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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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일 아침,장대비가 내렸다.

부산으로 떠날 즈음엔 비가 그쳤다. 레인맨이 되긴 글렀는지

걱정없이 한 방울의 비도 맞지않고 부산에 도착했다.

중부와는 달리 부산에는 비가 오지않아 걱정이었다.

아들과 둘이 떠난 여행이 처음은 아니지만 이 번 역시해피했다.

월요일 군 입대하는 아들이 원하는 건 부산의 조카들을 보는 것이었다.

유치원부터 초등학생까지 귀여울 때라 나를 닮아 아이들을 좋아해

일부러 만나러 갔던 것이다. 거기다 대구의 야요이 쿠사마를

보러 가는 게 목적이었다.

어쩌다 보니 대구를 두 번이나 가게 되었던 여행이었다.

부산서는 친구가 공짜로 잘 수 있는 호텔 숙박권을2일 분을 주어

정말 편하게 센텀시티 안에 파묻혀 있다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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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는 분명히 누군가 능력이 대단한 이가

홍보나 기획이나 문화적인 분야에…발탁이 된 듯.

요즘 대구가 심상치 않다.

야요이 쿠사마 전을 서울도 아닌 대구에서 이렇게

많은 작품으로 기획을 하고, 태양의 서커스도 처음으로

지방에서 공연을 하는 장소였고점점 흐뭇해지고앞으로

대부분의 지방에서 이런 행사가 많이 열리길 기대한다.

서울에만 치우쳐 있던 문화행사들이 지방에서 열린다면

나처럼 가서 보기도 하고 그러면서 그 도시를 여행하기도

할수 있으니 일석이조이다.

도심의 복잡한 장소가 아닌 한적하고 자연경관이 볼만한

장소에서 호젓하게 미술관을 즐길 수 있으니 여행이 더욱

알차고 그냥 놀러만 다녀온 게 아니라 기억에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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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서는 아침에 헬스장이용권과 사우나 이용권을 주는데

아들은 헬스장 이용하고 사우나도 하고 나는 사우나만

했는데 사우나에서 느낀 점은 우리동네 죽치는 목욕탕줌마들이나

부산의 호텔에 오는 사우나 이용하는 아줌마들이나 대화 내용은

거기서 거긴데 사투리 탓인지 말투가목청을 일부러 높여 얘기하는

듯한 인상을 받게 된다. 나도 부산 사람이지만 그래서인지 더욱

더 그런 게 느껴진다. 아줌마들의 대화들이란 주로 반찬이야기나

가족들 이야기로 국한이 되는 경우가 많다. 아니나 다를까 어떤

여자의 가족 이주사를 죄다 들어야만 했다. 어떤 여자는 물 속에서

요가동작을 하나하나 하면서 뽐을 내는데 모습이 진지했다.

이틀 간 사우나에서 만난 여성들이 똑같았는데 다들 예뻤다.

스스로 나는 혼자만 관리를 하지않는 아줌마로 분류되는 건 아닌지

하는 걱정을 잠깐이나마 했다. 우습게도~~밀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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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은 금수복국에서도, 칠성집에서도, 언양불고기집에서도

연신 맛있다며 아주 열심히 먹기에 임했다.

오면서 하는 말이 이 번 여행에서는 아주 잘 먹었다는 것이다.

언제는 못먹었다는 듯이..

부산에만 나오는 소주가 있는데 좋은데이~~와 시원이다.

좋은데이를 발음할 때 종업원들이 일제히 존데이라고 해서

처음엔 못 알아들었다. 또 생탁이라고 하는 막걸리가 있는데

정말 맛있었다. 아들은 막걸리에 사이다를 타서 마시는데 이번에

생탁을 맛있는지 그냥 마셨다. 한 병으로 둘이 나눠먹기 좋았다.

식당이라는 게 늘 가던데를 찾아가기에 새로운 집을 선뜻 가게

되지않는다. 검증된 맛으로만 간다. 기억 속에 있는 집들을

아들도 원하고 나도 그래야만 안심이 된다. 이것도 편견인데.

아무튼 즐거운 2박3일간 정말 둘만 속삭이고 옛날 이야기도 하고

차 안에서는 노래를 둘 다 목청이 뚫어져라 부르면서 운전하고

진짜 두 번 다시 없을 해피엔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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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식 올라오지 않는다고 비에 떠내려갔나 걱정하신 분

고맙습니다.

