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이 점심으로 김밥과 국수를 냈다.
돈 벌었다고 한 턱 쏘는건데 어째 좀 약하다.
그리고는 떼를 쓰자 딸과 나의 머리 커트비를
자기가 계산했다.
이렇게 얻어먹는재미가 쏠쏠하다.
딸에게 용돈을 10만원을 주기도 했는데 주면서
아껴쓰라는 충고까지 하면서 기를 죽였다.
이번 여름 방학엔 노동으로 돈을 벌겠다고 한다.
돈을 많이 버는 것도 좋지만 직접 노동한 댓가를
맛보고 싶단다. 벌써 노동으로 일할 자리를 구해놨단다.
그리고 템플스테이를 하고싶은데 머리를 스님과 똑같이
하고 좀 오래 절에 머물고파 하는데 그러다 안나오는 건
아닌지.
딸에게 어울리는 구두와 가방을 사줬더니 머뭇거린다.
왜그러냐고 마음에 들지않냐고 하니 이런 거 이렇게
사줘도 되냐고 묻는다. 대신 이번 여름방학부터는 뭐든
네가 벌어서 쓰고 학원이나 뭐 배우러 다니는 비용도
알아서 벌어 쓰라니 잘 알겠다고 한다. 하긴 작년 여름에도
용돈을 준 기억이 없다. 아르바이트로 직접 벌어서 썼다.
뭘 사주는 건 이게 끝이라고하자 고맙다며 이젠 안사줘도
자기가 알아서 하고 나중에 집도 선물하겠단다.
집이 뭐 그렇게 우스운 줄 아나…만은 기대할께 했다.
친구들이 생일에 제발 비싼 선물을 하지않으면 좋겠다는
아인데 지난 생일에 선배가 프라다 카드지갑을 선물로
사줬다는데 요즘 아이들이나 그 부모들을 이해못하겠다.
오늘 친구 생일이라며 초대받았다고 책을 선물로 샀다.
김난도의 신간인데 대학생들이 좋아한다고 한다.
밤늦게 들어 온 아들이 갑자기 현대미술에 관심이
있다면서 데미안 허스트의 철학은 삶과 죽음이라면서
자기는 아트 히스토리에 관심이 많고 고전미술보다는
현대가 좋다면서 몇 명을 읊어댄다. 사실 깜짝 놀랬다.
요즘 말로 ‘깜놀’이다. 엄마 잠옷바지를 밖에 입고
나가는 아이가 이런 면이 있나 싶고 아트를 하는 딸보다
더 미술을 이해하고 건축에 관한 강의를 한 텀 들었다면서
자하(자하드)에 관한 철학까지 얘기하며 그녀의 작품은
제대로 만들기가 힘들다면서 그 속에 든 내용을 만들어
내기란 여간 힘든게 아니라면서 그래서 뜻하는 바대로
온전한 작품이 나오긴 힘들단다. 제프 쿤스는 지나치게 상
업적이고 포르노 배우와 결혼해서 마음에 와닿지 않는단다.
새벽까지 그런 대화를 나누다보니 어리게만 보이고 뭔가
바보같이 보이는 부분이 있더니 약간 달라보인다.
얘가 엘리트가 될려나? 하는 기대감이..가짜면 안되는데.
이러다 말면 안된다고 밀도있는 인간이 되라고 누누히 강조했다.
군대 간 아들은 시간이 많이 남는다며 하루에 책 한권씩을
읽어낸다. 주말마다 와서다시 돌아갈 때는 책을5권씩 들고간다.
명작을권하지만 아직은베스트셀러를 좋아한다.
베르나르의 책 개미나 파라다이스, 신 등을 갖고 가서 다 읽었다.
(이미 다 읽은 책들이다)
이러다가 평생 읽을 책 다 읽을 판이다. 밤에 시간이 한가하니
책읽기에 딱이다. 거기다 그 군대 분위기가 상당히 학구적이라
빈둥거리기엔 선배들 분위기라는 게 있으니 물이 좋은 편이다.
어학병들이라 좀 학구적이긴 한가보다.
엊그제 군대간 것 같은데 벌써 일병을 달았다. 집에 매일전화를
하고금요일마다 나오니 군대간건지 인턴을 하는건지 구별이 안간다.
아무 생각없어 보이는데 책이라도 매일 읽으니 정말 다행이다.
이런 게 운이 좋다고 말할 수있는 건 아닌지. 운이 좋은 애다.
자식들은 커가고 나는 점점 쇠퇴해가니 인생이라는 게 순환이다.
