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러 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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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정말 가치있는 것을 얻게 해주고

사람의 상상력으로는 보태거나 더 낫게 할 수 없는

세 가지 습관이 있다. 그것은

일하는 습관,

건강을 관리하는 습관,

공부하는 습관이다.

수첩정리를 하다보니 내가 언젠가 아들에게 보내준

메모가 나온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글도 있다.

‘해야할 일을 먼저 하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날이 온다’

맞는 말만 해준 것 같다.

(어디선가 베껴서 적어 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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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시40분 비행기.

딸이 시카고행 대한항공을 타야하는데..

8시에 집에서 나갔다.

삼성동 공항버스터미널에서 타고 갈 예정이었다.

3시간 전에 터미널에 도착해야 티켓팅과 짐을 미리

부칠 수 있는 걸 2시간 전으로 착각하고 있었다.

아뿔사, 88도로는 완전 주차장이었고 순간 딸의표정은

울음을 곧 터뜨릴 것 같다.

아이들이 워낙 시간을 잘 지키는데 나랑은 완전 반대다.

7시 30분에 나가자는 걸 내가 8시에 나가도 충분하다고

우기면서 그 시간에 나갔는데 너무 미안했다.

88에서 바로 빠져나와 천호동으로 돌아서잠실방향으로

가는데 그곳도 밀리긴 마찬가지였다.

보통 8시30분에 도착해야하는데 9시 2분에 도착했다.

그리고 짐도 티켓팅도 다 못하고 딸은 비행기를 놓치는

상상을 하며 커다란 두 개의 짐덩이를 들고 버스를 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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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절부절한다는 말이 아침의 내 상태였다.

한 번도 비행기를 놓친 적 없고 영화에서만 봤지

손해범위나 그 다음날 티켓을 구하기나 할려는지.

여러가지 상상이 꼬리를 물었다.

11시10분에 전화다. 마침 참다못해 전화를 하려는 참에.

왠지 그 시간에 걸려오는 전화는 일이 무사히 해결된

느낌을 주는 전화다. 딸이 겨우 다 마치고 게이트를

향해 걸어가는 중이란다.

마침 터미널에서 딸이 아는 오빠를 만나 그나마 마음이

많이 놓였다. 어찌나의젓해뵈는 남학생이던지.

시간을충분히 잡고 나오지 못한 이 에미가 …쯧.

늘 이런 식이라니까~~아들이었다면 엄청 눈총과 그

까칠한 언사를 좀 들었을텐데 그나마 다행이다.

내가 딸에게 한 말은 " 너 비행기 놓치면 집에 오지말고

그냥 조용히 호텔에 있다가 가..아빠 모르게"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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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을 보내고나니 어딘지 모를 허탈함이 있었다.

뭔가 시원하면서도 시들하고 개운치 않았다.

공항터미널에서 가까운 곳에 자동차 A/S가 있어

지난 번 점검때 어디서 빠졌는지 모를 볼트 두 개가

시트에 뒹굴고 있길래 그걸 가져가 확인해달라고 했다.

차 시트 아래 바닥 고정에 쓰는 볼트인데 빠뜨린 거다.

딸 공항 이야긴 쏙 빼고 이런 식으로 기름값이랑

들여서 다시오게 하는 수고를 하게했으니 보상을 해달라고

했다.(웃으면서) 그랬더니 워셔액을 3리터 채워줬단다.

그게 어디야? 8900원짜리인데.

겸사겸사 찾아가 약간의 공짜를 얻다니 역시 공짜는

좋은 거여~~대머리가 되더라도 말이야.

집으로 오다가 수퍼에 들러 장을 보고 허탈함에 차를

돌려 강변으로 가서 아들이 보고 엉엉 울었다는 ‘타워’를

보며 나도 좀 훌쩍훌쩍 울다가 집으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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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Comments

  1. 리나아

    2013년 1월 9일 at 5:10 오후

    휴..시간과..! 그런 경험 비스므레하게 해봐서리…!
       

  2. 빈추

    2013년 1월 9일 at 10:43 오후

    훌쩍였다고요? 정말?   

  3. Lisa♡

    2013년 1월 10일 at 12:06 오전

    리나아님.

    그런 경험 아시죠?
    후후후…
    비행기 시간이 바튼 그런 경험은
    이제 사절해야겠어요.
    간이 조려서…ㅎㅎ   

  4. Lisa♡

    2013년 1월 10일 at 12:07 오전

    빈추님.

    훌쩍인 정도가 아니라
    그냥 수도꼭지처럼 절로.
    눈물샘에도 이젠 힘이 없나봐요.
    딸은 하나도 울지 않았다고 하고
    아들과 나는 좀 울고..그냥 정의감에
    감동받아서 그런가봐요.   

  5. 김삿갓

    2013년 1월 10일 at 1:15 오전

    그 애간장 태우는 맛 저도 충분히 이해 합니다.

    저는 두번 뱅기 놓쳤던 적 있었는데… 한번은 제주도에서 서울 가는것… 그래서
    잽싸게 페리호 타고 부산 가서 (사실 목포쪽이 더 가까운데 배가 없어) 김해서서
    서울 뱅기로… 두번쩨는 달라스 공항에서 샌프 가는 뱅기 크리스마스 이브 아침날
    놓쳤어서 정말 낭패 였었는데 유나이트에 전화 해서 기후로 인한 교통체증 때문에
    늦었다 했더니… 노 프라브름 미스터 김 카면서 20분후 덴버로 가는 뱅기 타고 가서
    거기서 도착 하자 마자 바로 샌프 가는 뱅기 타라꼬 그리곤 노 차지 엔드
    메리크리스마스…. 전화 끊고 티켓 기계 가서 티켔뽑았더니 댄버 경유 샌프 티켓이
    나와서 별로 그리 어려움 없이 집에 왔었죠. 약 2시간 반 정도 더 소비 했지만.

    만일 따님이 뱅기 놓치면… 나리따 경유? 샌프경유 뉴욕 경유 등등 방법이 많으니까
    담부턴 울지 마세요. ㅋ ^_______^ 요즈음은 뱅기 회사들이 머 얼라이언스가 몬가
    같은 것 맺어 같고 서로 티켓 사용 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암튼 따님이 잘 탔다니 다행입니다.

    잘 지내시죠??? 좀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 하세요.

    구~우벅 ^___________^    

  6. Lisa♡

    2013년 1월 10일 at 9:07 오전

    삿갓님.

    잘 지내시죠?
    어디서든 아주 어려운 시절입니다.
    갈수록 생존에 관한 걱정이 여간아닙니다.
    이젠 그냥 살아지는 게 아니니까요.

    비행기는 놓쳐본 적이 없지만
    놓치면 아무래도 시간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손해를 보긴 하겠죠?
    ㅎㅎ   

  7. 벤조

    2013년 1월 10일 at 2:41 오후

    저 사진의 예쁜 모자,
    내가 쓰면 엄청 촌스럽겠지요?
    제목, 잘 정하셨습니다. ㅎㅎ
       

  8. Lisa♡

    2013년 1월 11일 at 8:07 오전

    벤조님.

    저 모자 예쁘죠?

    하나 뜨고 싶네요.
    실력이 안되니…친구에게
    보여주고 하나 떠보라하나…
    근데 저 스타일 벤조님이라 저나
    다 어울릴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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