豊島美術館(테시마 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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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제일 좋아하는 것 하나를 꼽으라면 나는 단연 물방울을 꼽는다.

그리고 아이들, 그리고 밤하늘의 별..뭐 이렇다.

나이토 레이, 1961년 생의 레이 나이토와 나는 알게 모르게 물방울로 연결된다.

물에서 생명을 느끼는 지구 상의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물방울로이어진다.

아마도 테시마에 와서테시마미술관을 본다면 굳이 말로 행동으로 표현하지 않더라도

하나가 되어 느끼게 된다. 누군가는 나를 비우게 하는 곳이라고 했으며, 누군가는

울먹였고, 조용히 눈가에 번지는 물빛을 물방을과 바람과 하늘에 승화시키는 이들도

보게된다. 또 누구는 묵상이라고 했으며 레이 나이토는 그 속에서 자신이 같이 작품이

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누구나 테시마 박물관에 들어서면 작품으로 승화된다.

비가 내리기도 하는 날, 별이 빛나는 밤, 달이 오롯이 떠있을 밤하늘, 천둥이 치고

번개가 스쳐갈 날도 있을 것이고 우리가 갔던 날처럼 태양이 강하게 비치는 날도 있다.

그런 모든 날들, 지나가는 모든 바람과 가까이 있는 바다소리, 오가는 사람의 맨발자국,

시멘트 질감 그대로 그 위를 흘러다니는 물방울이 어우러져서 조화를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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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다로운 작가, 레이 나이토.

그런 그녀와 같이 작업을 하게되어 말할 수 없이 영광이라는 건축가 니시자와 류에.

그는 건축상의 노벨상이라고 일컫는 프리커 상을 수상한 사람으로 이 미술관을 지을 때

흙을 그 모양대로 쌓아서 주물의 본을 뜨듯 콘트리트를 쳤고, 그 다음 흙을 파내는 방식으로

건물을 지었는데한 겨울에 지어서 한 번에 콘크리트를치는 작업을 22시간동안 했단다.

바닥 곳곳에 바늘 구멍만한 구멍들이 사방에 질서없이 보이게 뚫려있다. 그 구멍 어디선가

물방울이 봉긋 나와서 또르르 구르기도 하고 합쳐지기도 하고, 각각의 모양새로 혹은 각각의

방향으로 흘러가다 모여 다시 땅 속으로 쪼르륵 소리를 내며 기어들어가기도 한다.

그 위 천정에 뚫린 두 개의 개구부로는 있는 그대로의 자연이 들어오기도 하고 흘러다닌다.

물방울에 비치기도 하다가 작은 바람에 물방울이 흔들리기도 하고 벌레가 들어와 물에 얹히기도

한다. 그렇게 자연은 어우러지기도 하고 삶의 여러 변주를 방울방울 보여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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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서는 순간, 그저 감동이 몰아치고 말문이 절로막힌다.

그리고神이스미듯 떠오른다.

섭리, 고요, 기도, 요가, 사람, 아름다움, 바람, 소리, 바다..

그리고 곧이어 부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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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시마는 데시마라고 읽기도 한다.

일본 발음을 영어로 적을 때 T라고 쓰는 부분을

표기상 읽을 때 ‘테’ 라고 읽는다고도 해서라고도 하고

보통의 일본인들은 아마 토시마라고도 읽을 거란다.

데는 앞에올 때는 ‘데’ 뒤에 올 때는 ‘테’라고 읽기도 하고

일본어가 고유명사의 경우 특수하게 읽는 경우와한자를

훈독, 음독 이렇게 다르게 읽어서 그럴 수 있다고 한다.

일단 외국인들은 모두 테시마로 읽는다.

테시마 미술관은 테시마 섬의 사람들과, 농사, 풍광들을

한데 엮어서 만든 미술관으로 한치의벗어남이 없는 자연이치

그대로 만들려고 했다. 주변의 자연도 그대로, 이름없는 잡풀도

생긴대로 생겨나는대로 두어 오히려 거기서 우러나는 소박한

자연미가 되려 성숙미를 풍긴다.

영혼이 맑아지는 섬에 다녀왔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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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나오시마에 갔을 때 우연히 접한 동영상에서

물방울이 작품으로 되는 영상을 보고 매료되었었다.

