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더위에 그냥 가만있어도 땀이 줄줄나는 무더운 날에 아들은
입대를 했다. 간간이 눈시울을 적시는 이들도 있었으나 예전에
비해 눈물 흘릴 일이 거의없는 입소식이었다.
눈물을 싹 앗아가는 일은 무엇이었느냐…여자친구 대표의 송사로
웃음바다가 되었는데 그 여친은 울면서 송사를 했다. 만난지 일 년
만에 남자친구를 군에 보내는 여자친구는 계속 울면서 송사를 했다.
이렇게 재미있는 입소식이라니~~모두들 땀이 온 몸을 적셔도 재미있었다.
마치 무슨 축제처럼..
훈아.
괜찮아.
그래도 여자들이 뽑은 결혼순위 3위야.
1위는 민간인, 2위는 백수, 3위는 군인이거든.
그러니 걱정마.
그리고 이제 2100 그릇 정도만밥 먹으면 바로 민간인 될 수 있어.
그러니 힘내.
알았지?
곧 인간이길 포기해야 하는 순간이 왔네.
축하해.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이기자 부대 제대한 조카의 축하전화)
군대를 보낸 아들을 둔 엄마들이 또 한 번 운다는
집으로 오는 소포가 이젠 오지않는다.
엄마의 가슴을 아프게 하기에 이젠 집으로 따로 보내지
않고훈련수료식날 본인이 직접 갖고 나오게 한다고 한다.
새로워지는 룰들이주는 신선한 뉴스.
2000명의 신병들 가운데 단 한 명 내 아들이 글쎄 혼자만
운동화를 신지않고 슬리퍼를 끌고 갔다. 버킨스탁.
그냥 버릇대로. 본대에 전화를 걸어 상황을 알아보고 즉시
시장으로 가서 9800원 하는 운동화를 사서 신겨보냈다.
본부에서도 그런 일은 처음이라 알아본 후 전화를 주었다.
아들을 입소시키고 우리부부는 아라클럽으로 향했다.
펜션들은 일 년 중 가장 바쁜 시기라 소리울님도 종일
전화를 받는라 정신이 없었고, 와중에도 우리를 잘 챙겨
주셔서 사랑받는 기분이 들었다.
바다는 늘 한결같이 마음을 편하게 했고 우리는 고동을
잔뜩 주워 잘 씻어서 내일 친구들과 먹기위해 삶아서
냉장고에 간수해두었다. 편한 마음으로 바다내음과 함께
허전한 마음을 날려보내고 나니 아무 생각도 나질 않았다.
그냥 그 시간을 즐기고 힐링하는 시간을 가지는 것 뿐..
어디든 떠난다는 건 고생도 있지만 그때만은 홀가분했다.
아들을 빙자한 이번 여행은 아주 알차게 꽉 짜여졌는데
사천-남해-하동 평사리-남원-진안-전주 등을 돌며지냈다.
5팀의 부부가오랜만에 만나 옛날 얘기를 하느라 거의 밤을
지새다시피 했다. 추억이란 좋은 약이다.
20대를 같이 보낸우리들은 얼마나 웃다가 쓰러졌는지시간이
어디로 가는지 몰랐을 정도이다. 그 예쁘던 심이가 살이 넉넉하게
붙은 모습으로 등장해 우리를 다 경악하게 했다. 20년만에 본
심이부부는 정말 그대로 소심한 성격을 유지해 또 한 번 웃겼다.
사람은 정말 변하기 힘든 모양이다. 나이가 주는 넉넉함은 보태졌지만
본성은 변하기 어려운 것임에 틀림없다. 즐거운 여행이었다.
Anne
2013년 8월 1일 at 1:18 오전
아! 따개비네요.
일광에 있는 횟집 중 마지막에 따개비죽을 주는 집이 있습니다.
전복죽 못지않게 맛있습니다.
리사님, 한 번?
