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간적으로 허기를 느꼈다.
그렇다고 딱히 뭐가 먹고싶거나 그런 건 아니고.
식사시간도 아니었다.
내 책상 위에 있을 롤링핀의 꿀빵도기억했지만
부드러운 국물같은 게 땡겼다.
길에 지나가다 우연히 발견한 오뎅(어묵).
400원.
5개를 사서 담았다.
2000원.
비닐에 싼 스치로폴 그릇에 담아준다.
저 다이옥신은 어쩌나..하루 저 량이면 괜찮을까?
잘 불어서 흐물거리는 오뎅을 방으로 갖고와서
나무젓가락으로 끌어올려 후후불며 미친듯이
마파람에 게 눈 감추듯이 먹어치웠다.
완전 맛있어..
늘 이맘때면 제천에 한 번 간다.
가서 유명한 닭장작불 집에서 식사도 하고
그 주변에 흐르는 강둑에 곱게 올라 온
원추리를 캐러 가는 것이다.
냉이나 쑥은 조금씩 올라오지만 눈밖이다.
쏙쏙 올라 온 원추리를 잘라 담느라 정신이 없다.
흐르는 강물은 맑고시원하다.
주변의 트랙터들은 봄밭을 갈아엎느라 분주하다.
그러나 느리게, 조용히..봄을 맞는다.
원추리를 4인분 정도를 캐어서 3명이 나눠가졌다.
내가 운전한 까닭에 식사비는 다른 이가.
그 원추리를 어제 따로 담아 미술사 교수님께
조금 드리니 나물을 좋아하는 분이라 눈빛이
살짝 달라지며 반기는 눈치다.
점수는 이렇게 얻는 것이다.
위의 연인.
예사롭지 않은 그들과 자주 부딪히게 되었고
급기야는 안도 다다오 박물관 정원에서 발견했다.
둘의 패션을 보라.
나오시마에 맞는 패션에세련된 커플룩이다.
커플룩하면 같은 유치찬란한 티를 입거나 같은
색의 같은 모자나 똑같은 유치원생 같은 패션을
해야만 하는 게 아니란 걸 보여준다.
쿠사마의 도트가 들어간 여자의 배낭과 남자의
머플러와 저 희안한 구두를 보면 알 수 있다.
상당히 신경쓴 커플이다.
커플룩 저 정도는 되어야 한다니까.
모임이나 3명이상에 모인 자리에서
본인이 주인공이 되지않으면 따분해서
비틀거나 다른 생각을 여지없이 한다거나
먼저 가거나 지루함을 하품으로 표하거나
눈을 감고 있거나 그런 부류들이 종종있다.
이거이거 어째야 할 인간들인지.
그렇다고 자기가 주인공이 되면 다른 이들을
재미있게 해주거나 좌중을 압도하는 카리스마가
있는 것도 아니거든.
이거이거 짜증나는 군번이다.
내 주변에 딱 그런 이가 가까이 있는데 나보다
나이도 많고 이거이거 어찌 고쳐야 하나.
근데 어제도 곁에 있어도 보이지않는 무존재감인
사람을 다시 발견..아..이런 사람 꼭 챙겨야 한다.
Hansa
2013년 3월 29일 at 12:10 오전
원추리 새싹 나물, 무슨 맛일까요?
원추리꽃 향이 살짜기 나나요? 하하
나를 찾으며...
2013년 3월 29일 at 12:29 오전
이거이거 ~이
글 읽다가 우스워 중는 중 알았어요.,,
마지막 줄
꼭 추임새..넣으놓으신고 가타서요.ㅎㅎㅎ
완전 맛있어..
점수는 이렇게 얻는 것이다
커플 룩은 저 정도 ….
아~ 이런 사람 꼭 챙겨야한다…
Lisa♡
2013년 3월 29일 at 12:38 오전
원추리나물은 초고추장에 무쳐서
먹는 맛으로 저는 선택을 하는데
부드럽고 세지않아서 좋아요.
우울증에 좋다고해요.
꽃도 약용이라고해요.
항암효과..어떻게 먹는지..꽃은.
제가 나물을 좋아하다보니..ㅎㅎ
Lisa♡
2013년 3월 29일 at 12:39 오전
나찾님.
존재감이 없는 사람은 자기도 모르게
따돌림 당하기 쉽거든요.
그래서 늘 누군가가 좀 챙겨서 그 일원에
존재할 수 있게 해줘야 해요.
갈수록 그런 사람들이 눈에 띄어요.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닌 전혀 눈에 안띄는 이들 있어요.
깔깔…너무 재밌죠?
빈추
2013년 3월 29일 at 4:07 오전
제천, 충북에서 세번째 큰 도시로 알고 있는데
제가 사는 동네 구인구의 반도 안되건만 ㅎㅎ
인구 십여만정도로 10시 넘으면 대부분의 상가들도 문을 닫는다는
소문의 도시까지 원추리 봄나물 사냥을 떠나시다니요.
장락쪽에 강이 있었나하고 옛기억을 더듬고 있습니다만…잘.
예, 봄~!
cecilia
2013년 3월 29일 at 12:15 오후
위에 커플 구두도 구두지만 양말 색깔도 보통이 아니네요.
구두와 양말의 색을 일부러 언밸런스하게 했나봐요.ㅎ
Lisa♡
2013년 3월 29일 at 2:39 오후
빈추님.
장락?
다음에 가면.
거기 용소막성당이 있어요.
가까운데 베른성지도 있구요.
봄…보로봄.
Lisa♡
2013년 3월 29일 at 2:40 오후
헉 세실리아님.
역시 눈썰미가 보통 아니네요.
요즘 그런 게 유행.
머리도 완전 언밸런스하게.
리나아
2013년 3월 29일 at 5:28 오후
내 눈엔 저 커플룩 글쎄…..!!
나오시마에서만 재미로 그러면.. 위트있게 애교있게 봐주겠어욤…
일부러 저러기엔 ..ㅎㅎ 구두도 그렇고 ..돈좀 썼겠네요
Lisa♡
2013년 3월 30일 at 10:10 오전
리나아님.
제가 직접 봤을 때는 상당히 세련된
멋쟁이들이었어요.
일본애들 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