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과일을 깍을 때 얇게 깍는다고 자신하고 있었다.
다른 친구들을 보면 어릴수록 과일을 두껍게 깍았다.
그럴 때마다 내가 왜그리 두껍게살을 베어버리냐고
과도를 뺏어서 내가 깍고는 했다. 그런데 날더러 두 사람
씩이나 과일을 두껍게 깍는다고 하네….진짜 믿어지지
않아서 재차 물었는데 두 사람 다 그렇다고 여전히 대답한다.
주로 과일은 껍질채 먹는 편인데 참외같은 경우는 깍아야
해서 잘 한다고 솔선수범하며 먼저 깍다보니 그런 일이.
두 사람은 나이 든 분들이었는데젊은이들은 이렇다며
내가 든 과도를 낚아챈다. 홧~~진짜 얇게 깍는다. 정말.
근데 얇게 깍는 게 마냥 좋은건가?하긴 과일이 비싸다보니.
V가 말하길 자기가 연약해 보이지 않느냐고 했다.
연약? 뭔 연약? 네가? 정말 그리 생각해? 연약이라고?
정말 자기가 연약하다고 말하며 여태 그렇게 알았단다.
물론 나긋나긋하고 여리여리하며 총총한 여자들이 다
겉처럼속도 연약하거나 여성스럽지 않다는 것 안다.
크고 씩씩하고 명랑한 이들이 속은 연약한 경우가 더
많기에 그런 뜻인가 했었다. 그런데 V가 말하는 폼이
외모에도 은근 뜻을 비추는 게 아니던가. 그녀는 키도
크고 덩치도 큰 여성이다. 정말 독일여자같다. 말투는
사근사근한데 자연스러워 보이지않을 정도이다. 문제는
그녀와 영화를 보러 갔는데 영화보다가잠깐 잔인한
장면이 나왔는데 혼자 고함을 꺄악~~~~~~질렀다. 어찌나
놀랬는지 영화보다 내가 더 놀랬다.그건 연약함이 아니라
나쁘게 말하면고함을 질러 다른 사람들을 깜짝 환기를
시킬 정도의 오도방정스럽다고 해야하나..할 정도이다.
하긴 내가 뱀에 물렸을 때도물린 나보다 더 기절하려고
했으니..엄청 고함질러 뱀이 도망갔을런지도 모르겠다.
가까이 사는 이某 아줌마는 자신이 꽤 말을 잘 한다고 여긴다.
어딜가나 앞장서서 손을 들고 의견을 피력하거나 관공서에서도
턱하니 부서팀장과 마주앉아 대화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문제는 아줌마들의 창피를 한 몸에 다 내뱉는다는 것인데 듣다
보면 질릴 정도로 한 말을 또 하고, 지겹게도 늘어지게 말한다.
게다가 표정도 전혀 관리가 안되어서 무섭게 보이기도 하고 암만
봐도 지겹기 그지없는 얼굴이다. 그래도 자신은 그걸 모르는지
늘 앞장서서 말하려고 하는데 제지가 안된다. 창피할 지경에야
내가 강제로 말을 막거나 다른 누군가와 언성을 높여 싸우거나
하고도 끝까지 한 말을 또 하곤 한다. 진짜 그 집에 며느리가 될
여성이 누군지 모르겠지만 심히 가엾게 생각하게 된다.
본인이 모르는 그런 습관을 이제는 죽어도 못고칠 가능성이 높다.
나 또한 직선적인 말투, 강한 어조가 알면서도 고쳐지질 않는다.
이 某씨가 동네 일을 맡을까봐 늘상 노심초사하고 살고 있다.
나는 내가 말을 남성적으로 한다고 늘상 생각했다. 그래서
더러는 카리스마 있다거나 리더쉽이 있다고 하는 게 아닌가
스스로 판단하기도 했다. 말투가 직선적이고 솔직이 지나쳐서
상대를 불편하게 하지만그건 모두 내 남성적인 말투 때문이라
여겼는데 대부분 아는 이들이 날더러 말투가 여성스럽고
애교가 많다고들 한다. 어쩔 땐 나도 그걸 느끼는데 그래도
나는 말을 투박하게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러니 자신이 혼자
인정하고 판단하는 부분이 다 맞지도 틀리지도 않나보다.
