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목에 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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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에 든 신발을 여행가방에서꺼내면서 빨래감은

또 다른 손에 들면서 여행가방도 창고에 두려고 든다.

각각 다른 동선의 일을 한꺼번에 처리하고픈 나의 욕심.

게다가 화장실 불까지 켠다. 나중에 다 처리하고 들어

가서 이를 닦어도 될 일을..나의 이 고정된 급한 성격.

결국 여행가방을 창고에 두고 신발을 현관 신발장에 넣

고 비닐을 버리고 빨래감을 들고 세탁기 쪽으로 향했다.

그렇다고 여행 후 무지 빠르게 정리하는 스타일도 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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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시마는 완전 내 스타일의 섬이었고나오기 싫었다.

혼무라라는 마을의 ‘이에 프로젝트’를 돌다가 아이랑

마누라와 헤매고 있는 40대 초반의 남자를 보았다.

친절하게 저기가 안내소이고 거기서 티켓을 끊은 다음

가까운 곳부터 구경하라고 말해주고 시간이 없어서 부

지런히 골목길을 누비고 목적을 달성한 후, 달콤한 기

분을 즐기는 미야노우라 항에서 그 남자를 다시 봤다.

"어때요? 잘 봤어요? 다 돌았죠?" 그때 내 기분은 완전

최고로 좋았다. 그 남자가 얼굴을 일그러뜨리면서 하는

말은 "돈 아까워요, 뭐 그런 걸 보라고 프로젝트를 하

는지 이해가 안되고, 피곤하고 짜증나요~~" 띠용~~

내가 옆지기에게 말했다. " 저 남자 아내는 힘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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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룻밤을 자고 그 다음날 저녁을 먹기 전에 호텔로비에

있는데 방으로 갔던 李가 놀랜 얼굴로 달려나온다.

"친구가 죽었대" 당황한 모습이다. "왜요?지병이라도?"

자살했다고 한다. 거기서 완전나는 얼굴이 하예졌다.

60살, 훌륭한 교수였고 최고 명문교만 나온여자란다.

계속 당황하고 한국으로 전화를 하는 李의 모습은 몹시

허둥대고 기색이 안좋아보였다.뭐 갈 수도 없고 사태를

되돌릴 상황도 아니고 그저 밤새 그 친구의 이야기나

하며 아사히 캔만 구겼다.

성추행 혐의가 있었고 교수직을 사직했다고 한다. 그리고.

얼마나 억울했으면..혹은 얼마나 살기 싫고 창피했으면.

드리마틱한 인생을 살다간 그분의 명복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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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여행내내 부지런히도 찍으시던 할머니가 내게

묻기를 "두 분은 따로 돌더니 어디를 그리 가셨어요?"

나오시마에서 내리자마자 우리 둘은 일행들과 헤어졌다.

지도가 너무 잘 되어있고, 섬이 작아혼자라도 충분했다.

"네—혼무라에 가서 6개의 집으로 된 박물관을 다 봤어

요" 좋았냐고 묻는 그 분께 감동을 전하는데 그 분왈…

우리를 따라올 걸 괜히 다른 일행들과 돌은 것 같단다.

"이우환미술관엔 돌맹이 덩그러니 있고 뭐 철판 하나 있고

볼 게 없던데, 지추에는 뭐 수련 몇 개 있는 거 그건데.."

허걱!

내가 말했다. 분명히 최고로 좋은 코스로 돌았고 그 미술관

이 여기서 제일 메인이고 잘 하신 거라고..그리고 그 작품

들이 세계적으로도 엄청난 작품이라고 했다.

미심쩍어 하면서 맘에 들지않는 모양이다. 괴롭다.

나오시마에 왜? 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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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Comments

  1. 비바

    2013년 3월 20일 at 10:58 오전

    나오시마 만끽하고 오션나봐요
    창고에 보물처럼 여행기 쌓이시겠어요~ 좋으시겠다. ^^   

  2. Lisa♡

    2013년 3월 20일 at 11:06 오전

    비바님.

    강추 나오시마.
    저는 이제 혼자 휙 가려구요.   

  3. 오드리

    2013년 3월 20일 at 1:30 오후

    나도 찜!!!   

  4. Lisa♡

    2013년 3월 20일 at 1:38 오후

    동행이인.   

  5. 八月花

    2013년 3월 20일 at 2:06 오후

    나도 가야하는데..   

  6. 소리울

    2013년 3월 21일 at 1:17 오전

    구경 잘하셨나 봐
    좋겠다.   

  7. 푸나무

    2013년 3월 21일 at 1:37 오전

    정말 좋겟다.
    리사님.
    눈으로라도 구경해야지…..

    나도 오드리님처럼 찜! 하면 갈수있나요? ㅋㅋ   

  8. Lisa♡

    2013년 3월 21일 at 7:30 오전

    팔월화님.

    사람 모을까요?

    ㅎㅎㅎ
    6월에 기막힌 곳 또 갈거예요.
    재팬인사이드 들어가보세요.
    나오시마 완전 팔월화님 스탈.   

  9. Lisa♡

    2013년 3월 21일 at 7:31 오전

    소리울님.

    여태 간 여행중에 최고의 여행다운 여행.
       

  10. Lisa♡

    2013년 3월 21일 at 7:31 오전

    푸나무님.

    모을까요?
    혼자가려 했는데.
    같이가면 좀 저렴하게..할 수도 있고.
    재팬인사이드 가입부터 하세요.
    6월과 11월 기막힌 곳 가요.
       

  11. 벤자민

    2013년 3월 21일 at 9:54 오전

    나도갑시다 술값은내가 용의있음ㅎㅎ 뮈라고요 왜여자들 노는데낄라냐고요? ^^ 안끼위주먽할수없고요 ㅎㅎㅎ   

  12. Lisa♡

    2013년 3월 21일 at 1:17 오후

    아사히 맥주로 만족.
    한 캔 길다란 게 250엔 정도니
    20캔이면 족하지 않을까요?
    하룻밤에 5명 잡고…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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