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imagesCAZIHPAK - 복사본.jpg

홋카이도산이냐고 물어야 하는 걸 계속 북해도산

이냐고 계속 물어보니 일본판매원이 계속 도리질

이다. 조금 아는 일본어로 계속 ‘북해도’라는 말

을 했으니 나중에 알고 한참을 웃었다. 언니는 같

은 동양인 얼굴이니 아무 생각없이 일본사람을 잡

고 ‘목욕탕이 어디로 가냐고’라든가 ‘밖에 춥냐’

라는 질문들을 해대었다. 알고보면 그럴 수 있는

일이지만 그 당시는 화가 제법 났었다. 나보다 나

이가 많은 언니들에게 자꾸 잔소리를 내는 내가 나

스스로 어찌나 못마땅한지 .. 그렇지만 나이가 들

어 실수투성이인 언니들을 보자니 답답했다.

이제 그런 모습들이 내 모습이려니 하니 겁나기도

한다. 지금도 재차 묻는나를 아이들이 싫어하니까.

imagesCAIN0K9N - 복사본.jpg

오는 날 눈이 휘몰아치고 고속도로가 통제가 되어

자칫하면 오기 힘들어지는 상황이 발생했다. 길이

없어질 정도의 눈이 도로를 덮고, 길에 다니는 이

들이 전혀 없었으며 집들은 눈에 덮여 자취를 감출

지경이었다. 나는 가지 않아도 상관없다고 했다.

다들 가지 않아도 된다고 이구동성으로 떠드니 가이

드 오빠가 자기는 가야한단다. 딸과 해물삼계탕을

먹기로 했단다. 해물삼계탕엔 뭐뭐가 들어갈까를 계

속 생각하다가 버스 속에서 잠이 들었다.

자다보니 공항 근처였다. 제 시간에 국도를 돌아서

도착하고만 것이다. 토요일이라 국도가 밀리지 않아

다행하게도 제 시간에 도착해 우리는새우튀김이 올

라간 텐뿌라 모리소바세또를 먹고 비행기를 탔다.

imagesCABBODGU - 복사본.jpg

호텔에 들어가면 와이파이가 되길래 그때야 카톡

으로온 문자를 볼 수 있었다. 미국에 있는 아들

이 계속 전쟁이 일어나느냐고 미국방송에서는 바

로전쟁이 일어난다고 하는지..그 문자 밖에 없다.

자기가 군대입대를 해야하는 이 싯점에 그런 문제

가 돌출되니 불안한 모양이다. 아무 생각없이 온천

을 하다가 나도 갑자기 불안해지고 이럴 때 전쟁이

나면 과연 어째야 하는지도 상상했다. 서울과 북한

자체를 맞바꾸는 일을정은군이 벌일까? 아들에게

일단은 안심하라는 문자를 보내고 전쟁이나도 너

는 군입대를해야한다고 말했더니 아무 말이 없다.

오는 비행기 안에서 지난 밤의 뉴스를 보니 북한

여자 아니운서 목소리가 엄청나게 겁난다. 어쩌면

저런 발언을 저런 목소리로 할 수 있는지 신기하다.

imagesCAMMW67E - 복사본.jpg

나의 언니들은 심심찮게 외국 여행을 했던 사람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매번 처음 나가는 이들처럼 구

는 게 여간 성가신 게 아니다. 이 건 어쩌느냐? 저

건 어쩌는 거냐? 일일이 하나하나 꼬치꼬치 물어보

니 대응해주기가귀찮고 짜증이 났다. 하지만 내가

나이들면 다 저러려니 하고 이해하려고 무진 애썼다.

오타루 근처에는 맛있는 제과점들이 즐비해 들어가는

곳마다 맛보기 과자나 빵을 두었는데 하나만 먹어도

될 걸 작은 언니는 5개 정도를 집어 먹질 않나…

마음에 들어서 사면 될 작은 기념품도 살까말까 망설

이느라 시간을 다 보내니 결국 나중에 후회를 한다.

그리 얘기해도 절대 고쳐지지 않는 단점이라면 단점.

식사 시간을 아껴 일찍 나와 근처 운하주변을 걷거나

하자고 해도 스시를 좀 더 먹겠다고 계속 가져오느라

나랑은 다른 여행문화를 즐기는 사람들이라 나는 늘

혼자 훌쩍 나오곤 했는데 그럴 때마다 죄짓는 기분도

들어 내내 마음이 불편했지만 지나고 나니 그런 것도

다 웃음이 나오고 얘기하며 까르르~~터지고 만다. 아

직도 칠순 육순에 소녀들의 티를 벗어나질 못한다.

imagesCAIYU3XY - 복사본.jpg

6 Comments

  1. 소리울

    2013년 3월 10일 at 9:13 오전

    다섯개 집어 먹고 싸가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아시길..
    나는 안그런다는 보장이 없으니 어쩔 것인가.
    빅토리아 폭포를 보고 엘리사벳 폭포를 보았다고 하는 경기여고 내또래 언니들 보면서
    죽는 줄 알았네.
    다들 그리 살다 늙고 병들고 죽는 거지
    북해도 구경은 잘 하셨겠소
    거기 눈이 요즘 일품이라던데.
    다리 때문에 가기로 약속 된 것 취소되어 아까운데..   

  2. Lisa♡

    2013년 3월 10일 at 11:49 오전

    소리울님.

    싸기기까지…크크크.
    그러지않는다는 보장도 없네요.
    오늘도 자꾸 다른 말을 하고는 마음과는
    다르게 나온다고 스스로 고백을..
    나도 점점 그렇게 되거든요.
    나이 많은 이들의 고민.
    눈은 완전 압권.
    설국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더군요.   

  3. 풀잎사랑

    2013년 3월 10일 at 11:55 오전

    제 날짜에 돌아오게 되어 다행이네요.
    혹가이도 북동쪽엔 눈이 엄청 와서 인명 피해도 있었다는데…

    여행기 올리면 구경 오겠쓩,ㅎ
       

  4. Lisa♡

    2013년 3월 10일 at 12:02 오후

    아..풀사님.

    그러셩~~ㅋㅋ

    홋카이도 북쪽엔 100년만의 폭설.
    우리 있는 곳도 떠나기 전날 밤부터
    무서울 정도로…근데 눈이 달라요.   

  5. 八月花

    2013년 3월 12일 at 3:52 오전

    며칠 조용하다 했더니…
    좋았겠다..
    눈,오타루, 운하…   

  6. Lisa♡

    2013년 3월 12일 at 5:54 오전

    응~~~

    오타루가 조터만.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