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모든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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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이 떠오를 때마다 아침은 오지만,

한번 지나간 세상의 모든 아침은 다시 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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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리 14세 즉 태양왕 시절 장 밥티스트륄리 뒤를 이어 궁정악장이 된 ‘마렝 마레’

우리가 흔히 아는 ‘왕의 춤’ 이라는 영화에 장 밥티스트 륄리가 나와 지휘봉으로 자기

발을 찔러 파상풍으로 죽는다. 그 뒤를 이어궁정악장과 프랑스 왕립 음악아카데미를 맡아

출세가도를 달리던 마랭 마레는 뭔지 모를 음악적 허전함에 목말라한다.

비올라 다 감바(현재 첼로의 전신)의 최고 연주가라고 자신하는 그에게는 늘 다가서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고 채워지지않는 음악적 목마름이 존재했다. 넘지못할 대상은 그의

스승이자 비올라 다 감바의 달인인 ‘생뜨 콜롱브’였다.

생뜨 콜롱브(1640?~1700)

마랭 마레(1656~1728)

영화는 마랭 마레로 분한 제라르 뒤 빠르디유가 스승을 그리며 비통한 모습으로 과거를 회상하는

씬으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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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작곡을 하지 않는다. 나는 절대로 아무 것도 작곡한 적이 없어. 내 음악은 내가 기억하고

있는 어떤 이름, 즐거운 날들의 회상, 비에브로 강을 흐르는 물, 강가의 개구리밥, 쓰디쓴 쑥, 꽃

사이를 날아다니는나비와 벌들, 그런 것들이 내게 가져다주는 선물일 뿐이지."

파스칼 키냐르의 소설 <세상의 모든 아침>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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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세기 중반의 프랑스, 비올라다 감바늬 명인인 생트 콜롱브는 친구의 죽음 앞에 바치는

연주를 밤새워하고 돌아와보니 사랑하는 아내가 죽어있었다. 실의에 빠진 그는 세상과 인연을

끊고 두 딸과 숲속 오두막에 묻혀 살아간다.

가끔 두 딸고 함께 연주를 하는 것으로 살아가던 그에게 왕의 부름을 알리는 신하들이 찾아오곤

했지만 문전박대를 당하고 돌아가야만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구두수선공의 아들인 마랭 마레가

찾아와 제자가 되기를 바라고 그의 연주를 들은 생크 콜롱브는 그의 연주에 고통이 묻어있음을

알고는 그를 제자로 받아들인다. 하지만 마랭 마레는 음악의 목적이 출세에 있었고 결국 그는 사랑을

나누던 몰롱브의 큰 딸을 저버리고 궁정악사로 떠난다. 큰 딸은 실연의 아픔을 이기지 못하고 결국

목매어 죽고만다. 비탄에 빠진 콜롱브는 더욱 더 문을 닫아걸고 연주만을 일삼는다.

스승의 연주에 목마른 마랭 마레는 밤마다 스승의 오두막 밖에서 연주를 훔쳐듣고는 한다.

그러던 어느날스승의 외로움에 지친 소리에 용기를 낸 마레는 문을 열고 스승과 마주하고 이미

그를 용서한 스승은 그와 함께 비올라 다 감바를 연주한다.

그 후, 스승이 죽고 마랭 마레는 제자들에게 스승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며 비통해하며 연주를 하고

진정으로 절실하게 연주를 하면 볼 수 있다는 환영을 보게 된다. 거기엔 스승이 자기를 향해 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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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

신을 위한 것이지요.

-아니야, 신도 말을 하지.

귀?

-귀를 위한 것도 아니야.

돈을 위한? 아니면 명예?

-……

침묵을 위해선가요?

-침묵은 언어의 이면이지.

경쟁자? 사랑?

-아닐쎄

사랑의 슬픔? 방황?

-아닐쎄.

과자 부스러기인가요?

…………마랭 마레는 결국 눈물을 흘리며 내면의 고백을 한다.

"음악은 지친 자를 위한 휴식이죠..길 잃은 아이를 위한..구두장이의 망치소리를

잊기 위한…우리가 태어나기 전, 생명도 없고 빛도 없던 때를 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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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승의 딸에게서 스승의 연주기법을 배우는 마랭 마레.

사랑에 빠진 딸.

마랭 마레 역에는 제라르 디 빠르디유의 친아들인 기욤 디 빠르디유가

맡아서 열연했다. 그는 얼마 전 사망해서 제라르 디 빠르디유를 아프게 했다.

생트 콜롱브 역에는 연기파 배우인 장 피에르 마리엘.

감독은 알렝 코르노.

알렝 코르노 감독은 이 영화로 바로크 음악을 다시 세상에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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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의 모든 음악의 끝은 죽음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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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올라 다 감바는 다리사이에 끼우고연주한다.

지금의 첼로는 아랫부분에 버팀대가 있지만 비올라 다 감바는

아직 그 부분이 없어 다리에 끼우는데 연주내내 아주 힘들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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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주 앉은 두 거장.

비올라 다 감바는 줄이 6-7개이다.

음색은 첼로와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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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크콜롱브 집안의오두막 테이블의 정물 장면.

바로크 화가의 그림으로 아주 유명하다.

현재 루브르박물관에서 소장 중이다.

이 영화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그림이다.

영화 속에서 생트 콜롱브는 와인을 즐겨 마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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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나의정원

    2013년 1월 11일 at 7:34 오전

    잔잔하니 재미있게 본 영화인데, 님의 소개로 다시 한 번 기억을 되새겨보게 됩니다.    

  2. Lisa♡

    2013년 1월 11일 at 8:11 오전

    연주도 좋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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