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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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열이 없는 걸 보니 독감은 아니라고했다.

의사의 머리는 피곤에 지쳤는지 땀을 많이

흘렸는지 완전 초가지붕이 비맞은 모습이었다.

지칠만도 하지..요즘 손님이 좀 많아야지.

목이 찢어지려고 해요.

콧물은 왜그리 줄줄.

그리고 기침은 연속으로 컹컹댄답니다.

결국은 참지 못하고 의사에게 하소연을 해댄다.

3일치 약을 받았았다.

내일은 좀 나으려나.

목이 진짜 갈라지듯 자꾸 붙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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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리님은 확실히 나와는 보는 눈이 다르다.

‘아무르’가 재미없다고 했으며 ‘웰컴 투 사우스’

가 무척 재미있다고 했다.

나는 ‘아무르’를 상당한 수작으로 치고 있으며

그녀가 말한 이탈리아 영화인 ‘웰컴 투 사우스’

는 웰컴 투 동막골보다 별로다.

왜냐하면 그녀는 이탈리아의 정서를 잘 알기에

아마도 속속들이 느끼며 즐기며 봤을 것이다.

나는 그냥 평범한 코미디 영화로 인간적인 맛을

느끼지 못하던 아스팔트남이 시골서 느끼는 새로운

따스함을 그린 영화라고만 생각된다.

하지만 이탈리아의 시골은 가보고 싶어졌다.

언젠가 내가 봐서 너무 예쁘지 않은 광대뼈가 붉어진

여자를 언니는 예쁘다고 했었다.

그때부터 그녀의 눈만은100%는 믿지 않으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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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갔다가 내친 김에 훈뜨가 입원한 병실로 갔다.

특실환자.

내 참…수술환자가 그리도 생생하게 설치는 건 첨이다.

그리고 마누라가 바람피지 말라고 사준 아이그너 벨트를

직접 꺼내서 허리에 걸쳐보이며 자랑질까지 했다는 거..

그래도 어찌나 마음이 편하던지.

의사가 회진오니 벌떡 일어나더니 군대사열받는 모양으로.

내 참…환자가 저래도 되는 건가 싶다.

그러잖아도 큰 목소리로 의사 말에 "넷!""넷!"엎드려 받쳐!

암으로 수술한 남자 맞나?

내 참…웃다가 흉보다가 나왔다.

퇴원하면 바로 일식요리학원에 다닐 거라고 장담까지.

게다가 날 보더니 천주교 교리를 받겠다며 신앙까지.

그래도 어찌나 마음이 편하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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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핑 베토벤 영화를 봤었지만 그 영화가 철저하게

베토벤의 후기작품인 ‘현악사중주’에 맞추어진 줄

몰랐다.

그래서 영화도 세상도 그 무엇도 아는만큼 보인다지.

‘불멸의 여인’을 봤다고 생각했었다.

장면장면들을 잠깐보니 내가 보지못한 영화로 마치

본 것으로착각하고 있던 영화였다.

그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9번 교향곡을 처음 연주하는

오케스트라 앞에서 베토벤이 어린 시절을 반추하며

술주정꾼 아버지를 피해 도망가다 호수에 들어가 누워

밤하늘의 별이 가득히 비치는 호수를 점점 멀리 비치며

호수인지 하늘인지 모르게 멀어지다가 나중엔 결국

별이 되는 장면이었다. 맞다. 베토벤은 별이 되었지.

그때 눈에 약간 습기가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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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Comments

  1. 나무와 달

    2013년 1월 22일 at 5:48 오후

    늦게까지 블로깅 하시는 것도 몸에 좋지 않아요..
    운동도 열심히 하시는데 왜 감기가 걸리죠…??

    입맛 없으셔두 많이 드시고 푹~~쉬세요..외출 하지 마시고요…*^^*   

  2. 벤자민

    2013년 1월 22일 at 10:42 오후

    아플때 교리받겟다는분들은
    원래 다나으면 잘 안해요 ㅎㅎ
    농담입니다
    누구신지는 모르겠지만
    완쾌를빕니다
    더군다나 카톨릭으로 망명하시겟다니^^

    피곤하시면
    블로그도 좀몇일쉬시고…   

  3. Hansa

    2013년 1월 23일 at 12:31 오전

    아무르는 슬플 거 같아요.
    삶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 슬픕니다..

    저는 짐짓 살짝 어긋나게 삶의 언저리를 봅니다.

       

  4. 오드리

    2013년 1월 23일 at 1:00 오전

    아이고 참, 웰컴투 사우스는 내가 이태리에 살았었기 때문이라고 분명히 사족을 달았을텐데…   

  5. 김술

    2013년 1월 23일 at 5:58 오전

    따뜻한 남쪽 나라로 여행을 떠나시죠…
    갔다오니 목디스크도 많이 좋아졌는데…
    약 올리는건가?
    감기 조심 하세요~~
    판피린이 최고!   