그때 저기가 어딘지 어떡하면 저길 갈 수 있냐고 몇

번을 묻고 또 물었다. 두 번째 나오시마에서 나오는 배에서

광주비엔날레 책임자를 우연히 만나 테시마에 대한 얘기를

듣고 이 번 여행에서 무리하긴 하지만열렬하게 추진했고

일이 성사되었다.무리하게 추진한계획에 실망을 주리란

예상이나 한 끝의 염려도 없었던 것은 반드시 우리에게

커다란 감동을 주리라는기댸를 했고 그 기대는 완벽한

보상으로 확실하게 돌아왔다. 모두들지추의천억짜리 수련보다

월드 드 마리보다 터렐보다 테시마의 모든 걸 좋아했다.

보람을 느끼는 순간이었고 내 평생 두 번 다시 보기 힘든

미술관을 다녀왔음은 말할 것도 없다.미술관 후 걸어서 올라간

시마키친 가는 길도 더위조차 무색하게 좋았음은 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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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구조의 건축물은 높이 4.5m

길이는 40x60m

기둥이 없는 얇은 피막형태의구조로는 세계 최초.

테시마 항구에서 버스(200엔)를 타고 15분.

도보로는 40분, 자전거로도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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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에 비친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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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나이토 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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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진 안에 나 있다.

아래 사진은 레이 나히토의 또 다른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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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사진출처 photo © Noboru Morikawa photos

10 Comments

  1. 리나아

    2013년 6월 21일 at 8:01 오후

    와….! 멋지다….
    으음….그렇군요 ~~~
       

  2. Lisa♡

    2013년 6월 21일 at 10:23 오후

    리나아님.

    갔어야 했어….요.

    어디든 뭐든 기회가 닿을 때
    시도를 해야지 저지르고 봐야 하는데…
    ㅎㅎ..다시 기회는 있겠지만 모든 면에서
    이 번을 따라갈 수는 없을 듯.
       

  3. Hansa

    2013년 6월 22일 at 12:31 오전

    하늘로 창이 열린 밝은 무덤,
    커다란 아나콘다 두개골..

    제주도 ‘지니어스 로사이’에서 경건함을 느꼈었답니다.
    일본인들이 의외의 면모가 있어요.
    계속 이렇게 착한 쪽으로 가주면 좋을 텐데요.

       

  4. Lisa♡

    2013년 6월 22일 at 7:58 오전

    한사님.

    그러네요.
    그런 느낌 맞습니다.

    일본, 한국을 떠나 문화적인 면으로만
    보자면 대단한 발전이지요.   

  5. 지안(智安)

    2013년 6월 22일 at 9:13 오전

    역시 리사님!!
    테시마 기행문 종결자!
    환상적인 사진들을 보자니 그 순간들이 아련해 지네요.

    느린 걸음 감성이 꽃피는 가가와.
    완전 중독!!   

  6. Lisa♡

    2013년 6월 22일 at 10:44 오전

    지안님.

    저 사진 안에 지안님도 있어요.
    찾아보세요.
    사진들 우리가 바라던 사진이죠?   

  7. Anne

    2013년 6월 23일 at 11:30 오후

    지안님 소견에 한 표!
    사진들…
    정말 좋네요^^   

  8. Lisa♡

    2013년 6월 24일 at 4:01 오전

    와~~앤님이시다.

    잘 지내시죠?
    부산의 이 무더운 날씬 어떠세요.
    테시마의 하늘이 다시 그립죠?
    정말 두고두고 기억에 남을 곳입니다.
    ㅎㅎ–보고파요.
    여행서 후미에 가서야 말을 터서 아쉬워요.   

  9. 푸나무

    2013년 6월 24일 at 9:50 오전

    아, 나도 있네….

    테시마 종결자!!!!!
    지안님 말씀에
    앤님 한표에
    나도 한표 보탬.

       

  10. Lisa♡

    2013년 6월 24일 at 12:58 오후

    찾았군요.

    푸나무님이 느낌. 지안님이 종합이라면
    전 리얼리티지요.
    있는 그대로의 …후후.

    저 안에 너 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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