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 출판사.
김소영.
1987년생.
놀랍다.
톡톡 튀는 그 감각적인 언어들이.
달 출판사에 특별한 관심이 간다.
해봐야 아는 일.
정신없이 달려오다 문득 뒤돌아봤을 때
기억도 나지 않는 마을과 산이 펼쳐져 있기를.
익숙한 것들이 곁을 무례하게 채우지 않기를.
또한 항상 살아 있기를, 바라고 또 바라고 또 바란다.
익숙한 거라곤 아무것도 없는 삶과
그 삶에 공기처럼 떠다니는 외로움일수록
뼛속 깊이 치민다는 걸.
그걸 감당하기엔
온실 속에서 가만히 밖을 내다보는 화초같은 나였다는 걸.
까닭 없는 우울과 깊이 없는 슬픔은 또 얼마나 가볍고 선정적이었는지.
스물다섯, 혼자서 떠난 여행은 이리도 노골적이다.
문득 돌아본 나의 지도는 제법 구불거렸으면 한다.
언덕이 조금 있다면 내리막길도, 대신 길가엔 처음
보는 아름다운 꽃들과, 꽃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들
로 채워졌으면 한다. 늘 향기로웠으면, 그리하여 더
욱 가고싶은 길이었으면 한다. 돌아보았을 때 아, 하
고기분 좋은 탄식이 흘러나온다면, 그렇다면 내 삶의
지도는 나쁘지 않게 그려져왔다 여기고 싶다.
오늘도 나의 지도에 새로운 길을 만들기 위해, 기꺼이 헤맨다.
기껏센 강을 보더니 하는 소리가 ‘똥물’
이런 사람과 무슨 얘길 더 나눌 수 있을까.
파리에 흐르는 강이라고 무슨 샘물이라도 퐁퐁 흐를 줄 알았나?
파리의 이 센 강에서.
우연을 가장하지 않으면 볼 수 없었던 그가 자주 생각났다.
마음이 참쉬웠던 사람.
어쩌면 원망스러운 연결고리의 시작은 나였다.
두 눈이 마주했다는 건 내 시선의 피사체 역시 그였음을 말하니까.
왜, 나는 좀 더 아무렇지 않을 수 없었나.
하릴없이 빈둥대는 호기심은 늘 여기저길 기웃대는 모양이었다.
현혹되고 바라보고, 또 다시 현혹되고.
우스꽝스레 몰려 우르르 공을 차는 여자 아이들 무리 같이.
그 마음은 그랬다.
발길고 마구 차여도 이내 다른 곳으로 또르르 굴러가 지그시 있다간
다시 민들레 풀씨마냥 훠이 날아가버리는
가벼운 네 맘이 그랬다.
이끼도 끼지 않는 마음은 패인 웅덩이 하나 만나지 않는지
사뿐히 떠나는 풀씨처럼 흔적도 남김 없는지
그렇게 잘 구르는 마음인 줄 알았다면
그렇게 기웃대는 호기심인줄 알았더라면.
사실 쿨하지 못한 것도 당연했다.
나는 그 사람을 매일 생각했기 때문에.
말그미
2013년 1월 27일 at 2:36 오후
돌아보면 구불거리는 나의 지도도
지나고 보면 다 그립던 걸요.
Lisa♡
2013년 1월 28일 at 1:15 오후
직선보다 구불거리는 게
더 나을 때가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