뱀이 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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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나오시마를짭짤하게 다녀왔다.

역시 너무나 완벽한 여행이었고, 즐거웠으며

거기에 더한 헤프닝까지 생긴 여행이었다.

나오시마를 지난 달 다녀오고 잊지못해 있던

참에 다시 저렴한 가격으로 나오시마와 사누끼

우동체험까지 곁들인 공지가 뜬 것이다.

신기한 것은 조블러 3명이 우연히동행을 했다.

한 명은 내가 초대를 한 것이고, 한 명은 우리의

인솔자인데 한 달 전에 블로거가 되었다고 했는데

시종일관 유머가 넘치는 통에 웃음바다 여행이었다.

돌아오며 다시 가고픈 여행이었다면 성공적이다.

나오시마는 언제나 다시 가고픈 적성에 맞는 곳이다.

영원히 잊지못할 여행이 되어버린 것은내가 정말

생각지도 못하게 뱀에 물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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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나서 한 번도 물리기 힘들다는 뱀에 물리다니.

그것도엄청난 길이의 커다란 뱀으로 구렁이라고도

누군가는 말한다.

숲길, 즉 옛 일본의 올레길을 걷는데 제일 앞서 갔다.

갑자기 따끔한 가시가 내 발목에 감기며 가시나무가

있나 하고 " 가시나무가 있나봐, 가시에 4번 정도 찔렸어"

하며 아래를 보는 순간과 동시에 옆의 친구 B가 "아아악~~"

고함을 지르고 그와 또 동시에 커다란 뱀이 도망을 갔다.

나뭇잎의 색과 비슷한 밤색과 초록이 섞인 색으로 그리

큰 뱀은 처음봤다. 길이가 약 1미터 30은 되고도 남는다.

그리고 이내 내가 "나 뱀에 물렸나봐" 했다.

응급처치를 친구인 B가 얼마나 열심히 하던지 그 굵은

다리가 멍이 다 들것만 같았고 남자 두 명이 같이 다리를

잡고 피를 훑어 내리고 난리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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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히 병원을 알아보고 일행들을 남겨둔 채 차에

타고 병원으로 향했다. 그 와중에 의연한 내 태도

덕분인지옆에서는 사진을 찍고병원에서도 기념

촬영을 해야한다고 부지런히 병원까지 찍었다. 나도.

뱀에 물리는 일이 발생했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정말

아무렇지도 않았고 별 일이 없을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의사가 없는 병원을 뒤로 하고 또 다른 병원을 물색해

돌고 돌아제법 커다란 병원에 도착, 의사를 만나니

표정을 보자 안심이 되었다. 독사는 길이가 짧고 작단다.

이빨자국이 아래 위로 4개가 찍히는데 나는 양 옆으로

두 개의 이 자국이 두군데 나있었다. 병렬로 띄어서 4개.

병원비가 많이 나올거라고 같이 다니던 공무원 세노상이

걱정을 하고 보험을 들어 괜찮다고 서로 안심시키며

병원비를 계산하니 3700엔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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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사에 물리면 바로 5분 안에 다리가 붓고

열이 나고 심각해진다고 한다.

우리는 그 시간 이후로 룰루랄라 하며 기다린 팀들에게

야콘우동을 맛있게 쏘고, 다니면서 내가 말만해도

뱀기운이 뻗친게 틀림없다거나 뱀빨을 받는다거나

뱀독이 퍼지는 시간이라며 놀리곤 재밌어 했다.

세상에 뱀에 물리다니 너무나 웃기는 일이고 나는

오히려 이런 경험을 했다는 게 재미있기까지 했다.

얼마나 신기한지..오늘 알았는데 그런 영물에 물리면

그 해는 운수대통한다는 말이 있단다.

으흐흐흐ㅡㅡㅡ운수대통이라니. 좋아라.

아직 내 발목에는 붕대가 감겨있고 붓지는 않았고

오히려 발목이 가늘어진 느낌이 든다.

올해는 뱀띠해 아니던가. 나 이제 운터질 일만 기다려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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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Comments

  1. 리나아

    2013년 4월 17일 at 3:29 오전

    어머나 세상에….!
    아마도 독사는 아닌것 같아보여 다행인데…정말 별일이네요. 별일없을까…?
    별일이야.. 그저 올해 운수대통소식이나 들려줘요~~

       

  2. 김삿갓

    2013년 4월 17일 at 4:29 오전

    하이고 요즈음 속세가 싫어서 잠수 타던 중이였는데 리사님 비암 에 물렸다는 소리에
    깜짝 널라 수면으로 올라 왔버렸당꼐로.!! 암튼 독사가 아니라 참 다행 이였고 둘쨰론
    뱀해에 뱀에 물려 운수 대통 할것 같아 좋았고… "요것이 무엇이냐 요것이 바로 비암.
    요것만 먹어봐!! 거시기 밑이 축축축 한 사람 매일 죽어 있는 사람 요것 만 먹어봐!!….
    자! 자! 자! 아이들은 가고… 후렴!!" 예전에 길에서 어떤 약장수 분이 했던 말이 괜시리
    떠오르네요. ㅋ

    리사님 방가!!! 그리고 위에 리나아님도 방가!!! 그럼 두분 낸중에 또 뵙겠구먼유!
    구~우벅! ^_________^   

  3. Lisa♡

    2013년 4월 17일 at 8:27 오전

    리나아님.

