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살이인지 초파리인지 이 녀석들은 없어질 줄 모른다.
작년에는 여름 초입에만극성이다가 좀 없어지는가 했는데
이번 여름에 완전 부엌이면 부엌으로 방이면 방으로 어디서
생기는지 끝없이 날아든다.
때로는 겁을 상실한 채 얼굴로 대책없이 들러 붙는다.
최모 교수는 하루살고 죽는 가엾은 하루살이라고 했다는데
글쎄 제발 없어져 버려라~~하고 매일 속으로 빈다는 거 알런지.
창틈 사이로 귀신같이 들어갔다 나갔다 하질 않나 제법 전기채로
따다닥 잡았다 싶어도 조금 후면 다시 바글거린다.
진짜 성가시다고 밖에 할 수 없음에 대책이 없다.
아직 모기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데-너무 더우면 모기도 없다-
모기대신 다른 손님들이 극성이다. 쓰레기 통도 조금 관리를
소홀히 하면 바로 작은 구더기같은 벌레가 끓는다. 무쪄!
휴가를 마치고 온 사람들은 휴가동안 찾아다녔던 맛집을 비롯
여기저기 사진으로 보여주거나 카카오스토리에 올린다고 야단이다.
요즘은 인터넷 덕에어딜가나 맛집 투성이에 척척박사들이다.
계획만 잘 잡으면요령껏 재미나고 멋진 휴가를 즐길 수 있다.
도시나 마을마다 개발이 덜 된 우스꽝스런 콘텐츠로 사람을 붙잡아
보기도 하고 실망하기도 하지만 어쨌든 삼강주막이니 주왕산이니
강릉이니 속초니 다들 잘 다녀들 온 모양이 즐겁다.
새벽에 휙 떠나 1박2일로 다녀온 사람부터 3박 4일로 다녀온 이들.
다들 재미가 쏠쏠했던 모양이다.
어떤 이는 사진 편집을 아주 잘해서 뭐 잡지 부럽지 않은 편집솜씨로
카스에 올린 걸 보면 이젠 정말 바야흐로 누구나 스마트폰 전문가다.
특이하다고 해야하나? 귀엽다고 해야하나? 까칠하다고 하나?
e언니가 날더러 자동으로 카스에 등록된 사람과 친구를 하고
싶지않다며 친구거절하는 방법을 알려달란다.
들어가보니 모두 신청만 있지 이미 올라온 이와 절교하는 방법은
나와있지 않아 연구해보고 알려준다고 했다.
웃기는 사실은 매일 얼굴 마주하고 제법 친하게 보이는 사이인데
카톡은 같이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그 사람의 카카오 스토리로
사진 같은 사생활도 보고 싶지 않다는데 환장할 노릇이다.
아니 그처럼 친하게 지내면서 어찌 그렇게 안면무시하냐 하니
자기는 본래 마음에 들지않는 사람과는 그렇단다. 그럼 평소에
친하게 같이 찜질방도 가고 식사도 하면서 대놓고 너랑 카스친구는
싫다고 말하냐고 하니 말한단다. 심지어는 너가 친구 끊어달라고
말한단다. 여러 명 같이 어울리는 건 어울리지만 카스는 공유하고
싶지 않다고 한다. 확실한 성격인 듯 해서 나를 선택한 건 기쁘다만
어째 나도 탈락 당할까봐 노심초사해야하는 건 아닐런지.
휴가때 남편 친구들과 5팀이 만났을 때 남편이 제일 나이들어
보인다는 사실에 좀 놀랬다.남편을 제외한 나머지는 죄다직업이
교수로 젊은이들과 함께 하는 직업이다. 그래서 그런가?
그리고 그 중에 두 명은 아내가 교사라는 직업이다. 공연히
공무원이나 교사를 보면 연금이 떠오르면서 노후대책이 확실해
보여 그저 부럽기만 하다. 물론 밖으로 말도 내뱉었다. 부럽다고.
세상에는 부러운 게 너무나 많다. 물론 비교를 하다보면 쓸쓸해지고
비참해지고, 나만 생산적이지 못한가 싶지만 비교를 떠나 일단
노후대책면에서는 부러운 게 사실이다.
40년 이상 교사생활을 하기만 하면 연금이 한 달로 받을 경우,
300만원이 넘는다고 하니 왕~~부럽다. 40년 아니라도 비스무리.
그나저나 남편은왜그리 나이들어 보일까? 내 탓일까?
이유가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공연히 미안스럽다. 내 탓 같아서.
소리울
2013년 8월 6일 at 5:11 오전
너무걱정말아요. 더 나이들면 다 똑같아진다니까…
Lisa♡
2013년 8월 6일 at 1:46 오후
ㅎㅎㅎ….좀 미안한 감정을 갖고 있답니다.
갈수록 더 해지고~~남편에게 착해지기로.
벤조
2013년 8월 6일 at 3:36 오후
저는 그 e언니 좀 이해가 되는데요.
사람이 싫어서가 아니라 카톡관리 잘 할 수가 없어서…
가끔은 밥 먹기에는 오케이 인 사람도 카톡으로는 지겨울때가 있어요.
Lisa♡
2013년 8월 6일 at 10:02 오후
벤조님이 역시…
e언니 본래 성품이 깔끔하거든요.
속으로는 놀랬지만 닮고 싶은 면도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