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 사는 지인이 온 몸에 멍이 든 친정엄마를 놀래서 모시고 왔다.
가슴팍, 팔 다리, 어깨, 등 할 것 없이 온통 멍투성이란다.
속이 상해서 미치려고 한다. 죽은동생집에서 여태 떠나길 거부해
며느리랑 살았다고 한다. 자기 살 곳은 거기라며 늘 모자란 아들과 산
며느리 편이어서 남편이 죽은 후 물려받은 재산도 죄다 며느리 앞으로
해주면서 딸들에게 포기각서까지 쓰게 한 엄마시다.
어디서이렇게 된 것인지 말도 않고본인도 모르는 눈치란다.
내 생각에는 치매증상이 좀 있고 새벽에 나가다가 아파트 계단에서 굴러
그렇게 다친 게 아닐까 싶다고했더니 가능성 있단다.
사정을 한참 듣는데 최인훈의 ‘옛날옛적에훠어이훠어이’가 떠올랐다.
아이~~좋아, \
어느 의사의 카카오톡 프로필 글이다.
돈이 그렇게 좋다는 뜻이다.
가슴 한 켠으로 바람 빠지는 소리가 난다.
시인대상 시상식에서 상금을 거부한 여자 시인이 있었다.
그녀는 한 달 생활비를 5만원만 썼단다.
그러므로 자기에게는 더 이상의 돈이 필요없다면서 상금을
거부하였다니 대단한 배짱이다.
자존심이었을까? 어니면 정말 그 돈이 필요없었을까?
그녀는 세상을 떠나 하늘에 있지만 살아 생전 단 한번의
사치도 못하고 그렇게 떠났다. 내가 아는 돈을 좋아하는
그 의사는 여전히 자기 빌딩 안에서 돈을 죽어라 번다.
한 달 생활비로 3000만원을 못갖다주는 놈은 남자도 아니라 하면서.
‘상처-완고함’
사람들은 주위로부터 당연한 것을 상처로 여긴다.
그러나 ‘자기중심적’이라는 속성이 상처를 만든다.
강한 자기중심이 더 강한 상처를 만들어 내기 때문이다.
‘치유’
눈 앞에 펼쳐진 상태를 정확하게 차갑게 봐야한다.
그런데 우리는 사태 전체를 조망하지 못하고
나의 관심과 편견 때문에 아주 좁은 길로 자신을
투영해서 본다. 사태를 객관적으로 보기 시작하면
치유가 시작된다.
한중연 한형조 교수, 인문학에 묻다
아는 언니의 카스토리에 올라온 글이다.
상처라는 말을 잘 쓰거나 누가 자기에게 상처를 주었다거나
자기가 상처를 받았다거나 하는 이들의 대부분이 막혀있다.
어느 부분의 사고가 편협하다는 뜻이다. 더러는 정말상처를
주는 이들이 있고, 자신은모르고 지나가기도 하지만 때로는
모르고 지나가는 게 얄미울 수 있고,어쩌면 좋은 뜻으로 한
내용인데 상대가 헤아리지 못하고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
멀리 내다보는 시선을 갖는 게 중요한데 남의 마음 속까지 멀리
내다보기란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남이 나로 인해 상처를 받았다면
정말 몸둘 바 모르게 미안하다. 그렇지만 그게 부당하다고 생각이
되면 거기엔 할 변명이나 내용이 순간적으로 사라지고 무관심만
남을 뿐이다. 가끔은 그 흔한 역지사지를 떠올려 봐야겠지.
내가 남에게 상처를 잘 주는 형인가 한다. 맞다, 내가 그럴지도.
Hansa
2013년 8월 16일 at 12:29 오전
한형조 교수의 글 팬이랍니다..
불교와 유교 양측을 넘나들며 깊이있고 맑은 글을 씁니다.
이 양반 말씀처럼 삶을 조망하려 애쓰지요..
그런데, 문제는 제 삶이 조망할 만한 스케일이 아닌지라.
앉아서 둘러보아도 전후좌우, 과거 현재 미래가 뻔합니다. 하하
벤조
2013년 8월 16일 at 1:19 오전
카톡에도 프로필이 있어요?
그걸 뭘 자랑이라고…한달에 3억씩 갖다주는 마누라를 둬야 자랑이지!
리사님이 잘못 보신걸로 알겠습니다.ㅎㅎ
김술
2013년 8월 16일 at 2:10 오전
일단 저는 그 여의사 기준으로 남자가 아닌 것 같고…
벤조님 말씀처럼 3억씩 갖다주는 자랑스런 마누라도 없고…
갖다주는 돈보다 덜 쓰는 마누라가 자랑스럽고
마누라가 원하는 것보다 2~3십 만원만 더 갖다주는 남자고 싶네요.
너무 쪼잔한가요? ㅎㅎㅎ
Lisa♡
2013년 8월 16일 at 2:23 오전
한사님.
한형조 교수 팬이시군요.
누구나 뻔한 삶 속에 살고 있지요.
저도 오늘 운동하면서 가만 생각해보니
제 삶이 너무나 뻔하더라구요.
Lisa♡
2013년 8월 16일 at 2:24 오전
벤조님.
한 달에 3억은 유수한 기업의 사장 아니고는…
아니면 사업가라면 몰라도 그 돈 엇다써요?
한 달에 3천도 자랑이구먼.
한 달에 1000도 괜찮은 것 같은데.
Lisa♡
2013년 8월 16일 at 2:25 오전
술님.
그 의사 남자입니다.
한 산부인과 의사이지요.
3억씩 갖다주는 마누라는
이 세상에 없더고 봅니다.
깊이 새각하면 할수록 덜 쓰는 게 수더라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