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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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부 의사이신 분들이 있다. 남편은 이비인후과.

부인은 소아과로 나란히 자리하고 있는데 목이 계속

안좋아 이비인후과로 갔더니 부인병원에 가서 청진을

좀 하고 오라는 것이었다. 소아과이지만 내과나 마찬

가지이다보니 실제 살에 청진을 대고 세심하게 진찰을 하신다.

워낙 오래 전부터 다닌 병원에 이웃이라 두 분다

나랑 친하지만 병원엔 오랜만에 갔는데 아이들 이름을

다 외우시고 전부 기억하시는 것이었다.

재미난 것은 남편분이 날더러 부인병원에 가서 청진을

하고 수다를 마구 떨다가 와도 된다는 건데 문제는

둘이 만나면 분명 왕수다를 떨 걸 예상하셨다.

정말 우리는 손님이 없는 시간이라 왕수다를 떨다떨다

모자라 나중에 점심약속을 하고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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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은경씨가 아직 어리다보니 아이들 학부모 모임에

가서 열받아서 왔다. 급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입을 모아 돈을 좀 내어서 급식을 상향조정하자는건데

은경씨 말로는 그게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다들 먹는 급식에 하루 한 끼 먹는데 뭘그리 까탈스레

구는지도 그렇고 돈이 없는 집들도 있을텐데 유독 자기

아이들만 입인양 구는 게 거슬린 모양이다. 그리고 다

알아서 영양공급을 해주는 식단을 오죽 알아서 짰을까

싶어서 화가 난다는데 내가 들어도 그렇다. 요즘 젊은

엄마들이 보는 눈과는 다르겠지만 대부분 다 알아서

해주고 나도 급식하는 걸봤는데 그런대로 괜찮다.

늘 그렇게 자기 아이들만 대단하게 여기는 이들이 꼭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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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들은 나오시마 지추미술관 주변 꽃밭 사진이다.

수련이 주 전시물이다보니모네의 정원에 가서 직접

수련을 좀 가져다가 이렇게 꾸며 놓았다.

하고픈 말은 꾸며도 이렇게 꾸미면 좀 좋아. 꽃의 색

배합이나 모든 면에서 우리는 좀 떨어진다. 차라리 녹색

으로만 하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 꽃은 우리나라에도 다

들어와 있는 서양종이 주류인데 우리는 왜 이렇게 꾸미지

못하고 금잔화나 들국화나 이런 종류들에도 색을 못맞추는지

그리고 어떤 분량적인 배합에 있어서도 세련되지를 못해

늘 어디 정원을가도 불만이 생길 적이 많다.

지추의 주변 정원을 보며 정말 부러웠고 할아버지 한 분이

계속 쓸고 다듬고 있었는데 일본 관람객대부분이 할아버지께

모두 인사를 나누고 아는 척을 하고 고마워했다.

이런 부분뿐 아니라 어쨌든 배울 점은 있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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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잘 찍지 않는데 이번에 몇 장을 찍게 되었고

사진을 계속 눌러대는 남자 때문에 사진이 많이 찍혔다.

아…내 모습이란 끔찍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나이 든 자기 모습이나 생각보다 못

나온 사진을 보고 싶어하지 않는다.

나 또한 짧달막하고 공처럼 둥글고 목도 자라목같은 내

모습이 외면하고만 싶어진다.

그렇다고 사실 그대로인 사진을 거부한다면어리석은 짓이고

이제 할 일은 늘 마음만 먹고 하지 못하는 그 다이어트.

그걸 해야만 하다는 결론인데 사실 나도 그렇고 많은 이들이

자신의 모습을 늘 좋았던 시절 그대로이길 바라는 것 같다.

사랑하는 사람이 나이들고 변한 모습에도 불구하고 변치않는

이들은 사랑하는 사람의 가장 아름다웠던 때를 늘 가슴에

담고 있기 때문일꺼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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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법칙 중에 머피나 데자뷰나..여러가지가 있지만

유독 나와 관련된 일련의 사건이나 책읽은 내용이나

이런 것들이 연달아 언급되는 경우가 잦다.

뱀에 물린 후 첨으로 수업을 들으러 갔는데 내용이

주로 독이나 뱀이 나오는 게 아닌가? 게다가더 웃기는 건

수련을 보러나오시마에 가는데 미국서 아들이 사진문자다.

며칠 전 즐거운 주말을 보냈는데 미술관에 가서 수련을

봤다면서 인상파들 그림을 관람했다면서 수련사진을 보내왔다.

끼워 맞추자면 그렇지 않은 게 없겠지만 묘하다.

4 Comments

  1. 욘사마

    2013년 4월 19일 at 1:39 오전

    사진 속의 리사님은 비타민 그 자체였답니다~ㅎㅎ
    아니 수련을 닮았다고나 할까요?^^
    역시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운 거… 맞습니다!!!
       

  2. Lisa♡

    2013년 4월 19일 at 1:05 오후

    왜 이러시나요~~~

    정말 문제잇는 여성이더만…ㅋㅋ   

  3. 리나아

    2013년 4월 19일 at 2:41 오후

    정말..묘하네요? !
    아무리 생각해봐도 어찌 그 이쁜 ? 색깔뱀이 내 다리에 와서 척,휘감다니..
    또 휘 감는것도 모르고 물리기까지…
    게다가 그리 놀라지도않고..
    끔찍한 일인데…정말 묘해~!

       

  4. Lisa♡

    2013년 4월 19일 at 11:56 오후

    제가 신묘하다는 말 많이 듣거든요.

    후후후….제가 생각해도 제가 정상적인
    아줌마는 아닌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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