14 Comments

  1. 안영일

    2013년 7월 24일 at 9:43 오후

    아들 하나 마저 군입대를 하는군요, 예전의 어른들 하시던말 *무운장구 * 잘 이겨내

    고 곧 얼마 후에 가족들앞에 돌아오는 날까지 , 글 동네사람이 *정안수 * 떠놓고

    서 항상 조상님들께 기훤을 드리겠읍니다, **예전 저의어머니 전장터에 아들 보내

    시고 아들이 제대후 앞에있는데도 – 빨간 우체부 전보만 배달 자전거를 보며는

    어머니는 우시면서 1966년 파월 데트 구정공세속에 동사무소에서 파월가족 밀가루

    를 주었나 봄니다 그게 한집 저하나 살아 돌아온 저자신이 어쩌면 부끄러운 삶입니

    다 파월전쟁 8 년 전쟁에 전사자 5000명 그 1968년의 구정 공세속에 전우들의 묘

    자리 2500여좌 , 산것이 항상 부끄러운자가 ? 군인이 야야기를 한다 -자체가 이상

    한 파월 한 1-45개월 인간이 도대체 이야기를 하지 않은 기억 입니다, 자제분들의

    군생활 무시희 그리고 가족분들이 다함께 묘여서 생활하는 주인장 집네를 생각해

    보았읍니다,
       

  2. Anne

    2013년 7월 24일 at 11:02 오후

    관리하지 않는 아줌마.
    너무 이쁘네요 ㅎㅎ   

  3. Lisa♡

    2013년 7월 24일 at 11:07 오후

    네—-안선생님 고맙습니다.   

  4. Lisa♡

    2013년 7월 24일 at 11:09 오후

    앤님..사실은

    요새 사진이 실물보다 잘 나온답니다.
    놀랬어요.
    실물보다 훨 못나올 적이 많아 잘 찍지 않았거든요.
    여 며칠 실물보다 사진이 나아요~~ㅎㅎ
    부산서 앤님 생각 많이 했답니다.
    영화의 전당에 갈 때, 혹은 가서 전화로 앤님께 뭘
    물으려다가 직장인데..싶어 참았지요.
    담에 혼자갈 때 뵈어요.   

  5. 나를 찾으며...

    2013년 7월 25일 at 12:36 오전

    리사님…오늘은 잘생긴 둘째 아드님과 리사님 잘 보고가요..
    그것만도…해피,앤,드!!   

  6. 아로운

    2013년 7월 25일 at 2:12 오전

    To KH & Great Mother…
    "A man loves his sweetheart the most, his wife the best, but his mother the longest."
    – Irish Proverb    

  7. 나의정원

    2013년 7월 25일 at 4:44 오전

    아드님과 좋은 시간 가지셨네요.

    보기 좋아요.   

  8. 오드리

    2013년 7월 25일 at 5:55 오전

    아들을 벌써 둘이나 나라에 바치네. 애국자여    

  9. Lisa♡

    2013년 7월 25일 at 9:16 오전

    나찾님.

    첫째랍니다. ㅎㅎ
       

  10. Lisa♡

    2013년 7월 25일 at 9:17 오전

    아로운님.

    후후후…엄마들 모두 짝사랑하는 거 아닌가요?
    요즘 KH가 엄마 손을 꼭 잡고 잠들곤 하죠.
    둘만 여행하니 정말 오붓하고 좋더라구요.   

  11. Lisa♡

    2013년 7월 25일 at 9:18 오전

    나의 정원님.

    은근 부럽죠?
    엄마들이 모두 나처럼 아들과 둘이 여행했으면
    할 겁니다.
    무조건 과감하게 시도해야 합니다.
    아들이 안들어줄지도.   

  12. Lisa♡

    2013년 7월 25일 at 9:18 오전

    오드리님.

    나 애국자 맞아여~~~   

  13. Hansa

    2013년 7월 25일 at 9:38 오후

    색색이 물방울 무늬 사이, 엄아 아들.
    보기 좋습니다.

    아들 잘 생겼습니다. 하하

       

  14. Lisa♡

    2013년 7월 25일 at 11:56 오후

    사진이 실물보다 좀 잘 나온 케이스랍니다.

    ㅎㅎㅎ..저 방에서 사진을 찍으면 다 잘 나오는
    현상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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