Hansa
2013년 8월 1일 at 1:31 오전
아들, 두번째로 군대에 보내셨군요..
장한 엄마, 리사님. 하하
아드님 건강하게 군복무를 마치기를 바랍니다.
뽈송
2013년 8월 1일 at 2:46 오전
똑 같이 생긴 애들을 데리고 미국에 드나들던 때가
얼마 전이었던 것 같은데 벌써 입대라니요. 거기다가 둘째라고요?
그때만 해도 (아직도 약간은 남아있지만) 팔팔하게 활동적이고 도전적이고
막 터질 것 같고 더구나 예쁘고 그랬는데..
세월은 어쩔 수 없나 보네요…
강정애
2013년 8월 1일 at 2:50 오전
리사님!
정말 정말 오랫만이죠?
가는 날이 장날이더라고
아드님 입대소식을 보고는
그냥 넘길 수는 없잖아요?
그래도 여전히 굳굳하신
리사님!
왁자하게 허젓한 기분
떨쳐버리려는 몸짓보니
심심한 위로를 보내려던
제 꼴만 무색하구먼요
그동안 찾아뵙지 못해
죄송!
소리울
2013년 8월 1일 at 3:55 오전
들러 주어서 고마웠어.
저 예쁜 장화 신고 더 많이 줍지 그려.
어젯밤에 렌튼 켜고 소라고동 잡은 사람도 있다든데..
정말 카페에 앉아 둘이 와인이라도 한 잔 마실 걸…
요즈음은 건망증이 심해,
정신이 조금은 나가 있나 봐.
한가할 때 다시 오면 맛있는 와인 한병 따자꾸나.
전엔 입소식 하루 전에 아들 데리고 한 밤 자고 바비큐 구워 먹고 보내는 사람 있더니만
요즘은 그런 풍습도 사라졌나 봐.
장화 예쁜데.. 나름
Lisa♡
2013년 8월 1일 at 4:33 오전
앤님.
오케이!
따개비 죽 ~~고고~~
일광하니 볏짚 장어구이 생각이 퍼뜩.
Lisa♡
2013년 8월 1일 at 4:34 오전
한사님.
서울 날씨가 장난이 아니네요.
방금 빨래를 베란다에 너는데
바로 땀이 맺힙니다.
에어컨을 되도록 켜지않고 지내려
늘 노력하는데 종일 번갈아 틀어야
지내기 편한 날씨입니다.
Lisa♡
2013년 8월 1일 at 4:35 오전
ㅋㅋ 뽈송님.
둘째는 아니고 두 번째입니다.
둘째가 먼저 갔거든요.
약간 빨리.
이번에 첫째인데 더워서 고생 좀
하겠는데요.
Lisa♡
2013년 8월 1일 at 4:37 오전
정애님.
오랜만입니다.
그러잖아도 요즘 어찌 지내시나 했답니다.
아들 군대보내도 별로 허전함을 느끼지
못하리라 예상했는데 약간은 허전합니다.
빨래를 널다가 그 녀석 티셔츠를 보니
가슴 한 켠이 짠해오는군요.
날씨가 어쩌려고 이러는지 무서울 지경입니다.
건강 유의하시구요.
Lisa♡
2013년 8월 1일 at 4:37 오전
소리울언니.
언니부부랑 히말라야 라다크에
다녀온지도 이젠 꽤 되었네.
이번 아라는 정말 잘 선택한 거 같아.
마음도 편하고 마냥 좋더라구.
아무튼 그 와인은 킾 해두시길.
다음에 오드리언니랑 가던지.
벤조
2013년 8월 1일 at 3:19 오후
저 장화를 보니 갑자기 소금장사 생각이 나요.
Lisa♡
2013년 8월 2일 at 11:50 오전
ㅎㅎㅎ….
저 장화 시장통 신발가게 가면
만원도 하지않을 겁니다.
아주 편한 막장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