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도 명예도 섹스도…그는 나에게 아무 것도
채워주지 못했어..이게 뭐야? 정말 너무 손해
보는 게 아닌지 인생이 후회되어 죽겠어……
그녀가나에게 밤새 문자로 넋두리다.
나는 과연 내 남편에게 이러한 생각들로 불만을
가져본 적 있었던가?
있다.
왜 아니 없을까?
그럼 누군들 없겠냐구.
하지만 남편 입장에선 또 어떨까?
내 마누라에 뭐든 다 만족하고 사는 남자가 몇 될까?
부잣집 딸도 아니고, 예쁘지도 않고, 요리를 썩 잘 하는
현모양처도 아니었을 것이고, 그렇다고 밤에 죽여주는
섹시함을 겸비한 여자였을까?
그녀를 잠시 기억해보았다.
그녀는 요리도 잘 하지 못한다.
부잣집 딸이었다.
어디하나 모자랄 것 없다고 자신이 자신을
생각하고 대단하게 여기는 모양인데 뭐그리
대단해 보이지않는데 ..
그대신 시어머님이 아이들 다 키워주고 자기는
세상이 좁다고 돌아다니며 공부하고 놀러다닌
팔자좋은 여자였다.
그럼 그런 여자를 두고 봐준 남자는 뭔지?
그 정도면 만족할만도 하지않나.
자유를 준 남자였잖아. 지금도 마찬가지.
나 또한 남편에게 불만을 갖자면 많다.
하지만 내 남편 또한 내게 자유를 준다.
마음껏 놀러다녀도 싸돌아다녀도 자기있는 시간에만
집에서 같이 있어주면 된다. 그럼 고맙지.
너무 분해서 울고 있다는 문자가 계속도착이다.
"너는 그에게 얼마나 완벽한 여자였니?"
말이 없다.
지금 이 나이에 분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황혼이혼?
말이 좋지 별 뾰죽한 방법이 없다.
마냥 괴롭게만 자기를 볶아대며 살아봐야 나아지지도
않을 뿐 아니라 갈수록 그 싫음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오히려 그런게 마음을 비우고 자신의 즐거움을 찾아서
여행도 하고 내면적으로 만족할만한 일을 찾아서 즐기며
놀면 된다.
남편에게 무엘 그리 바랄 게 있다고 그 난리인지.
거의 사는 게 다 비슷비슷하다.
그리고 60이 넘어 돈을 잘 벌어오기란 힘들다.
기업체를 운영하는 것도 아니고, 돈을 물려받은 게아닌
다음에야 경제적으로 만족하기도 힘들고 육체적으로도
그 나이에 뭘그리 만족할 나이인지…
동창생들의 남편이 잘 나가는데 자기만 아니라구?
명예란 그냥 얻어지는 게 아니다.
또는 자기 자신을 만나 남편이 명예를 얻지 못했을 수도 있구.
나는 그럼 얼마나 그에게 도움이 되었는지 생각은?
날더러 너무 긍정적이란다.
나도 따지자면 할 말 많고 미안함도 많은 여자다.
어느 누가 만족하면 히히호호하며 살까?
다른 남자 만났다고 해도 그 팔자는 그 팔자대로 산다.
그래도 자기만 알고 자기만 바라보고 다른 여자에게
한 눈 한 번 팔지않고 걸어다니는 백과사전인 그가
좋게 보면 한없이 좋게 보이는데 도대체 왜 맨날 불만이야?
서로 종이 한 장을 놓고 1,2,3..이렇게 서로가 생각하는
상대의 단점을 적어보자구..그럼 의외로 자신에게도
엄청난 단점이라든가, 생각지도 못한 단점들이 발견된다.
근데 내 남편 밤에 왜그리 코를 심하게 고는거야?
말그미
2012년 12월 2일 at 12:20 오후
불만 없는 사람은 이 세상에 단 한 명도
없다고 종종 위안을 합니다.
