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색 아르마니 코트를 입은 그녀와 함께 제프 쿤스의
작품’메이드 인 헤븐’ 씨리즈 중 한 작품 앞에 섰다.
꽃들이 터지기도 하고 오므리기도 하고 봉긋하기도 한
모양으로 나열된 꽃병이긴 하지만 성적 환타지를 표현한
작품으로 치치올리나와 한 때 결혼하고 작품을 만들 때
표현한 성에 관한 유명한 작품이다.
그녀가 말한다.
"아무리 봐도 성적으로 느낌이 당최 안오는데?"
내가 말한다.
"나는 팍팍 와"
그녀와 나의 차이점은 무얼까?
가끔 꽃들의 모습에서 성적인 분위기를 자주 느낀다면
내가 이상한 것일까? 전혀 느끼지 못한다는 그녀가뭔가
모르는 여자라고 할 수 있을까?
정답은 둘 다 각자의 뜻에 따라 맞게 사는 사람들이다.
희가 말한다.
"언니, 나 저 분 입은 핑크색이 마음에 안들어"
"나도 그렇거든"
"그럼 어떻게 해야되는거야?"
"참어"
희가 말한다.
"언니 나 핑크 옆에 있기 싫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가 사진만 찍으려하면 핑크가
어느새 쪼르르 달려와 찰싹 붙는다.
만나는 사람 중에 진짜 코드가다른 사람이 있다.
당연한 이치다.
그렇다고 같이 있는 시간에 왕따를 시킬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나이가 말해주는 참을성에 대해.
나는 아닌데확실하게 볼 줄 안다는 건 행운이다.
한 작품도 나는 살 수 없고 고를 수 없지만 보는
안목만은뒤지지않다는 게 어쩌면 위로가될지도.
옷도 마찬가지.
비싸서 사입지는 못하지만 다른 사람의 격조있는
의상을 보고 느낄 줄 안다면 그게 어디란 말인가.
칭찬과 함께 곁들이면말이야.
"그 발렌티노 머플러가 상당히 은은하고 품위가 퍽
있어보여 당신과 어울리는군요."
뭐 이런 식의 칭찬.
나는 발렌티노는 커녕 휑한 목을 하고 있다손 치더라도.
사람은 알아보주면 놀라워하고 좋아한다.
늘 교사인 현이 갑갑한 면을 지니고 있었다.
어제 만난 현이 좀 달라졌다는 느낌을 나도 다른 친구도
받았다.
자칭 스마트한 엄마라는 소릴 아들에게 들었다면서
내가 잠깐 하는 말 속에 10개가 넘는 어려운 단어가
있었다고 칭찬섞인 지적까지했다.
그동안 내가 현을 위해 카톡으로 보낸 수많은 브라우저
열기가 도움이 됐던걸까?
아니면 싸이의 강남스타일 탓일까?
그래서인지 얘기를 하는 우리는 더 활기차다.
오랜만에 시간잡아 만나고보니 방학이 막 끝나는 참이다.
교사인 친구들을 방학에 잠깐씩 본다는 게 어쩌면 이리도
방학의 끝자리에서 겨우 보게되는지 사는 게 이렇다.
우린 이구동성으로 그 흔한 ‘곱게 늙자’를 외쳤다.
아니 쿨하게 늙자구.
소리울
2013년 2월 1일 at 2:32 오전
이미 쿨하게 늙고 있으면서 물그래요.
쿨한 여자 리사님
김진아
2013년 2월 1일 at 6:01 오전
쿨한 리사님…동감 동감합니다.^^
Lisa♡
2013년 2월 1일 at 9:21 오전
소리울님.
늘 추하게 될까봐 걱정이지요.
욕심이나 과하지 않을까?
주책부리진 않을까?
대접 받으려고 하진 않을까?
뭐 이런 거요…
Lisa♡
2013년 2월 1일 at 9:21 오전
진아님.
그런가요?
ㅎㅎㅎ
오드리
2013년 2월 1일 at 1:53 오후
비싼 구스다운을 입고 있는데 그게 뭔지도 모르고 오리털인가 하는 얼굴로 심드렁하니 있으면 짜증난다는거지? ㅋㅋ
Lisa♡
2013년 2월 2일 at 2:46 오후
전혀…………
이 나이에 그런 걸…갖고..왠 ㅋ짜증?
오드리
2013년 2월 3일 at 1:45 오후
하긴 자기만족이 어디야…….
내 친구가 에르메스 가방 들고나왔는데 내가 모르니까 이거 에르메스야 하는데 어찌나 귀여운지……..
Lisa♡
2013년 2월 4일 at 12:10 오전
며칠 전에 깍은 밍크 입고 나갔는데
a가 "언니 나는 이 비로드 좋더라" 해서
뭐라 해야할지 잠깐 머뭇거린 기억..
그리고 언젠가 해운대 조선비치에 갔을 때
까만 블랙다이아 목걸이를 하고 있는데
직원이 하는 말이 "손님 까만 비쥬 너무 예뻐요"
해서 "아…네~~" 하며 묘한 기분이 들던 기억.
에르메스백…..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