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다 다르다.
알고 있는 사실이지만 그래도 친한 사람과는
되도록 같은 감정으로 사물을 바라보게 된다.
하지만 그것조차 쉬운 일은 아니다.
인간의 다양성이랄까?
숙의 집에 새로 장만한 거실스탠드를 보는 순간
저런디자인을 누가 사나했더니 내 초딩친구 숙이
사는구나 했다.
아무르 영화를 보고 재미없다고 한 오드리언니와
같은 영화에 감동을 무지 받은 나도 있으니 말이다.
며칠 전 ‘누구의 딸도 아닌 혜원’을 보고 홍감독
영화 중에 제일 재미없다고 한 글을 읽었는데
N은 홍감독 영화 중 제일 재밌다고 한다. 나는?
짭짤한 재미를 느끼며영화가 끝나는 게 아쉬웠다.
서울대 Y교수의 부고를 본 친구남편의 한마디.
인생무상하단다. 그 교수와 사촌지간이던 그는
한 때 그와 의절을 하고 인연을 끊고 지내다가
어제 그의 부고소식에 혼자 씁쓸했다고 한다.
더욱 씁쓸한 건 그의 부인이 몇 달 전에 먼저
세상을 떴고 곧이어 그가 죽음을 맞으니 의절은
했지만 그런대로 회한이 섞이는 모양이다.
의절의 이유는 아버지가 진 빚을 그 형이 돌려
달라고 아들인 친구남편에게 말했다는 것인데
그 과정에서 거의 협박수준으로 이제 갓 사회에
진출한 그에게 성가시게 굴었던 모양이었다.
그게 죽음과 연결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사촌
형의 죽음 앞에 씁쓸해지는 기분을 느낀단다.
나이가 들어간다는 증거이다.
요즘 옷 갖춰입기가 힘들다.
바람이 차가운 거 같아 약간 두꺼운 옷을 입고
나가면 실내에 들어가면 덥고 차를 타도 덥다.
그렇다고 살짝 가볍게 입으면 바로 추워서 덜덜
떨게 되는 게 요즘의 옷차림이다.
약간 따스해지면 입어야지 하고 벼르던 옷을 아예
입지도 못한 채 지나가길 여러번 이 번 봄에 꼭
입어줘야지 하고 벼르지만 반드시 어중간한 옷이
있기 마련이다. 봄이 아주 후딱 지나가기 때문이다.
봄바람 무드라 얇게 입고 나가면 지나치게 춥고
그러다보면 꼭 이럴 때 입어야지 하고 사둔 옷이
어느 새 입지도 못하고 지나가버린다.
옷장에 그런 옷 한 두벌은 갖고 있기 마련이다.
아버님 제사를 지냈는데 남편과 둘만 지내려니
이번 제사야말로 유독 쓸쓸하다.
절 몇 번 하고 술 한 번씩 올리니거의 끝났다.
아이들도 없고 형제도 없다보니 늘 그렇다.
재래시장에 가서 장보는 일도 그다지 힘들지
않는 건 먹을 사람이 없다보니 약소하게 준비를
하게 되고 금방제수준비도 끝난다.
재래시장 한바퀴 돌면 살 수 있는 건 대충 다 산다.
마지막 한우집에 가서 산적거리를 준비하면 된다.
몇 십명이 오는 집안의 제수거리 장만과는 비교가
안되고 한산하기만 하다.
정말 간혹은 시끌벅적한 집안의 제사가 부러울 때
있고 친척이 많은 집안이 부러울 때 있다.
제사나 명절때 특히 느끼는 감정이다.
말그미
2013년 3월 24일 at 2:32 오후
리사 님 효부…
두 분이 정성스레 제사 지내는 모습이
보이는 듯합니다.
그래도 제관이 너무 많으면 정신이 없어
리사 님 몇 배는 힘드실 텐데요…
푸나무
2013년 3월 24일 at 2:35 오후
혜원…
리사님 글 읽으니 급 보고 싶음.
홍상수 감독 영화는
겁나 생각을 많이 하게 하는 재주가 있어요. ㅎ
맞아요., 옷,
봄추위….
갈만도 한데 이번에는 유별나게 심술궂어요.
김진아
2013년 3월 25일 at 7:49 오전
봄이 점점 짧아지고 있다는 …옷을 보면 알 수 있어요.
여름 옷이 2주 전부터 나오고 있답니다.
제사 지낼때의 모습에…
뭔지..자꾸만 감기네요.
Lisa♡
2013년 3월 25일 at 1:22 오후
말그미님.
당연히 힘들겠지요.
그냥 외로움에 해본 푸념이지요.
그래도 동서나 식구들이 많으면
품앗이해서 포틀럭처럼 서로 해와서
같이 지내는 집들도 있어서 보기 좋던데요.
며칠 전부터 가서 전부치고 일하는 집도
있고 ..그건 좀 내 스타일은 아니라.
그래도 외로운 것보다는 나을 것 같아요.
남편이 몹시 외로워 보여서 안됐어요.
Lisa♡
2013년 3월 25일 at 1:23 오후
푸나무님.
함봐요.
재밌어요.
아쉬울 정도로.
그리고 나름 인간심리에 대해
그리고 남녀관계에 대해 생각케 해요.
Lisa♡
2013년 3월 25일 at 1:23 오후
진아님.
아들 셋 넉넉히 두셨으니..
워낙 남편 쪽이 수가 적어서
이럴 땐 좀 그래요.
김술
2013년 3월 26일 at 8:24 오전
그래도 막상 수두룩빽빽하게 많으면
외아들한테 시집갈 걸 하고 후회하실텐데…
참 간사한게 사람같군요.
짜장을 시키면 짬뽕이 먹고 싶고
짬뽕을 시키면 늘 짜장냄새가 고소하고
그러다 짬짜면 시키고 후회하고…
그것이 인생?
ㅋ 쫌 거창하네요, 인생을 같다붙이기엔.
Lisa♡
2013년 3월 26일 at 8:28 오전
그러네요.
그런 게 인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