  6. 나의정원

    2013년 1월 23일 at 8:22 오전

    조선일보 기자님이 웰컴투 사우스를 칭찬해서 기대하고 있었는데, 사람마다 느낌은 다르니까요.

    어쨌든 기온차가 심한 날엔 그저 따뜻한 방에 몸 지지고 한 숨 주무시는게 좋을 것 같아요. 생강차도 있다면 더욱 좋구요.   

  7. Lisa♡

    2013년 1월 23일 at 11:33 오전

    나무와 달님.

    옮았답니다.
    그리고 오래도록 수면부족이었거든요.
    새벽에 들어오는 아들 땜시.
    그래서 감기란 놈이 평소엔 오지도 않다가
    덥썩 물었나봐요.
    저는 입맛없을 때가 단 한번도 없답니다.
    참 큰일이지요.
    그리고 저는 잠자는 시간이 주로 12시 전후랍니다.   

  8. Lisa♡

    2013년 1월 23일 at 11:35 오전

    벤자미님.

    블로그 쉴 정도는 아니예요.
    내가 블로그 쉴 정도면 자리펴고 누워야 하거든요.
    그럴 일이 뭐 있겠어요.
    아파도 감기 걸려도 할 건 다하지요.
    근데 어제 모임있는데 앉아서 상대방을 쳐다보자니
    몽롱하니 왔다리 갔다리 하더라구요.

    나으면 신앙갖겠다는 거..그럴지도.
    근데 수술 두번 해서 아마 가질 듯.   

  9. Lisa♡

    2013년 1월 23일 at 11:37 오전

    한사님.

    아무르는 남의 애기가 아닌 부모. 나의 이야기라
    스토리 자체에는 그닥 감동받진 않구요.
    감독이 워낙 영화를 잘 만들고, 여러가지로 생각하게
    하는…가령 두 노인이 어쩜 인물이 저리 잘났누~~
    옷도 우아하게스리…집 안이 단정하고 기품이 있다..
    음악이 좋아…오래된 많은 것들이..여러 잡념을 주지요.
    ㅎㅎㅎ   

  10. Lisa♡

    2013년 1월 23일 at 11:37 오전

    오드리님.

    맞아요.
    그 사족 저 위에도 있쪄?
    근데 속속들이 알고보는 영화라 정말
    웃으며 재미나게 봤을 듯.
    진짜 그런 지방이 있나?   

  11. Lisa♡

    2013년 1월 23일 at 11:38 오전

    술님.

    제가 제비도 아니고…흑흑…
    가고싶어도 이젠 쩐이 잘 안되어요.
    흑흑…
    그래도 가고프면 가야는데 그냥
    지방으로 가면 안될까요?
    제주도나 부산이나 남해?   

  12. Lisa♡

    2013년 1월 23일 at 11:39 오전

    나의 정원님.

    생강차를 따뜻하게 끓여와서
    내 책상 앞에 앉았다가 애니팡
    하다가 그만..차가워졌네요.ㅎㅎ   

  13. 김진아

    2013년 1월 23일 at 1:29 오후

    겨울에 감로차를 끓여 먹어요. 아주 예전에 감기 자주 걸린다고 사다준 차 였는데,
    곤지암 나가면서도 연신 감기가 들락날락 해서..기억나는김에 보온병에 담아서 마시고 있는데..

    목감기가 일착으로 오는 제게 이 감로차가 잘 맞았는지..아주 살짜기 지나가듯 그러고 마네요.

    생강차, 대추차, 몸이 으슬으슬 하면 쌍화차..감로차..겨울 주식으로 ㅎㅎㅎ마시는 차들입니다.

    리사님 아프지 마세요. 마음 아파요.   

  14. Lisa♡

    2013년 1월 23일 at 2:18 오후

    감로차가 뭐예요?

    아프긴요~~그냥 감기갖고.

    어제 병원 다녀온 후라
    확실히 괜찮네요.   

  15. 김진아

    2013년 1월 23일 at 2:36 오후

    강원도 강릉의 원산지….감로차..수국잎차예요.
    천연의 단맛에 은은한 박하맛까지..나중에 알았는데, 제가 신장 기능이 한 쪽이 약한데
    괜찮다고 해요. 비만에도 숙취에도 ㅎㅎ 긴장완화 같은 스트레스 해소에도 좋구요.
    그래서인지, 올 겨울 이만저만 그냥 잘 지나가는듯 합니다.    

  16. Lisa♡

    2013년 1월 23일 at 2:37 오후

    아~~땡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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