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오시마.
발상의 전환을 바란다면 나오시마로 가라는 말이 맞다.
나오시마는 일본 본토인 혼슈와 큐슈, 그리고 시코쿠 사이에
위치한 크고 작은 여러 개 섬들 중의 하나로 버려진 섬이었다.
크기는 우리나라 여의도만하다고 보면 된다.
나오시마를 살린 그룹은 베넷세 그룹으로 교육사업을위주로 하는
회사로선대인 현 회장의 아버지로 부터이 섬을 아이들을 위한
섬으로 만들라는 유언을 받들무렵, 안도 다다오를 만나게 되면서
예술의 섬으로 탈바꿈하기에이르렀다.
서울에서 출발로 치면인천공항서 출발 다카마쓰공항에 내려
다카마쓰 역으로 가서 도보로 5분거리인 다카마쓰항구로 가면
페리를 탈 수 있고 1시간여를 배로 가면 위 사진과 같은 미야노우라
항이 보이면서 야요이 쿠사마의 빨간 호박이 반겨준다.
나오시마에 내린 나는 활기를 띠며 일단 골목길을 둘러본 다음
바로 순환버스를 타고 혼무라 마을로 가서 이에(집)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는 곳으로 방향을 잡았다.
‘이에프로젝트’란 마을의 오래되고 유서깊은 집들을 선택해서
세계적으로 이름난 일본작가들로 하여금하나씩 작품화를 시킨 것이다.
그게 장난이 아니다.
돌아 보면서 너무나 감동을 받았고 부러웠고 시간가는 줄 몰랐다.
제일 처음 생겼다는 가도야(Kadoya)
미야지마 타츠오 작품이다.
복구되긴 했지만 200년된 집 안에 작품을
설치했고 마을 사람들이 힘을 보탰다.
마루바닥에 신을 벗고 올라가면 많은 디지털 숫자들이
색색으로 물 속에 잠겨서 흐르는 시간과 삶의 스피드를
나타내며 한 쪽 창에는 디지털 시계가 움직이고 있다.
(아래로 세번째 사진)
리움미술관 입구에 우리가 밟고 들어가는 마루에 제작된
작가의 작품이다.
내 몸 속의 세포가 죄어드는 기분을 느꼈다.
한쪽으로는 앉을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어두운 곳에 앉아
시간의 흐름에 대해 사유하게 한다.
안도 다다오가 건축을 하고 빛의 작가인 미국태생 제임스 터렐의
빛 작품이 전시되어있다. 입장은 15분 단위로 끊어 8~10 명 정도만
입장을 하는데 캄캄한 어둠 속에서 벽을 더듬으며 실내로 들어간다.
아무 것도 볼 수 없는 상황에서 벤치에 앉으라는 안내가 들리면
벤치에 앉아 5-8 분 정도를 까만 허공을 응시하게 된다. 잠시 후
멀리 오른쪽에 약간 붉은 기가 도는 빛이 희미하게 나타나고 왼쪽
옆으로 뿌연 스크린이 서서히 나타나는데 내 옆의 李는 계속 아무 것도
보이지않아 나올 때까지 나를 의지하며 나오기도 했다. 빛이 서서히
눈에 익을 즈음 앞으로 걸어나오라는 말이 들리고 스크린을 향해 나가면
우리들의 그림자가 서서히 커지면서 스크린에 작품으로 나타난다.
그리고는 왔던 길을 약간은 익숙해진 모습들로 걸어 나가는데 여전히 어둡다.
입구 쪽 뿌연 빛의 유리창에는 바깥의 대나무 숲의 바람에 흔들리는 모습이
작품으로 그림자져서 보인다. 잊지못할 기억을 남겨준다.
안도 다다오 한 사람이 얼마만큼 이 섬과 일본에
영향을 주었는지 무학인 그가 끼치는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건축의 노벨상이라 불리우는 ‘프리츠커’상을 일본 건축가들은
2년에 한번은 받는다고 하는데 올해도 이토 도요오라는건축가가 받았다.
왜 그런지를 한번은 짚고 넘어가야 할 일이다.
미나미데라(Minamidera)
두고두고 떠오르는 집.
이시바시(Ishibashi).
센쥬 히로시의 작품이 전시된 오래된 집.
크고 눈부시고 정갈하기 이를데없는 집.
그 속에 있던 폭포와 산수화.
머물고 싶었던 순간이었다.
실내에서는 일체 사진허용은 없다.
아……………동백.
고카이쇼(Gokaisho).
마을에서 바둑을 두러 모였던 집이다.
새로 복구한 탓인지 나무향이 그윽했다.
그리고 다다미 방에 시처럼 놓인 동백.
선의 세계나 정적인 동양의 미를 보여준다.
유혹적이기도 한 느낌이다.
수다 요시로의 작품.
나무를 깍는 방법이 특별해 다른 이가 흉내도 못낸다고 한다.
동백이 흔한 나오시마에서 새롭게 만나는 동백이다.
상당히 그리고 조용하게 아름답다.
혼무라 마을 초입.
치과자리였던 곳에 위치.
