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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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근처 도로.

이 도로를 지날 때면 언제나 기분이 좋아진다.

참 이상도 하게 모든 사람이 다 좋아한다.

거의 다 비슷한 감정을 소유하는 게 틀림없다.

또는 무관심하던 이조차 자연에 관심을 갖게 만드는.

자기는 자연보다는 도시가 좋고 사람이 더좋다는

교수님이 있다.

이 길을 가더니 흡족한 표정으로 이런 길이 있었냐고

하시며 날더러 행복하겠다고 한다.

착해지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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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가 가방에서 손수건을꺼내든다.

새로 사서 그대로 가방에 넣어둔채 잊고 있다가

앞에 앉은 숙이 삐질삐질 땀을 흘리자 그제야

생각난 듯 마구 구겨진 빨은 흔적이 없는 손수건을

꺼내서 주려한다.

나도 손수건을 싸게 팔거나 하면 지나다가 두어개

사고는 그 길로 잊어먹고 어디서 샀는지, 어디에 있는지

도통 모른 채 기억에서 사라진대로 살아간다.

그러다 어느 날 그 가방을 들려하다 속의 내용물을 보면

라벨도 뜯지않은 손수건과 둘둘 말린 휴지뭉치라든가

껌이나다 녹으려는 사탕, 혹은 이미 녹아 뭉개진 쵸콜릿

등을 발견하곤 한다.

그런 것에서 철저해지려면 얼마나 멋쟁이가 되어야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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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이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려고 이력서를

인터넷에 올리니 진짜 기대이상으로 연락이 많이 온다.

강사자리부터 영어유치원의 아기들 가르치거나 놀아주기.

또는 학원의 상담역, 영어도서 읽어주기 등 다양하다.

지금 압축된 자리는 학원강사와한 아이를 맡아서 영어책을

읽어주는 일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만 또 상대가 선택을

해줘야만 한다. 시급은 주로 6000원 정도인데 강사자리와

영어책 읽어주는 일은 15000원 정도이며 일에 따라 더 올려

주기도한다고 한다.

아르바이트 자리라 정규직과는 다른 급여이다.

옆에서 듣던 친구가 생뚱맞게 어머, 그것밖에 안돼? 하며

소스라치듯 놀래며 왜 그렇치? 한다.

아….어쩌라구. 아르바이트는 돈보다 일단 세상의 고된 맛을

보며 사는 게 정글이구나를 알게 하는데 더 목적이 있지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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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아 향이 천지를 진동하고 있다.

일단 맡을 땐 좋지만 아카시 나무는 그리 좋은 나무가 못된다.

약하고 주변의 나무를 자라지 못하게 하기도 한단다.

그게 사실인지 내 눈으로 확인된 바는 없지만 진짜 약하다.

태풍이라도 불면 제일 먼저 쓰러지거나 부러진다.

그러니 산에 아카시 나무를 심는 것 어리석은 짓이다.

튼튼한 나무들 위주로 오랜 세월을 내다보고 심어야 한다.

과연 공무원들 중에 그런 면까지 고려해 좀 더 신중한 선택이나

100년 뒤의 산의 모습, 그리고 홍수대비 이런 걸 꼼꼼히 체크하는

이가 몇 될까 싶어진다.

가로수에 이팝나무를 심어논 걸 보면 그것도 너무 생각없는 짓같다.

차라리 배롱나무라든가 사철이 푸른 나무들을 심어야지 하얀 꽃가루가

날리는 둥둥 떠다니는 나무들에 대해 깊이 생각을 좀 해주었으면.

집 근처엔 송화가루가 퍼지면서 나는 향도 정말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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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Comments

  1. Hansa

    2013년 5월 24일 at 2:52 오전

    리사님 이쁜 딸, 한국에 있군요.

    하하

       

  2. 김진아

    2013년 5월 24일 at 4:01 오전

    방학이 되면 고등학생들까지 아르바이트 하느라..시급 전쟁이 일어나요.
    아주 사소한 일에서부터…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학생들 보면 이뻐요. 안스럽기도 하면서..

    집에 돌아오면 쉴 만도 할 텐데도. 능동적으로 움직이는 따님..이뻐요.이쁘세요.*^^*   

  3. 나의정원

    2013년 5월 24일 at 5:23 오전

    평균 알바 임금이 5000원이라고 하던데, 그래도 따님은 영어를 하는지라 다른 알바생들보단 많은 편에 속하네요.

    진취적인 행동이 기특하네요.   

  4. Lisa♡

    2013년 5월 24일 at 11:03 오전

    한사님.

    한국에 있구요.

    나름대로 바쁘게 지내고 있답니다.   

  5. Lisa♡

    2013년 5월 24일 at 11:04 오전

    진아님.

    적극적이고 뭐든 하려고 하는 애들이 예쁘고 기특하기
    마련이지요.
    어른 입장에서 보면요.
    하여간 뭐든 좋게 잘 풀려야 할텐데 말입니다.   

  6. Lisa♡

    2013년 5월 24일 at 11:05 오전

    나의 정원님,

    맞습니다.
    그나마 영어라도 하니 다행이지요.
    아마도 15000원이면 잘 받는 걸 것입니다.
    그래도 다 되는 건 아니고 기다려봐야 합니다.
    현재는 시급 6000원 하는 학원에서 상담역을
    맡고 있구요. 다른 곳 면접을 열심히 보러 다니지요.   

  7. decimare

    2013년 5월 24일 at 10:41 오후

    "이 도로를 기날 때면 언제나 기분이 좋아진다."

    기날?

    기고 날다!!

    오늘부터… "언어의 마술사"로 부르겠습니다. ㅎㅎ

       

  8. Lisa♡

    2013년 5월 25일 at 3:13 오전

    ㅎㅎㅎ

    마레님.

    쏘리.

    지날 때면.   

  9. 말그미

    2013년 5월 25일 at 6:00 오전

    보기만 해도 기분 좋은 도로입니다.
    특히 여름엔 그늘도 지고, 봄은 봄 대로, 가을은 가을 대로
    겨울에조차도 기분 좋을 듯한 도로입니다.
    자주 다니시는 곳인가요?

    특히 아드님이나 따님이 원어민 수준의 영어라
    값비싼 등록금 지불한 값을 앞으로도 톡톡히 할 테니
    얼마나 보람이 있으실까, 옆에서 보기에도 참 흐뭇해요.
       

  10. Lisa♡

    2013년 5월 25일 at 6:15 오전

    네–바로 옆입니다.
    매일 지나다니는 길이지요.
    늘 행복하게 하는 길이구요.
    아이들이 영어만 확실하게 잘해도
    작은 돈벌이는 제법 하게 되나봅니다.
    이번에 연락이 오는 걸 보고 놀랬어요.
    물론 아주 특별한 돈벌이는 아니지만
    다 마음에 드는 곳들이고 돈을 많이
    번다기보다는 좋아하는 일을 고생하면서
    해보게 하는데 목적이 있기도 합니다.
    아이가 욕심이 많네요.
    3군데 한다고 합니다.
    강사자리까지…ㅎㅎ 리틀영어유치원까지.
    제일 좋아하는 게 꼬마들과 영어하고 노는 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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