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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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평 휴게소 부근이었다.

중부내륙으로 빠지려는 차들이 엄청 밀렸다.

남편은 화장실도 갈 겸, 휴게소를 들어가 빠지면 조금

세이브하겠다 싶은 얕은 꾀를 부리며 덕평휴게소로 들

어갔다. 아뿔사.

그 휴게소는 들어갔다가 다시 그 길로 나와야 하는 휴

게소로 들어갔다 나오는데만 30분 걸렸다.

휴게소를 들어온 차들의 70%는 다 우리와 같은 속셈인

차들로 다 끌탕들이다.

덕평 휴게소….다시는 이제 다시는 들어가지 않을래.

서울근교를 빠져나가는 고속도로만 막히고 그 후에는

수월하게 쌩쌩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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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에 올라갈 때 늘 꽃을 사간다.

척봐서 2000원이면 충분한 가격을 5000원을 받는다.

늘 당하는 일이지만 산소 앞 수퍼들은 바가지다.

양쪽 적당히 꽂으려면 2만원어치는 사야한다.

나중에 오래된 낡은 꽃을 버리러 쓰레기 통에 가니

버려진 꽃들이 다 새 것과 비슷하다.

주워서 꽂기도 그렇고 정말 아까울뿐 아니라나라적

으로 쓰레기 양산에 한몫을 하고도 남는다.

그리고 무엇보다 선뜻 고를만큼 마음에 드는 꽃들이

없다는 것인데 세련되기를 바라는 게 아니라 어쩌면

그리도 조악한지 늘 사기 전에 오랫동안 고르게 된다.

내려올 때 호떡장사가 있어 하나 사먹을까 하고 들여다

보니 호떡이 한 개 1500원이다.

도저히 사먹을 수 없는 가격이다. 너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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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웃었는지 모르겠다.

웃다가 마시다가 부르다가 죽을 이름이여.

이틀간 조카사위들과 엄청나게 마시고 웃었다.

그 와중에 기장에 있는 죽성이라는 곳도 다녀왔다.

21명이 영화관을한꺼번에 가니 영화관 뒷좌석은

거의 우리가족들이 다 차지했다.

대부분이 ‘다이하드’를 보고 여자들 몇 명이 ‘7번

방의선물’을 봤는데 7번방을 본 조카들은 눈이 퉁퉁

부어서 나왔고 조카딸은 보면서 아예 통곡을 했단다.

하여간 21명의 이동은 쉬운 일은 아니었다.

21명이 몰려다니니 웃기는 일도 많고,힘든일이기도

했는데 제일 곤란한 것은20평대의 언니집에 들이닥친

21명이 같이 자야한다는 점이었다.

그러다보니 자연 잠은 설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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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언니는 우리 식구들 먹인다며 내가 좋아하는

반찬을 몇 가지 만들어서 갖고 왔다.

무우채 나물과 미역나물과 아까모찌라고 부르는

생선을 사와서 구워준다.

큰언니는 또 내 좋아하는 식혜와 호박과 건포도를

넣은 떡을 준비하고 올 때도 바리바리 싸준다.

오징어 튀김도 말린 오징어 튀김을 좋아하는데 언니가

그걸 알고 오징어 튀김과 야채튀김을 엄마가 생전에

해준 그대로 해놨다.

오며가며 집어 먹느라 오직 살만 뒤룩하게 찐 기분이다.

나는 선물로 여자들은 ‘피지오겔’크림을 아이들은

세뱃돈으로 대신했는데 아이들이 많다보니 세뱃돈이

장난이 아니었다. 하지만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을

가득 안고 돌아왔다. 가족이 많은 건 축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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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Comments

  1. 오드리

    2013년 2월 12일 at 12:08 오후

    설 선물로 참 특이하다 했는데 남이 다 하는 평범한 것보다 남들이 안하는 그런것도 괜찮군. 피지오겔.   

  2. 안영일

    2013년 2월 12일 at 3:00 오후

    자매 분들의 성묘 그리고 조카들 이야기 흐뭇한 듣고싶은 이야기입니다,

    그 제 이곳의 찬넬에서 **그리스인 조르바 ** 안소니퀸의 연기에 보다가

    나중의 영화자막 1964년 으로 그저 말로만 들었던 조르바 을 음미했읍니다,

    이 찬넬에서는 우리대한민국에서 1970년대의 윌튼내 미국의 개척시대의 이야기등

    참많히 예전의 영화들을 봄니다, 좋은 가족들 모두가 무탈하고 소원성취 하십시요    

  3. 말그미

    2013년 2월 12일 at 3:06 오후

    마침 차가 심히 밀리지 않아 천만다행입니다.
    세뱃돈은 나가지만 역시 가족이 많은 건
    축복입니다.   

  4. まつ

    2013년 2월 12일 at 11:41 오후

    마자요, 덕평…ㅋㅋ
    우리도 전에 그런 적이 있었답니다.
    그 후로는 절대로 덕평은 안들어가요.;;

    식구가 많고 화목하기까지 한 것은 진짜 복입니다.^^
    올해는 더욱 건강하시고 좋은 일이 많으시기 바랍니다.
       

  5. 김술

    2013년 2월 13일 at 12:25 오전

    설 잘 보내시고
    간만에 형제자매 모이셔서
    즐거운 시간 보내셨군요.
    덤으로 살도 찌시고…
    당분간 굴러 다니시겠군요.ㅋㅋㅋ   

  6. Lisa♡

    2013년 2월 13일 at 5:07 오전

    오드리님.

    덕분에..

    피지오겔을 아기들 어릴 때 많이
    썼다고들..
    그래서 다 알더라구.
    로션보다는 크림이 좋다는 평이 있구요.

    ^^*   

  7. Lisa♡

    2013년 2월 13일 at 5:08 오전

    안영일님.

    그 곳의 설은 어땠는지요.
    그리스인 조르바…다시 보고픈
    영화 읽고픈 책이지요.
    좋은 채널이 있군요.   

  8. Lisa♡

    2013년 2월 13일 at 5:09 오전

    말그미님.

    세뱃돈을 규칙을 나름 정해서 주었는데
    초등학교 전은 만원.
    초등학교는 2만원.
    중학교는 3만원.
    고등학교는 5만원.
    대학교는 10만원.
    그러지 않으면 너무 나가게 되고
    헷갈려요.   

  9. Lisa♡

    2013년 2월 13일 at 5:10 오전

    마쯔님.

    덕평.

    다시는 들어가지 않을 휴게소.
    진짜…아마도 그 경험들 있을실 겁니다.
    들어가서 나가는 길이 그리되면 누구나
    그런 날엔 들어가기 싫을 겁니다.
    체크!   

  10. Lisa♡

    2013년 2월 13일 at 5:11 오전

    술님.

    아침에 운동하러 갔더니
    힘들더군요.
    겨우 뺀 살이 다시 3키로가 증량했어요.
    이 번 주 동안 다시 원위치 시켜야겠어요.
    무거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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