안영일
2013년 1월 4일 at 10:05 오후
부모와 이야기하는 아이들 언듯 자식이 이리 컷나 ?즐거운 놀람이지요, 큰아들 군대
에서 아이 -파드 사용가능하다면 그 내용에 E-북을 사용하면 되지않을가 . 작은총
각 여름에 현장 노동 언듯 생각에 건축 토목현장 너무 위험곳 많으니 사전 부모 (아
버지) 가 하려는 일을 확인해 보십시요. 작은 아들분 암 흙의 산 , 영혼의 산 중에서 너
와 나 한없이 걷는다, 즐거운 엄마 아버지 입니다, 딸이 이뻐서 어찌 시집을 보내시려
는지 ? 항상 사위 그리 이쁘지 않게 보이는 부모의 마음이 아닐런지 ? 편안 할때
에 부모는 매사에 어쩌면 더신경을 쓰여지는것이 아닌지 ?즐거운 동화속같은 집 입니
다, 자랑을 하셔도 부럽게 쳐다봄니다,
Hansa
2013년 1월 5일 at 12:40 오전
아이들이 자라며 늠름해지면 부모의 눈에 보기에 좋지요.
부모들의 에너지가 아이들에게 트랜스퍼 되는 듯합니다.
그래도 하나도 아깝지 않습니다. 부모의 마음이겠지요. 하하
Lisa♡
2013년 1월 5일 at 1:58 오전
안영일님.
저는 아이들이 종이책 읽는 걸 늘 권합니다.
종이가 주는 뇌기능이 반드시 있다고 봅니다.
노동으로 버는 돈의 중요성도 알면 좋겟다고
생각하지요.
Lisa♡
2013년 1월 5일 at 1:58 오전
한사님.
때론 뿌듯하다가
더러는 걱정스럽다가
왔다리 갔다리 합니다.
어느 애는 걱정이 없고
어느 애는 걱정이 태산이고
그렇답니다.
가지가 많다보니.
벤조
2013년 1월 5일 at 5:59 오전
정말 복 많은 사람이네!
나의정원
2013년 1월 5일 at 6:13 오전
마냥 부러운 생활을 하시는 님이 보기 좋아요~
세월의 흐름을 막을 순 없겠죠.
아이들이 언제 크려나 하면 어느 새 결혼할 나이가 되고 그러면 노년으로 접어든 나를 돌아보게되는 것이 인생이겠죠?
나의정원
2013년 1월 5일 at 6:16 오전
책 5권을 받으셨다니, 좋으시겠어요.
저는 미끄덩~
그런데 읽으려고 준비한 책들이 여러 권 있어서 그나마 위안을 삼는 중이랍니다.
올 한 해도 더도말고 덜도 말고 그저 모든 사람들 건강하고 큰 일이 없이 물 흐르듯 지나갔음 하는 기도를 해보게 됩니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내 자신의 모자람이 절로 느껴지니, 아마도 늦게 철이 드는 건가 봅니다.
아드님 템플스테이 체험을 생각한다니, 요즘의 젊은이 같지 않네요.
기회가 된다면 이런 경험도 좋을것 같아요.
날이 조금을 풀렸나봐요. 어제보단 조금 덜 춥게 느껴지는 주말입니다.
가족들과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Lisa♡
2013년 1월 5일 at 8:32 오전
벤조님.
복많게 보이는 부분만…
아닌 부분이 더 많쵸?
Lisa♡
2013년 1월 5일 at 8:35 오전
나의 정원님.
책 5권을 받으니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한해의 시작이라 괜히 우쭐거려지더군요.
인간 마음이 좀 간사하죠?
아이들이 하루는 괜찮았다가 하루는 또 아니다가
그러기도 합니다.
어젠 딸이 좀 취해서 아들이 엄청 화를 내더군요.
아들이 무서워요~~~ㅎㅎ
템플스테이를 하고파해서 저도 사실 좀 놀랬답니다.
그리고 웨이터 일도 해보고 싶어하고 해병대로 가고파
하네요~~근데 해병대는 허리가 안좋아 안될 듯.
하고싶은 게 많아서 좋기도 하겠지요?
좋은 시절인데 이제 곧 그 나이도 가버리니 걱정이지요.
일단 시시하진 않아 보입니다.
하자스라
2013년 1월 5일 at 1:22 오후
재미가 쏠쏠하시군요.
벤자민
2013년 1월 5일 at 1:49 오후
으~음 이글을 우리딸좀읽어보라고해야겠군
이건 지벌은돈은 다꼬불치고
과자부서러기까지 전부영수증모아와서는….
지애비 비자금좋아하니까
이것도 유전인가요? ㅎㅎ
Lisa♡
2013년 1월 5일 at 1:53 오후
하자스라님.
네—-짭짤합니다.
잔돈 푼이 쫌~~~~
Lisa♡
2013년 1월 5일 at 1:53 오후
벤자민님.
저는 많이 투자해서 이젠 거둬들일 때가..
되었거든요. 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