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길을 건너던 강아지를 어떤 차가 치고 도망갔어.
어디에 신고를 해야하지?"
아들의전화다.
-글쎄, 신고할 때가 마땅치 않네, 요즘 119에서도 그런 건
자기담당이 아니라고 한다는데..어쩌나, 아무튼 강아지를
네가 도로 가운데서 끌어내서길 가로 옮겨놔.
"알았어…어어엄마, 엄마, 어떡해.."
-왜?
"강아지가 눈알이 튀어나왔는데 죽은 줄 알았는데 움직여"
-어머, 어쩌나…가만있어, 엄마 다 와 간다.
속으로 내가 간들 무슨 대책이 있을 것 같지 않았다.
"엄마, 마침 지나가던 하얀 BMW에서 부부가 내려 아줌마는
다른 차를 막고, 아저씨가 차에서 담요를 꺼내서 안고는
가까운 동물병원으로 뛰어갔어, 다행이야"
-그래? 정말 잘됐다.
속으로는 얼마나 다행인지.
내가 갔어도 강아지를 쳐다보지도 못했을 것이다.
조블의 앤문님 같은 분들이 있긴 하구나 싶었다.
-그 강아지 종류가 뭐였어?
"응…그냥 잡종이더라"
-커?
"아니, 보통인데 귀여웠어"
"근데 엄마, 그 차 나쁘다, 어쩜 치고 알면서 그냥 가버려?
이건 뺑소니아냐? 신고안돼?"
-안돼.
-강아지를 멋대로 방치한 주인에게 문제가 있고 만약 주인이
없는 개라해도 본래 주인이 문제가 있는 거지.
"그럼, 저렇게 데리고 가면 치료비는누가 내는거야?"
-그건 데리고 간 사람이 내야 해.
좋은 일하고 돈도 써야 한다는 말이지.
아들을 잠시 후 만났다.
"엄마, 아까 그BMW에 탄 사람들 … 내가 이런 말하긴
뭣하지만 아주 날려 보였는데..겉모습으로 사람 판단하면
안되겠더라, 그렇게 좋은 사람들이 어딨다구"
-맞어, 그런 사람은 복받아야 해, 그치?
"우리나라에선 그런 동물들 길에서 다치면 대책이 없나?"
-없을 걸, 자세히 모르겠어.
"마음이 아프네"
-넌 강아지를 하도 좋아해서 가끔 수의과를 갔어야 하는 게
아니었나 하고 생각도 해봤는데 잘 안갔네..눈알 튀어나온 걸
보고 그렇게 기겁을 하니 말야.ㅎㅎ
"너무 징그러웠긴 해."
집 앞에 있던 다친 비둘기를 데리고 희귀동물 병원에 데리고 간
S가 병원비로 80만원 돈을 쓴 생각이 나면서 씁쓸했다.
Hansa
2013년 5월 29일 at 12:43 오전
아버지가 동물병원을 하셨답니다.
다친 동물들 데리고 오면 치료하시는 걸 옆에서 보곤했지요.
우리 아부지 말씀은 간명했답니다.
"경제적 여력이 있는 한도에서 치료합시다. 안된다면 안타깝지만 안락사를 권합니다."
그리 말씀하시곤 했지요.
예전에 농촌 살림들이 그리 편치 않았거든요.
물론 부친께서도 동물을 매우 사랑하셨지만요..
동물은 사람과는 다르므로 동정심과 현실사이에 저울질이 필요하지요..
Hansa
2013년 5월 29일 at 12:45 오전
추천!!
아로운
2013년 5월 29일 at 12:32 오후
여기는 야생동물이 길에 많이 보입니다.
죽는 경우가 대부분이긴 하지만, 가끔씩 살아서 움직이는 너구리, 라쿤. 토끼, 거북이 등등이 보이면 차에 싣고 다니는 두꺼운 가죽 장갑 (세겹) 과 접이식 삽을 이용해서, 이 녀석들은 근처 숲으로 옮겨 줍니다.
물론 뒤에 오던 차량들은 즉시로 모두 멈춰 서지요. 그리고 끝나고 나면 다들 박수 한자락.
개나 고양이 같은 pet 들은 tag 이 있다면 즉시 Animal Control Ctr 에 연락합니다. 이런 동물이 차에 치인 경우, 운전자가 소송을 당하는 경우가 왕왕 있기 때문에 현장을 뜨면 뺑소니로 간주되어 아주 복잡해지는 경우를 보았습니다. (아는 직장동료의 경우)
아로운
2013년 5월 29일 at 12:37 오후
며칠전에는 몇 년째 우리 동네를 어슬렁거리던 붉은 꼬리 여우 (red fox) 가 좀 떨어진 하이웨이까지 진출했다가 차에 치어 죽은걸 보고, 상당히 우울했습니다.
다른 녀석이었으면 그래도 맘이 놓일 (?) 텐데…
아이들에게 꼭 전해주세요.
길 잃은 동물들은 일차적으로 광견병에 노출되거나 위험한 tick, 진드기, 벼룩등에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높으므로 절대로 – 절대로 맨손으로 만지지 말라고요.
특히 스컹크나 사슴들은 꽤 위험하지요.
Lisa♡
2013년 5월 29일 at 2:49 오후
한사님.
^^*
아버님이…그러셨군요.
맞는 말씀 지당한 말씀입니다.
Lisa♡
2013년 5월 29일 at 2:50 오후
아로운님.
경훈이가 그러잖아도 미국인의 그런 의식은
선진적이고 우리랑 다르다고 그러면서…ㅎ
우리나라도 이젠 개에 한해 이름표를 달게 되어 있습니다.
고양이는 아직,,
정말 함부로 만지게 하는 건 무리네요.
반가웠어요~~~잘 지내세더라구요.
아드님도 따님도 자알….ㅎㅎ
벤조
2013년 5월 31일 at 11:30 오전
BMW 부인이 나타났다니 정말 안심됩니다.
만일 걸인이 차에 치었다면 어땠을까요?
Lisa♡
2013년 5월 31일 at 11:49 오전
그러게요~~
일어나지않은 일이니
생각도, 상상도 싫어요.
아마도 119~~~그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