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나중에 집을 지으면 이렇게 혹은 저렇게 창을 내어서
북촌의 한옥이 보이게 지을거야~~라고 말하는 사람은꿈이
있어서 좋겠다고 잠시 혼자 생각을 했다. 나도 한 때 그런
이룰지 이루지 못할지 모를 꿈들을 꾸곤 했다. 갈수록 그런
것들이 불가능하다는 쪽으로 기운다. 아무리 꾸고 계획을
해봐야 현실은 실현가능성에 무게를 두지않고 자꾸만 그냥
포기하게 만들어 버리기 때문이다. 긍정적으로 누구나 희망을
갖고 될거야 라고 생각하고 말하고 마음먹으라지만 그게 또
생각처럼 쉽게 마음 먹어지질 않는다. 오늘 조그만 창으로 난
한옥의 모습을 보면서 언니~~ 나중에 집을 지을 때 저렇게
지을까봐, 하는Y의 모습에부러움마저 일어난다. 나는 왜
갈수록 모든 것에 건조하게도 무의미해지는 것일까? 이러다
또 말겠지 하고 애써 참아봐도 그래도어딘지 바람이 새는 기분이다.
재수를 해서 보통 대학에 간 딸을 끝내 명문대에보낸 엄마가
그 다음 아들도 잘 다니는 Y공대를 그만두게 하고 공부를 시켜
결국 S대에 넣었단다. 그리고 그 아들과 딸은 돈이 많고 명문대를
나온 상대와 결혼을 해야 한다고 이미 정답을 정해놓고 산다.
그렇게 삶이 정답대로 되거나 그렇게 살아지는 사람이 반드시 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게 그리 마음먹은대로 되어지진 않는데
그런 사람은 또 반드시 그렇게 만들고 만다. 아마 결혼한 자녀의
배우자가 마음에 안들면 이혼을 시켜서라도 마음에 드는 배우자를
재수처럼 다시 고를지 모를 일이다. 그런 사람은 그렇게 사는 게
목적이고 또재미있게 살아라고 하는 이는자녀가 재미있게 살기에
목적을 둘 수도 있다. 어느 것이 올바르다거나 정답이라고 쉽게
정의 내리긴 곤란하다. 하지만 어딘지 모를 찜찜함과 누군가는 속물로
보이기 마련이다. 그 속물이라는 것에도 평가를 어디에 두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게 내 요즘 생각이다. 알다가도 모를 일이 인생이다.
지난 재방송으로 ‘나인’ 이라는 드라마를 16회까지 봤다.
재미있다보니 나도 모르게 빠져 들어 책도 팽겨치고 거기에
빠져 들었다. 거기서도 주인공이 아무리 과거로 돌아간들
언제나 불쑥불쑥 예상치 못한 결과들이나 방해물이 튀어 나온다.
그래서 자신이 신의 영역에 들어갔음에도 늘 마음을 놓지 못한다.
그것처럼 우리네 삶도 그렇다는 걸 자주 실감한다. 나는 늘 내가
돈에 시달린다고는 상상도 못하고 살았다. 그러나 그게 꼭 그대로
된다는 게 아니란 걸 알았고, 나는 늘 강할 줄 알았는데 그게 또
생각처럼 강하게 냉정하게만 살아지지 않는다. 때로는 냉정하게
맺고 끊어야 함에도제대로 하지못하거나 때로는 잘해줘야 할
상대에게도 은근히 불신이 생기기도 한다.
도대체 정할 수 없는 게 인간 마음이다. 그러다 또 다른 사람의
불행으로 나를 위로해보기도 하고 희석시키기도 한다.
어릴 때 예쁘던 딸의 미모가 그대로 지속되지않기도 하고
잘 자랄 것 같던 아들들이 어디가 아프다거나 때론까칠해서
말도 부치기 힘들거나 늘 내 곁에 있을 것 같던 친구가 먼저
세상을 하직하거나, 늘 내 편일 것 같던 언니도때론 섭하게
변한다거나 세상은 변하기 마련이라편하게 여겼다가는 된통
당하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사람 사는 게 다 비슷비슷하기도
하거니와 따로 뒤집어 보면 누군 금수저를 물고 태어나는 것처럼
운명은 이미 정해져있어 보이기도 한다.
이런 모든 변화의 와중에도 역시 정해진 운명은 또 그대로 숙명을
따르기 마련인가보다. 돈을 잘 번다고 그리 잘난 척하며 으시대던
친구 남편은 지금 생명연장의 귀로에 서있고,남편이 친구들과
휴가를 모여서 간다는 말에 늘 그걸 바랬으면서도 은근히 귀찮아
지기도 한다. 세상의 모든 일은 알다가도 모를 일이고, 정했다가도
뒤틀어지기 마련이라 나도 어디로 흘러가는지 잘 모르겠다.
나무와 달
2013년 7월 26일 at 2:05 오후
지금처럼만 사시면, 리싸님의 삶도 최상은 되지 싶은데요…노년의 福도 좋으실꺼에요..틀림없이…^^v
Lisa♡
2013년 7월 26일 at 3:42 오후
나무와 달님.
그럴까요?
저도 투정 부리는 건 사치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정답이 없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