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일찍 헬스장으로 가서 사물함을 여는 순간
뒷통수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늘 넣어두는 거 두 가지인데 하나는 운동화이고
하나는 샤워용품 세트인데 샤워용품 바구니 자리가
텅비어 있는 게 아닌가.
늘 샤워 후 두고 나올까 노심초사하던 거라 결국
올게 오고 말았구나와 내 빠진 정신이 문제가 되는
일이었다. 허겁지겁옷장과 샤워실이 있는 곳으로
들어가 근처를 살피니 없다.
토, 일요일을 안갔으니 3일이 지났고,청소하는 아
줌마는 보이지않고 그러다 옷장 위를 보게되었다.
거기 얌전하게 올려져 있는 게 아니던가.
다행이기도 하고 이젠 다시 그러지 말아야겠다고
속으로 다짐, 또 다짐을….휴우~~ 첨이다.
참 이상하다.
여자들이 먹을 걸 들고와 친한 이들끼리 모여앉아
먹기도 하고 수다도 떠는데 바로 옆에 내가있는데
보면서도 한 번 먹어보란 말을 하지않는다.
나와 함께 스트레칭을 하고 가끔 눈인사나 말도 더러
주고받는 사인데 통 멀뚱히 보기만 하고 끼기가 어렵다.
내가시건방지게생겼다거나, 아님 밉상으로 보인다거나
몸매가 아주 좋아서 질투의 대상이라거나..그런 건가?
지난 번엔 스트레칭 실에서 딸이 혼자 앉아있고 내가
들어가보니 아줌마들이 모여서 사과를먹고 있었다.
딸과 떨어진 거리는 불과 1미터…그냥 한쪽 먹어보란
소리도 없이 나를 봐도 그냥 대수롭지않아 한다.
각박하기는..혹은 우리 모녀가 그런 거 안먹게 생겼거나.
배고팠는데…
아까 낮에 문득 어떤 문장이 떠올랐다.
제목으로 하거나 멋을 내기에 적당한 문장이다.
그런데 지금 기억이 나질 않는다.
바로바로 적어두어야 했는데..아..깝…다.
이런 경험 처음이 아니다.
뭘 쓰려다 기억한 문장을 잠깐 돌아서면 잊는다.
이 게 정상이겠지?
작가도 아니니까 말이야.
어제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딸 소식을 물었다.
31살이니 시집도 가야한다며 어디 좋은데 있으면
중매를 서란다. 중매? 남자? 나는 대뜸 한다는 말이
"없어"
싹뚝 잘라버리고는 너무 미안한거라.
그래서 다시 "요즘 남자없어, 괜찮은 남자는 더욱"
그것도 너무 잘랐나 싶어 "50%만 마음에 들면 보내"
나도 참..그냥 빈 말이라도 그러겠다고 하면 될 걸.
빈 말..그게 그리도 힘든 사람이다. 내가.
너무 그리 매정하게 잘라 말하다보면 다들 내가 미울텐데.
늘 알면서도 그게 안된다.
이 나이에 고치기 힘든 것이지만 그래도 노력하려고.
부드럽게 말하고 빈말이라도 듣기좋게 말하는 거.
근데 딸이 31살….? 몇 살에 낳은거야?
김진아
2013년 1월 28일 at 2:53 오후
아…약간의 빈 말..이 필요할 때가 있어요.
가끔은 손님들 표정을 보고, 가라 앉은 분위기를 돋워 줄때는요 특히나..^^
근데, 정말 안 이쁜 옷을 입혀서 이쁘다라는 말은 못하겠더라구요. ㅎㅎㅎ
이젠 손님들도 더러는 제가 이쁘다라는 말을 안 하면, 진짜라는 것을 알아주는 이도 생겼습니다.
듣기 좋게 말 하는거..그거 참 괜찮아요. ^^
말그미
2013년 1월 28일 at 3:46 오후
그런 건망증은 애교로 볼만 합니다.
작가도 돌아서면 홀랑 잊는 사람 많을 껄요, 아까운 말들…
그 여자들 참 인정머리 없군요, 증말…
빈추
2013년 1월 28일 at 10:18 오후
빈 말.
