시 오픈해…알았어.

블로그 문 닫았다 열었다하는 거 별로야~~~알았쮜?

응….착하기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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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를 남겨두고 나는 이층의 지압? 경락? 뭐..

그런 걸 하는 곳으로 올라갔다.

온몸을 경락을 하려니 10만원, 허걱…비싸네.

그럼 좀 싼 거 읍나요? 있다.

전신 혈지압…오케바리…5만원.

해주쌈~~~(근데 남자지압사? 복도 많치)

내 몸은 내 몸이 아니었던가..이리저리 뭉개고

밟고 치대고 쪼무르고 꼬우고 꼬집고 비틀고..

아—시원해라.

나중엔 등을 다 벗기고 오일맛사지?

으흐흐흐흐…..난 지압을 원래 좋아한다.

사우나에서 받는 여자맛사지랑은 차원이 다른.

또 가야지.

O언니가 읽던 책은 은희경의 ‘태연한 여자’

내가 읽으려고 갖고 간 책은 ‘나에겐 두 남자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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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Comments

  1. 오드리

    2012년 12월 1일 at 3:01 오전

    태연한 여자에 자지러진다. ㅎㅎㅎ 태연한 인생이거던. 그거나 이거나지만.
    선뜻 함께 가줘서 얼마나 좋았는지. 블로그는 쉬는김에 좀더 쉬게 내버려두렴. ^^*   

  2. Lisa♡

    2012년 12월 1일 at 8:04 오전

    태연한 인생?

    아..아직도 태연한 여자로..
    진짜 그렇게 봤다는 거…ㅋㅋ   

  3. 빈추

    2012년 12월 1일 at 12:20 오후

    송추의 가마골 갈비집을 가셨나했더니 찜방을 가셨군요.
    장흥에서 기산저수지(?)쪽으로 가다보면 찜방이 몇 개 있긴있던데..그 중에 하난가요?
    장거리 찜방…송추에서 내리시면 그닥 뭐…
    저도 지질 나이가 되는 판국이라서 참고로..히히
       

  4. Lisa♡

    2012년 12월 1일 at 1:00 오후

    빈추님.

    아무튼 송추에 있는 찜방.
    가마골 갈비집도 유명한가봐요.
    많이 나오더라구요.   

  5. 소영

    2012년 12월 1일 at 3:47 오후

    리사님은 절대 블러그 문을 닫으면…. 아니아니 아니 되옵니다..ㅋ
    리사님 글 읽는 맛이 인생의 큰 낙이옵니다…ㅎㅎ

    그런 날이 올까 싶지 않지만…
    하고 있는 일을 그만 두면…
    리사님 추천한 행사(?)들을 섭렵 하는 꿈을 안고 살고 있다는…
       

  6. Lisa♡

    2012년 12월 2일 at 2:28 오전

    소영님.

    일단 좀 즐거운 웃음을 좀 …헤헤헤…..
    저는 문닫을 일 없을 거예요.
    왜냐하면 블러그하는 재미가 쏠쏠해서 말이죠.
    소영땜에 더욱 그리되겠네요~~   

  7. 벤조

    2012년 12월 3일 at 2:38 오후

    0 양의 스토리 전해줘서 고마워요.
    거긴 허여멀건 백러시아 곰, 없나몰라?
       

  8. 강정애

    2012년 12월 4일 at 2:36 오전

    리사님!
    찜질방 예찬을 다?
    5만원짜리 맛사지라?
    그건 좀 리사님 답네요
    좋았어요?
    캄보디아 아가씨들의
    나긋나긋한 손길이
    몸에 착착 감기던
    담낙스파 보다 낳든가요?   

  9. Lisa♡

    2012년 12월 4일 at 5:55 오전

    벤조님.

    O양은 누군가에게 약간 쇼크를 주고싶었던 듯…
    크크크….그게 성공했나 모르겠군요.
    아마 곧 돌아올 겁니다.
    그리고 백러시아 곰요?
    필요하세요?   

  10. Lisa♡

    2012년 12월 4일 at 5:56 오전

    정애님.

    고구마 산 집에서
    속이 파란 서리태 콩 완전 100% 보장하는
    유기농인데 판다고 해요.
    사세요~~ㅎㅎ

    캄보디아랑 그 외 동남아에서 좀 받아봣는데
    남자가 낫네요~~   

  11. 강정애

    2012년 12월 5일 at 7:25 오전

    리사님!
    Ok!
    정보 감사하게 접수
    올해 콩농사가 흉작 이래든데
    그리고 서리태
    시중에서 파는거 못믿어워
    못 사겠다고
    날더러 좀 사 달래는
    친구도 있었는 데 ㅡ
    타이밍도 좋네요   

  12. Lisa♡

    2012년 12월 5일 at 9:04 오전

    완전 믿어도 되는 순수한 인간에

    순수한 농작물,,,인간 자체가 농약 이런 거
    딱 질색인 사람이라..그래서 콩이 좀 못생기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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