자신의 단점을 인정하고 수긍하고 고치려 들어도 어느 새
순간적으로 습관적으로 원위치하고 말지만 그래도 노력을
하면 조금이나마 고쳐지리라 확신한다. 나는 여러 번 그런
느낌이 들곤 했는데 내가 또 그랬구나~~하는 반성말이다.
많은 이들이 자기 구린 건 모르고 남의 것만 가시처럼 잘도
찾아내는데 남이 듣기싫은 말을 해도 인정하고 고치려는
태도를 갖는 자기성찰이 필요한 시기다.
딱 하루 쓰는 모자. 만원.선물받았다.
오드리
2013년 7월 28일 at 5:19 오전
모자, 너무 웃겨. 선물한 사람 누군지 몰라도 센스있네.
Lisa♡
2013년 7월 28일 at 8:27 오전
둘째~~~
Anne
2013년 7월 28일 at 8:48 오전
이런거 보면, 체질적으로나 환경적으로나
리사님, 절대! 안 늙을꺼야.ㅎㅎ
Lisa♡
2013년 7월 28일 at 2:09 오후
앤님.
그래도 말이죠.
중력의 법칙과
귀차니즘 법칙이
아무래도 늙게 하나봐요.
김술
2013년 7월 30일 at 7:38 오전
둘째가 군에 가는군요.
무사히 잘 다녀 올 겁니다.
79년 7월 31일 입대해서
8월 땡볕에 훈련하느라
고생 무쟈게 했던 생각이…
뽈송
2013년 7월 31일 at 3:52 오전
난 잘 알다 싶이 늘 반성만하고 사는데 어떤 때는 괜히
반성했다고 그걸 또 반성하지요.
그 재미(?)로 사는지 모르겠지만요.
그런데 어쨌거나 평생 한번도 반성해 보지 않았던 사람들도
자주 보게 되는 것 같더라구요.
그 옆에서 사는 사람들이 고생이겠지만…
Lisa♡
2013년 7월 31일 at 12:12 오후
술님도 여름에….ㅎㅎ
둘째가 아니라 첫째입니다.
즐기는 것 같아서 마음은 편하답니다.
Lisa♡
2013년 7월 31일 at 12:13 오후
뽈송님.
ㅎㅎㅎ…반성을 자주 하다보면 더욱 더 깊이있는
인간이 되니 자주 반성해야 할듯해요.
저도 오늘 말을 한 것 중에 반성해야할 게 있는지
공연히 살펴보게 됩니다.
벤조
2013년 8월 1일 at 3:15 오후
심각하게 답글써보려고 하다
모자보고 다 잊어버렸네요.ㅋ~
저도 어느날 사과 두껍게 깎는다는 소릴 듣고 깜짝 놀랐어요.
사실 그깟거 두껍건 얇건 얼마나 차이가 나겠어요?
그런데도 무슨 수학실력이 깎인것처럼 한동안 기분이 찜찜하더라구요.
우리 자랄 땐 그런것도 다 실력이었나봐요.
리사님 말씀대로 0.1mm라도 더 먹어야 했으니까…ㅎㅎ
두껍게 깎는 버릇은 아마 미국와서 생긴거 아닌가 해요.
미국 워싱턴애플은 껍데기가 두껍고 모양이 피망같아서…저의 변명.
아마도 참외 깎을 때 느낌일겁니다.
그리고 과일 껍질을 조심조심 얇게 깎고있을 시간이 없었습니다. 이것도 변명.
요즘은 수박, 참외도 싱거운 부분은 과감히 팍팍 잘라내고 먹드라구요.
옛날 할머니들처럼 수박껍데기로 나물하기는 커녕…
그래도 저는 수박 하얀부분을 모았다가 당근과 함께 갈아마십니다.
왠지 거기에 영양가가 있는거 같아서요. 참으로 사람 생각이 여러가지지요?ㅎㅎ
아무튼,
복숭아는 얇게 벗겨요.
Lisa♡
2013년 8월 2일 at 11:49 오전
벤조님.
수박 껍질이 좋다는 말 들었습니다.
요사이는 효소가 유행하다보니 그 껍질들로
효소를 만들어두는 이들도 많다네요.
이무튼 껍질을 두껍게 깍는 사람들도 있지만
제 생각에 저는 보통이라고 봅니다. ㅎㅎ
복숭아도 요즘은 껍질째 먹으려고 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