그런거 하기 싫더라구요.
아니면 아니고 기면 기지 뭐 형식적이고 그 자리만 모면하려는 빈 말은 딱 질색
그런 스타일이라서 좀 심각해 보이나봐요. 남들 보기에.ㅎㅎ
그래도 왠지 빈 말을 싫더라구요.
많이 배고프셨어요? 저런~~!
나무와 달
2013년 1월 29일 at 1:56 오전
마음에 없는 빈 말…안하시면 되지요…딱 잘라, 말씀하시니 주위분들께서 상처를 받을 수도 있을꺼에요…ㅎㅎㅎ
아마, 그래서 먹을것도 하나 나눠주지 않았을지 모르죠…ㅋㅋㅋ
밉살스럽게 보였을지도요…ㅎㅎㅎ
Lisa♡
2013년 1월 29일 at 8:56 오전
진아님.
저도 예전에 옷가게 할 때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손님에겐 "빨리 벗어요~~ㅎㅎ" 라고 했어요.
그래도 별로 싫어하진 않더라구요.
오히려 솔직해서 좋다고 했으면 했지.
그러니 아부성 빈말은 좀 그렇쵸?
그런데 가끔 필요한 빈말이 있는데 그걸 잘 해야하는데..
Lisa♡
2013년 1월 29일 at 8:58 오전
말그미님.
어떤 여자는 갈아입던 옷 두고 간대요.
그리고 신발 두고 가는 사람이 너무 많아
가끔 신발을 몽땅 쓸어서 보관함에 넣곤
한다고 해요.
그러니 수영모자니 뭐 물안경 같은 건 기본이겠죠?
샤워실에서 간혹 샴푸나 화장품 놔둔 건 몇 번 봤어요.
작가들도 잊으니 그들은 늘 수첩을 들고 다니죠.
저도 수첩공주로 변신~~~
Lisa♡
2013년 1월 29일 at 8:59 오전
빈추님도 그런 스타일이었구나.
나처럼….위로가 됩니다.
꺼이꺼이~~~
심각해 보이면 다행인데 저는 무섭게
보이거나 건방져 보이나봐요.
표정을 부드럽게 만들까봐요.
Lisa♡
2013년 1월 29일 at 9:00 오전
나무와 달님.
제가 쫌…상처를 잘 주는 스타일 맞아요.
그러면 안되는데..그러고는 늘 미안하거든요.
고쳐야해요.
올해는 무조건 부드러운 여성으로 탈바꿈!
그 여자 분들하곤 말 한 번도 안해봤어요.
가끔 눈인사 정도?
나무와 달
2013년 1월 29일 at 1:41 오후
ㅋㅋㅋㅋㅋㅋㅋ 화이팅~~!!! ^^v
벤조
2013년 1월 29일 at 3:13 오후
빈말, 그거 속이 비어야 하는거 아녜요?
꽉 찼던게 비워졌든지, 아님 처음부터 아무것도 든게 없던지…ㅋㅋ
그래서 저도 못해요.
김술
2013년 1월 30일 at 2:01 오전
‘몸매가 아주 좋아서 질투의 대상이라거나…그런건가?’
요 표현! 참…아, 뭐라 말로 못하겠네…
Lisa♡
2013년 1월 30일 at 12:29 오후
술님.
쩔어~~~
Lisa♡
2013년 1월 30일 at 12:30 오후
벤조님.
내 생각엔 벤조님은
정말 대인관계를 잘 하실 것 같아요.
적절하게.
현명하게.
Lisa♡
2013년 1월 30일 at 12:30 오후
나달님.
화이팅 고마워요.
무무
2013년 1월 31일 at 3:32 오전
립써비스 못해서 쫒겨난 사람… 접니다 ㅎㅎ
하기 싫어도 해야 했는데 그걸 못했으니
할 말 없지만 지나고 보니 해도 될걸 너무 팍팍했었다
싶던대요 ㅎㅎ
Lisa♡
2013년 1월 31일 at 3:14 오후
그러잖아도
무무님 생각 바로 났어요.
알 거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