    독사는 아니고 밤색이 섞인 그린색 뱀이었어요.
    색이 아주 예쁜 뱀이었어요.
    며칠 전 뱀피 가방을 샀더니 그런 일이..후후후
    아무렇지도 않고 아마 운수대통하려고 그랬나봐요.   

  4. Lisa♡

    2013년 4월 17일 at 8:28 오전

    삿갓님.

    오랜만입니다.
    세상에 별 일이 다 있죠?
    제가 에피소드의 여왕으로 등극하려나봐요.
    신기한 일이었어요.
    그나저나 물밑에서 잘 지내시죠?
    언제나 건강하구요.
    나이들면서는 건강이 최고더라구요.   

  5. 오현기

    2013년 4월 17일 at 9:29 오전

    참으로 느긋하고 대뱀하세요…   

  6. Lisa♡

    2013년 4월 17일 at 9:41 오전

    큭큭큭…네 다들 절더러 대뱀하다고들…

    아무래도 제가 좀 둔한건지..그래도 4군데
    물린 걸 알 정도라며 민감한건데…후후   

  7. 서영

    2013년 4월 17일 at 10:40 오전

    앗.깜딱이야…
    클날뻔했네 리사 그쪽이 따뜻해서 벌써 뱀이나온걸까?
    누가 산에가자면 제일먼저 뱀나올까봐 안가는편이지 ㅎㅎㅎ
    주말에 청계산자락 에 쑥캐러 가기로했는데 뱀나올까 벌써오싹거려요..용감한 리사..   

  8. Lisa♡

    2013년 4월 17일 at 12:38 오후

    서영님.

    뱀은 건드리기 전엔 절대 공격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스틱을 갖고 가서 먼저 땅을 슬슬 헤친
    다음 수다떨면서 캐면 거의 확률제로입니다.   

  9. 김진아

    2013년 4월 17일 at 1:56 오후

    시골에 살 때에, 고사리 뜯으러 산에 올라갈때면 어른들이 늘 그러셨어요.
    뱀 조심하라고, 특히 바위와 고사리..축축한 습기가 많은 쪽엔 늘 뱀이 있다고 하셨거든요.

    리사님..

    올해 운수대통…액땜 크게 하시고, 좋은 일들이 대기번호표 받고 기다리고 있을것 같습니다.

    다행이세요. ^^   

  10. Lisa♡

    2013년 4월 17일 at 11:42 오후

    진아님.

    그렇다네요.
    축축하고 습기가 있는 곳에 뱀이 있대요.
    요즘은 봄이라 뱀들이 깨어나 설치는 기가
    뻗치는 계절이지요.
    후후후——-제가 나뭇잎 아래 숨은 뱀을
    모르고 밟은 모양이예요. 미안하죠. 인간이.   

  11. 욘사마

    2013년 4월 18일 at 2:06 오전

    부지런도 하셔라~~ㅎㅎ
    뱀의 기운을 듬뿍 받으셨으니 정말 올해 운수대통이랍니다~
    스마일 세노상이 전화해서 안부를 물었답니다~^^
    리사님덕분에 아니아니 이제는 뱀녀님으로 거듭나신 덕분에
    유쾌…상쾌한 여행이였습니다~ㅋ   

  12. Lisa♡

    2013년 4월 18일 at 5:54 오전

    에쿠~~욘사마님.

    내가 먼저 들어갔어야 하는건데.
    한 발 늦었네요.
    아무튼 욘사마님의 얼굴만, 아니
    이름만 떠올려도 웃음부터.
    우리끼리 한 번 뒤풀이합시다.
    이런 뒤풀이 너무 즐거울 듯.

    나이 나중에 알았는데 너무 젊어보여요.
    잘 생겼고…..오빠!   

  13. 욘사마

    2013년 4월 19일 at 1:33 오전

    ㅋㅋ 이젠 뒷풀이 날짜만 기다리고 살아야겠네요~ㅎㅎ   

  14. Lisa♡

    2013년 4월 19일 at 1:06 오후

    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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