눈에 단연훅 들어온다.
그 유명한 아이 러브 유 목욕탕의 작가
오타케 신로의 작품으로 개성만점이다.
독창성과 상상력이 엄청난 작가이다.
하이샤(Haisha)
본래 욕탕이 있던 자리에 있는 거대한 자유의 여신상.
아래서는 전체가 다 보이지 않는다.
2층으로 가야만 얼굴을 제대로 볼 수 있다.
일본어 발음으로 욕탕이 뉴욕과 비슷해 상징적으로만들었다.
원래 이 작가는 그런 아이디어가 뛰어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길을 잘못든 게 아닐까 하고
되돌아 나오길 두어 번…고오우진자(Go’oShrine).
스기모토 히로시.
세계적인 작가.
안내하는 이가 자랑스레 말해준다.
나는 여기서 완전히 압도되는 걸 느꼈다.
반함.
에도시대부터 제사를 지내던 곳이다.
조그마하지만 본전과 참배당이 다 들어있다.
유리계단은 신과 현실세계를 이어주는 의미이다.
신사의 느낌을 떠나 작품으로만 바라볼 때 상당히
우아하고 아름다우며 압도된다.
자연과 더불어 그 모든 것이 넉을 잃게 한다.
나는 점심시간도 아까워 간식을 사서 다니다가
여기서 바다보이는 풍경에 앉아 점심을 대신했다.
아주 많이 행복했다.
다른 일행들은 식당을 찾느라 시간을 다 허비했다.
에폭시라는 플라스틱으로 유리느낌을 냈다고 한다.
지하의 유리계단.
지상으로 통하는 계단이다.
지하세계와 지상세계를 이어준다.
신비하다.
지하의 유리계단을 보려면 안내하는 이가 주는
손전등을 들고 좁고 길다란 방공호같은 통로를
지나 빛을 밝히며 보아야 한다.
작품에 감동도 있지만 재미가 쏠쏠하다.
현재 6개로 이루어진 ‘이에프로젝트’는 여전히 진행 중이며
이 걸 다 돌아보는데는 1000엔이다.
그 외에 안도 박물관과 긴자라는 곳이 있는데 따로 500엔을
내고 봐야하며 긴자는 금, 토, 일요일만 개방하기에 못봤다.
그 외 집들도 골목길도 말할 것없이 조용하고 정갈하고 기품있다.
마침 20일부터 열리는 예술제로 인해 마을 할머니들이 모여서
커다란 독에 꽃꽂이를 하고 집집마다 대문 앞에 놓아두었다.
혼무라 마을은 며칠이 지나도 내 기분을 들뜨게 하고 아마도
모르긴해도 한 달은 즐거울 것이다. 그리도 좋았던 작품 탓이다.
며칠 뒤 혼자 훌쩍 떠날지도 모르겠다. 내 영혼 깊숙히 들어왔기에.
김진아
2013년 3월 22일 at 9:15 오전
일본인들의 이런 점…정말 얄밉도록 부럽기만 합니다.
불현듯 사라져버린 중앙청과 제주도의 까사 델 아구아가 떠올랐어요.
그 밖에 아무에게도 알려지지 않고 소리 없이 사라져 버린 것들이 얼마나 많을까요…
….
말그미
2013년 3월 22일 at 9:45 오후
와우!~~~
리사 님의 活力, 놀랍습니다.
안도 다다오의 건축에 제임스 터렐의 빛의 합작,
설치+ 행위+ 빛의 예술인가요?
귀한 경험입니다.
Lisa♡
2013년 3월 23일 at 12:56 오후
진아님.
부럽기는 정말 그렇더군요.
우리 주변에 소리없이 사라진 것들..
한두가지가 아닐 겁니다.
Lisa♡
2013년 3월 23일 at 12:57 오후
말그미님.
언제 기회가 되시면 꼭 방문할 곳이니
버킷리스트에 올리세요~~
리나아
2013년 3월 29일 at 5:33 오후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곳..
예전엔 여행사 상품이 없어서 직접 비행기 예약에 호텔이나 료칸
예약까지 직접해서 가던 곳으로 10년전 친구보니까 비용도 많이 들던데…
몇년전부터
여행사 상품으로 그리 비싸지않게 (왕복항공료+ 비지니스호텔+ 조식)
주말 1박2일상품이 있더군요.– 자유여행형태.
네다섯끼 식사와 입장료와 그곳 교통비 등은 자비로 .
내도 함 가려고 맘먹고 있는 중… 갑자기 시간이 좀 주어질 것 같아서리.. 5월,전후 예정
근데 갔다와서 바로 또 가고 싶나요… 다 못봤어요? ^^
화끈하고 욕심도 많지~!!
Lisa♡
2013년 3월 30일 at 10:12 오전
저 또 가요.
4월에…헤헤.
돈 그리 비싸지 않게 가거든요.
개인적으로 가면 약 90~100만원들 것 같구요.
1박2일에
저처럼 동호회 멤버들과 가면 60-70만원에
갈 수 있다고 봅니다.
2박3일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