이것 때문에 수도자들이 평생 수도를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Lisa♡
2012년 12월 2일 at 1:34 오후
가끔 나를 만난 게 미안할 적도 있답니다.
나보다 더 잘 해주는 여자가 있을텐데 말이죠.
…서로 그렇게 생각하면 되는데 불만이 있어도
그런 생각하면 가라앉곤 하지요~~ㅎㅎ
Hansa
2012년 12월 3일 at 12:51 오전
젊은 시절에는 연인, 나이들며 점차 친구처럼 바뀌는 듯합니다.
여자는 조금 남성화하고 남자는 조금 여성화하면서요..
문제는 세월과 함께하는 변화를(그와 나 양쪽 모두) 받아들여야겠지요.
그런 변화에 대응하는 나 스스로의 노력도 필요하겠고요.
스스로 변화하지 못하면 늙는 것(=죽어가는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하하
푸나무
2012년 12월 3일 at 12:55 오전
총명하신 리사님…
빛과 그림자
2012년 12월 3일 at 3:32 오전
이 글을 어떻게 하면 내 아내에게도 보여줄 수 있을까?
김광태
2012년 12월 3일 at 6:34 오전
그런 생각을 하게 한 내가 잘못했지요…
부부간에는 항상 미안하다. 고맙다가 정답 같은데요..
Lisa♡
2012년 12월 3일 at 8:55 오전
한사님.
나이들어가며 거의 친구화되는 게
정상같습니다만 상대에게 바라는 게
계속 있다면 그것도 문제가 되는 것이지요.
그리고 바랄 게 뭐그리 있을런지?
이렇게 살았으면 포기하고 수긍하며 살 때도
되었는데 말입니다.
서로가 그윽하게 불쌍한 마음으로 바라보게
되는 것 같은데 말입니다.
Lisa♡
2012년 12월 3일 at 8:55 오전
푸나무님.
저는 갈수록 남편이 불쌍하더라구요.
미안하고..그리고 지겹기도 하구요.^^*
Lisa♡
2012년 12월 3일 at 8:55 오전
빛과 그림자님.
ㅎㅎㅎ…..
Lisa♡
2012년 12월 3일 at 8:56 오전
광태님.
정말 미안하다, 고맙다
그거면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는 거죠.
벤조
2012년 12월 3일 at 2:31 오후
지금의 ‘도종환’이면 만족할까요?
Lisa♡
2012년 12월 3일 at 2:36 오후
아마 아닐 수도 있죠?
도종환은 촌스러우니까요~~ㅋㅋ
강정애
2012년 12월 4일 at 2:47 오전
리사님!
젊은 나이에
제상만사에 도통하신 듯ㅡ
구구절절 옳으신 말씀!
팔자대로 살아지는 인생이
정답이랄까ㅡ
나이 먹으면 먹을 수록
신의 섭리에 숙연해집니다
젊은 시절
아옹다옹 안해본 부부는
없겠지만
이맘때쯤이면
서로 측은지심이 들고
고마운 마음이 드는게
정상이지요
Lisa♡
2012년 12월 4일 at 5:58 오전
어젯밤에 그러잖아도
부부문제로 이야기를 좀 해봤는데
결론은 지금 주변의 이 나이의 모든 부부들이
그렇게 알콩달콩 좋아죽도록 해피한 이들이
없다는 겁니다.
그냥 그렇게 시간이 흐르듯 살아가는 거지요.
그 속에서 좀 더 나은 관계를 모색하면서.
측은지심도 그런 관계 중의 하나이구요.
김삿갓
2012년 12월 5일 at 6:32 오후
흐음 돈과 명예야 본인의 듯대로 잘 안될떄도 있지만 몸으로 때울수있는 마눌과 같이
멘몸 레스링 하는걸 관가한 그 냄푠 정말 반성 해야 겠네요. ㅋ
낸중에 또 뵙겠습니다… 구~우벅!!! ^_________^
Lisa♡
2012년 12월 6일 at 6:58 오전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