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거운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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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느리가 아파 다 죽어가는데 갑자기 시어머니가

아프다며 싸고 누웠다. 가족들이 다 며느리 안부

만 묻다가 가는 게 꼴사나웠던건지 생뚱맞게 때에

맞춰 기운이 없다는 둥, 나오지않는 기침을 하는

모양새가 영 시덥잖았다.

기운도 없는 며느리에게 밥 차려달라는 것도 눈꼴

스런 판에 병원가서 영양제라도 맞아야겠다며 스스

로 서두는 게 영 마뜩치 않았는데, 누구나 다 꾀병

이라 짐작하고 건성으로 대하고 있었다.

그 효도 잘 하는 아들들마저 가벼운 감기증세를저리

행세를 피우시나 했었다.

어제 큰 병원에 입원했단다.아프지도 않은데 입원?

폐에 물이 찼단다. 꾀병이 아니었다. 흠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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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지고 다져진 습기많은 눈 위로 다시 펑펑 눈이

무게감 있게 내리는 밤이었다.

주말 외박 나온 아들은 죽어라 게임을 하고 있는 밤

나는 언제 내가 이 영화를 봤더라~~신기해~~하며

<내일을 향해 쏴라>의 선댄스의 눈빛과 부치의 그

맑고 서늘한 눈빛에 감동하고 있던 밤.

그 밤, 눈은 소리없는 소리를 내며 창 가를 가득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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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문자.

메디슨카운티의 다리 말야. 가식적인 사랑이야.

사랑한다면 왜 다 버리지 못해? 가정과 사랑을

다 가지는 건 가짜야.

그럴까?

답이 없는 문제를 놓고 나는 고민했다.

가정을 지키면서 사랑하는 건 가짜? 그럼사랑에

빠지면 가정을 버려야하는 가?

자신없다.

그럼비교적 가짜에, 용기없음에, 엉터리란 말?

나의 사랑은?

아웃 오브 아프리카나 잉글리쉬 페이션트에서의

여주인공들은 가정을 버릴 수 밖에 없는 입장이었다.

이미 남편들과 식을대로 식고 썩을대로 썩은 사이다.

그럼, 그렇다고 내 사랑을 찾아 훌훌떠나버려?

어른은 책임을 동반한다. 부모에게도 자식에게도

주변에게도 그리고 앞으로 일어날지 모를 운명에 대해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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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한 예술가에 대해 마음이 쓰인다.

태어나길 넉넉한 집안에서 태어나 하고픈 예술

마음껏 할 수 있다면 행운이지만 누구에게나 그

기회는 오는 게 아니다보니 가난한 예술가가 많다.

어느 여류화가는 사진을 찍을 때 정면을 보지않는다.

그냥 보이기 싫은 것이다.하는 수없이 아래로 눈을

내려깔고 괴로워하며 찍는다.

그녀는 같은 과 친구들 이름을 하나도 모른다.

얘기에 올리고 싶어하지도 않는다.

혼자 고립이라는 섬에 스스로 갇히길 원한다.

여러 종류의 고독이 있지만 그녀의 고독을 보며

그건 정신적인 문제라고 생각이 든다.

그렇게 정신을 학대하며 아파하고 힘들게뭔가를

만들어야 한다면 그건 일종의 사명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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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Comments

  1. Hansa

    2013년 2월 4일 at 1:36 오전

    "내일을 향해 쏴라"

    캐서린 로스의 팬이었어요..

       

  2. Lisa♡

    2013년 2월 4일 at 1:51 오전

    저두요.

    판넬을 책상 위에 두고 살았지요.
    캐서린 로스의 얼굴.
    캔디스 버겐과.   

  3. 김술

    2013년 2월 4일 at 2:03 오전

    캔디스 버겐!
    내 젊은 날의 청춘이여…   

  4. 나의정원

    2013년 2월 4일 at 4:52 오전

    님은 내일을… 보셨지만 전 어제 EBS에서 접속을 하더군요.
    풋풋했던 전도연과 한석규, 최철호, 추상미의 화장 스타일과 옷 스타일, 컴의 구형, 유니텔이란 용어가 나오는데, 왜 그리 내가 늙어보이던지,,,,

    배우들도 지금의 얼굴을 비교해 보니 그나마 한석규가 젤 안 늙은 것 같고, 새삼 추억어린 영화에 푹 빠져던 시간이었습니다.

    김 술님 말처럼 내 젊은 날의 청춘이여~ 예요.   

  5. 나무와 달

    2013년 2월 4일 at 8:29 오전

    부모님들께서 혹여, 꾀병이라 하셔도 자식된 도리로 성심 성의껏 돌봐 드려야 합니다.
    아들들이 효도를 잘 하셨다 하면서, 어째서 모친의 성품을 모르셨을까요…안타깝습니다…+_+   

  6. Lisa♡

    2013년 2월 4일 at 12:53 오후

    술님.

    캔디스 버겐..진짜 짱이었죠?
    그 지적인 이미지하며
    콧날과 눈….아…그립네요.   

  7. Lisa♡

    2013년 2월 4일 at 12:54 오후

    나의 정원님.

    접속.
    참 좋았던 영화.
    한석규도 이젠 좀 늙어서
    베를린보면서 느꼈어요.

    젊은 날의 청춘들…참 아득합니다.
    그래도 아직 내 나이를 모르고 사니.
    큭~~   

  8. Lisa♡

    2013년 2월 4일 at 12:55 오후

    나무와 달님.

    그 어머님 성품요?
    성품요?
    글쎄…그 집 자식들이 엄청 효자인데
    이해가 안되는 게 늘 틀린 일만 하는데도
    아무도 끽 소리 않고 그저 맞습니더~~
    이 말만 하는 거 있죠.
    그 어머님…대단하신 양반입니다.
    그렇게 살아오기 힘든…양갓집 공주마마.   

  9. 나무와 달

    2013년 2월 4일 at 2:03 오후

    아..그렇담, 그 아드님들 효자 맞네요….ㅎㅎㅎ   

  10. Lisa♡

    2013년 2월 4일 at 2:07 오후

    당근이죠.

    그 가족들 모두 지독한 효부들, 효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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