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은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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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열차를 타보기로 했다.

내일.

새벽에 서울서 출발, 제천서 갈아타야한다.

용감한 아줌마가 되어보기로 했다.

친구랑 둘이.

요근래 국내 여행을 좀 덜한 기분이 들어서

손해보는 느낌이 든다.

공연히 그런 기분.

딸도 혼자 국내를 돌아다니겠다고 하니

미리 엄마가 간을 봐야할 듯.

이런 게 다 핑계라는 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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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 빌라에서 솎아 낸 비비추를 얻어다가

우리 집 앞과 주차장 옆 빈터에 심었었다.

어제 오늘 내 눈을 즐겁게 해주고 있다.

비비추는 무성하게도 자라고 있는 중이다.

살짝 퍼뜨린 애기똥풀도 드문드문 심어 두었는데

내년엔 제법 퍼질 듯한 기세다.

은근히 돈을 들이지 않고 퍼뜨린 게 나의 실력인 듯

즐거워지고 우쭐해진다.

이 것도 병?

맞다. 돈을 들이지 않았다는 게 가장 우쭐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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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녀석이 이제 3돌이 지나는 자기 딸이

처음으로 변기에 앉아 똥을 누는 걸 성공했다면서

변기째 사진을 찍어 보냈다.

이거이거 너무 한 거 아니니?

나 참 기가 막힌다.

난 그 아이가 그리 예쁘지도 않는데 지만 이쁘면

되었지 아기의 응가까지 봐줘야 하다니.

조카가 어릴 때 아주아주 예뻐했었다.

그러나 자라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이람.

회사에 취직할 때도 옷을 내가 사주고, 군에 갔을 때

면회도 엄마대신 내가 갔건만 첫 월급 탔을 때 지엄마만

챙기는 걸 보니 역시 조카는 소용이 없더라구.

세상만사가 다 그런 걸. 지금 자기 딸을 내게 자꾸

들이미는데 도대체나에겐 멀기만한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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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가 얼굴에 뭘 집어넣고 손도 못대게 한다.

한동안 아팠고 함부로 만져도 안되며며칠

아주 신중하게 붓기를 빠지길 기다렸고 술을

좋아하는 그녀가 이젠 술과는 거리가 멀게 됐다.

나도 인간인지라 얼굴이 처지기 시작했는데

어느 성형외과에 아들 상처땜에 갔을 때 콩주사인지

뭔 주사인지를 맞으라고 했고 P는 자기 결과를

보다가 좋으면 날더러 병원에 가서 얼굴을 당기란다.

하지만 나는 듣기만 하고 관심있는 척만 한다.

사실 관심도 있다만…영…아프다니까….그리고

시누이 남편인 의사샘이 반드시 인위적인 어떤 것은

보상을 나중에 받는다고 하니 캥기는 것이었다.

오늘 두번째 상큼한 맛사지를 받았다. 얼굴이

올라가고 예뻐지고 작아지는 느낌이 팍팍든다.

후후훗~~~ 얇은 귀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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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Comments

  1. 나를 찾으며...

    2013년 5월 14일 at 2:39 오후

    사진에서 우러나는 리사님시선들! 넘 좋아요~ ㅎㅎ
    특히나 밑에서 두 번째 사진은 오베르의 밀밭길 같다는 느낌이..쨘~하고 들었어요.ㅎㅎ

    글 다 읽었지만 오늘은 사진 이야기만 하고 싶어요.ㅎㅎ   

  2. 김술

    2013년 5월 15일 at 12:12 오전

    그럼 지금쯤 열차안?
    잘 다녀오삼!    

  3. 좋은날

    2013년 5월 15일 at 12:42 오전

    저도 오지여행을 엄청 선호합니다.

    여럿이 단체로 가는 여행은 손사래.
    안해와 단 둘 아니면 혼자갑니다.

    여행은 왁짜하면 이미 순수한 의미의 여행 아닌 관광입니다.

    사진의 시선이 저와 일맥이 상통합니다.
    저는 인물사진을 거의 안찍습니다.

    유일하게
    안해 지청구를 듣는 부분입지요. ^^

    오지에서 길을 걷다가 나와 대면케 되는 그 순수한 길의 노정.
    많이 담아오시길요.

       

  4. Lisa♡

    2013년 5월 16일 at 1:39 오후

    나찾님.

    어머…시력 좋으네요.

    저거 밀밭 맞아요.
    저같으면 보리밭인가 했을텐데.   

  5. Lisa♡

    2013년 5월 16일 at 1:40 오후

    술님.

    맞네요.
    그 지금쯤 열차 안 맞습니다. 맞고요.
    협궤열차 구엽더라구요.   

  6. Lisa♡

    2013년 5월 16일 at 1:41 오후

    좋은날님.

    제가 인물 사진 거의 안찍습니다.
    ㅎㅎㅎ
    오지라기엔 좀 그렇치만 좀 재미난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7. 벤조

    2013년 5월 17일 at 1:21 오전

    리사님은 외계인이라며?
    외계인도 얼굴이 쳐져요?
       

  8. Lisa♡

    2013년 5월 17일 at 1:56 오후

    쳐지더군요.

    그런데 요즘 맛사지 효과가 보입니다.   

  9. 김삿갓

    2013년 5월 17일 at 8:35 오후

    저도 앞으로 미국서 오지 여행을 많이 할것 같습니다. 요번 이곳 기차 기관사 모집에
    채용이 되여. 5월 27일 부터 시작.약 2 년간의 훈련을 마치고 되는 프로그램 인데
    경험 없는 사람 바닦 부터 시작 하여 기관사가 되는 거지요. 구름떼 같이 몰려온
    젊은이 지원자들 사이에 제 나이로 채택 되였다는 자체가 정말 하늘의 도움…
    꿈만 같습니다. ^_______^ 암튼 조만간 은퇴 하여 고국이나 나가서 살려 했던
    마음은 당분간 접어 두고…. 10년 정돈 열심히 미국 방방곡곡 오지들을 다녀 봐야 할것
    같네요. 면접떄 회사에서 하는 소리가 2년간은 무쟈게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열악한
    환경에서 일을 하게 될거고 3년 차 부터 편안해 진다 하여 조금 겁도 나며 기대도
    해 봅니다. 리사님이 열차를 타고 오지를 다녀 오셨다 하여 이렇게 안부겸 제 소식 겸
    겸사겸사 들렸다 갑니다. 좋은 시간 되세유!!!! ^_________^ 구~우벅!!!   

  10. Lisa♡

    2013년 5월 18일 at 2:08 오전

    어머…너무 멋집니다.

    세상에~~박력으로 됐나보네요.

    좋은 경험 많이 하시겠습니다.ㅈ
    좀 힘드시더라도 잘 참고 끝까지 성과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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