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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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를 건넜다는말은 돌이킬 수 없다는 말이다.

나는 요즘 내가 다리를 건넌 게 아닌가 싶다.

그게 말인즉, 더 좋은 방향으로 건넜다는 뜻이다.

어떤 미련에 있어서, 욕망에 있어서전부는 아니지만

그나마 많은것에서 벗어버렸다는 말이다.

세상의 어떤 면을 버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어쩌면 내가 다 가질 수 없는 부분에 자신이 없어져서

그런 선택을 했다고 할 수 있지만 뭐가 중요한 것인지

진정으로 알게 됐다는 말이기도 하다.

그럼 내가 성숙한 인간이 되었다는 것인가?

꼭 그렇다고 할 순 없다. 영원히 철이 없는 편에 속하는

인간이기도 하지만 완벽할 순 없고, 또 완벽해진다고한들

곧은 길이 재미가 없듯이 완벽함 또한 어쩌면 즐겁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완벽해지고 싶지는 않다.

어렵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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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아들이 공군에 지원을 대신 해달라고 해서 지원서류를

갖춰둘째에게 지원을 하게 했다.

4월에 지원을 해서 5월에 가는 방향으로 하려했으나 아들이

미국에 있는 관계로 면접시간이 맞지를 않았다. 5월 지원을

했는데 둘째가 놓친 것은 미국학교 성적표를 번역공증을 거쳐

지원을 해야하는데 그냥 원본 그대로 보낸 것이다.

연락이 와서 다시 부랴부랴번역공증을 거쳐팩스로 보냈다.

서류를 보내고는 반드시 잘 들어갔느냐는 확인을 해야하는데

너무나 통화 중이기도 했고, 정신이 없어 확인을 놓치게 되었다.

오늘 아침에 발표날인데 겨우겨우 통화가 되어 서류가 들어갔나

떨면서 확인을 했더니 서류는 들어왔고 1차 합격도 알려준다.

에휴~~어젯밤부터 사실 엄청 떨었다. 혹시 서류가 들어가지

않았을까봐. 그랬다간 까칠한 아들에게 당할 일이 끔찍했다.

얼마나 다행인지..미리미리 확실히 해두지 않은 것에 대해

후회를 하고 또 하고 내가 사는 게 이렇다. 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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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 떡집에 떡을 맞췄다.

처음이다.

아예 만들어진 떡을 주문한 적은 있지만 쌀을 갖다주며

떡을 만들어 달라고 한 예는 없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모르고 쌀을 선뜻 갖다 맡겼는데그 비용이

쌀을 주고 하는 것과 주지않고 맞추는 것과 차이가 만원

이었다. 한 말에 쌀을 주면 4만원, 그냥 해달라고 하면

5만원이란다. 여기서 잠깐 헷갈렸다.

내가 갖다 준 쌀은 아주 비싼 쌀인데 그럼 더 맛있겠지.

방앗간에서 그냥 주문해서 하는 쌀은 거의 중국산이란다.

잠시 고민을 했다.

이걸 어쩌나…보통 주문을 할 때는 쌀을 미리 불려서

갖고 가 그 자리에서 바로 떡을 찌게 해야한단다.

헉~~완전 야무진 아줌마들. 나와는 거리가 너무나 먼.

아무튼 딸이 백설기가맛있다는 말에 그냥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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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잖게 생긴 아저씨 한 분이 비닐 봉지에 뭔가를

담고 산으로 올라가는 게 보였다.

나는 그때 아카시아향을 온 몸으로 맡으며 나물을

캐고 있었다. 옆에서는 온갖 새들이 지저귀고 바람은

살짝씩 나를 건드리고 있었다.

"아저씨 저기요~~산에 쓰레기 버리면 안되거든요~~"

아저씨는 나를 휙하고 쳐다보더니 손짓으로 나를오라는

표시를 한다. 약간 쭈뼛거리며 다가갔더니 비닐봉지를

보여주면서 "이게 뭐로 보여요?" 한다.

여기 산에 쓰레기를 버리는 분들이 간혹 있어서요~~

하면서 이 거 버리는 야채인가요? 하니 같잖다는 듯이

코웃음치며 요 앞에서주말농장에서 기른 야채를 따오는

길이라며 야단칠 기세다.

"아니 버릴 게 아니라고 처음부터 말씀하시지요~~ㅎㅎ"

그는 곧 알겠다며 웃으며 나에게서 멀어져 갔다.

잠깐 뇌를회전시키면 이해할 수 있는 일들도 그냥 화부터

내는 경우가 많으니 일단은 한번씩 템포를 늦추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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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1. 김술

    2013년 5월 20일 at 10:39 오후

    저도 백설기를 참 좋아합니다.
    think twice before you answer..ㅎㅎㅎ   

  2. Hansa

    2013년 5월 21일 at 12:48 오전

    ‘다리를 건넜다’

    리사님께 삶의 ‘도’의 경지에 도달 하신 듯.
    축하합니다. 하하

       

  3. 리나아

    2013년 5월 21일 at 3:30 오전

    떡은 찹쌀로 만든 떡이 두고 먹기는 편하더군요.
    바로 냉동에 넣고 먹기전 꺼내놓으면 알아서 말랑.. 녹으니까…
    근데 멥쌀떡은 해서 바로는 먹기좋은데…두고두고 먹기엔. 그다음부터
    좀 불편해서.. 조금씩만 사먹던지..주는거 조금 먹던지 하는 편이지요.
    백설기 두고 먹으려면.. 보관은..?

       

  4. Lisa♡

    2013년 5월 21일 at 8:20 오전

    술님.

    밤 12시에 나오세요.
    백설기를 들고 백발마녀가
    기다릴 겁니다.   

  5. Lisa♡

    2013년 5월 21일 at 8:20 오전

    한사님.

    그게 문득 느껴지네요~~~ㅎㅎㅎ   

  6. Lisa♡

    2013년 5월 21일 at 8:21 오전

    리나아님.

    다 나눠주고나니 에게게
    5개 정도 남았어요.
    냉동실에 넣고 녹여 먹어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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