붙나는 금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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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금요일밤을 보통 ‘불금’이라고 한다.

젊은이들로 붐비는 불금의 종로 3가는 더위는 아랑곳않는

이상한 장소였다. 지나가는 대부분의 얼굴들이 깨끗하고

지치거나 땀을 흘린 흔적 하나 없어 보인다.

나만 덥고 덕지덕지 땀이 나고 날씨처럼 내 피부만 지분거리나..

어쨌든 그런 곳에서 나도 지지 않으려고 애쓰면서

불금을 신나게 보냈다.

오랜만이었지.

노래방도 가고 신나게 스트레스도 해소한 느낌이었다.

까만 썬그라스를 끼고 노래도 불렀다.

남의 동창회에 가서 마치 초대가수처럼 굴었다.

문제는 노래를썩 잘 하지 못했건만 팬이 3만명 급증하는

중이라고 거기 모인 어느 오빠가 말해주었다.

팬관리를 어떻게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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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십대 중반,

유와안언니는 나이에 비해 상당히 경쾌하고 쿨하다.

그리고 까칠하면서도 확실하다.

몸매도 잘 관리해서 어디하나 흐트러진 곳을 찾기 어렵다.

지저분하게 굴지도 않는다.

그러면서도동창男들과 스스럼없이 군다.

가만히 살펴보니 그 동창남들이 너무나 착한 것이다.

나이에 비해 어려보이기도 하고 순수하기도 하다.

역시 시골출신답다.

나는 여자나 남자나 다 시골출신들이 더 좋다.

정말, 확실히 좀 순수한 면들이 있고 한결같다.

오십대 중반의 남녀가 그렇게 재미있게 놀고 대화를

진지하게 나누는 모습에서 잘 살아온 모습이 보인다.

나보다 더 영하게 노는 그들의 행동이 그리 좋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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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나는 DEATH에 대한 대화를 조금했다.

그리고 영풍문고의 베스트 셀러를 쭉 꿰는 그를 보니

남은 삶에 대해 진지하게 준비하려는 수고가 보인다.

28에 대한 이야기, 그리고 7년의 밤에 관해서도.

그는 한 달에 30권의 책을 산다고 했다.

장석주 시인 생각이 문득 났다가 사라진다.

그리고 박웅현의 이야기도 꽤 했다.

박웅현은 말했다. 많이 읽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고.

DEATH를 아직 읽지 못했다. 누가 사준다고 해서 기다리는 중이다.

그런데 그 책이 괜찮고 그 저자의 강의가 재밌다고 한다.

읽은 李는 처음부터 결론을 말하고 들어가 읽기가

더 편하고읽는내내속이 시원해지는 걸 느꼈다고 했다.

근데 K는 왜 사준다더니 감감 무소식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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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비를 쥐어주는 손이 여럿 있었다.

아이고 좋아~~~(므흣)

한강변을 지나면서 정신이 맑아지면서 요 근래 며칠

우울했는데 그런 기분이 좀 떨쳐졌을까를 기억해

내려 애썼는데 신나게 놀았는지 그 흥의 여운이 가시지

않아 가라앉히느라무념의 상태로 가로등만 봤다.

성수대교쪽 가로등은 지날 때마다 느끼지만 멋지다.

수많은 가로등의 나열이 마치 예술같기도 하다.

나이 들어도 저 언니들처럼 지낼 수 있다면 조금은

재미있는 인생으로 지낼 수 있겠지.

살기 위해 아등바등 하며 살아가야 하는 인간들의

모습이 애타기도 하고 아름답기도 하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 중에 없어도 되는 게 굳이 있어

하나를 선택하라면 이상하게도 꼭 필요하다 느껴지는

돈이라는 결론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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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1. 벤조

    2013년 8월 17일 at 5:01 오후

    그냥 지나치려고 했는데요…
    맨 마지막의 복잡한 문장, 설마
    돈은 없는게 좋다! 라는 뜻은 아니겠죠?ㅎㅎ
    돈은 필요악이라는 뜻?
       

  2. Lisa♡

    2013년 8월 17일 at 11:21 오후

    건강, 친구, 가족, 자식, 뭐….

    이런 것들 있잖아요.
    삶에 꼭 필요한 것들을 열거해보다가
    그래도 돈이 아닐까 하는 얘길 했답니다.   

  3. Anne

    2013년 8월 18일 at 11:27 오후

    ‘활동역’을 나날이 넓혀가는 리사님 ^^
    늘 건강하길 바랍니다.   

  4. 2013년 8월 19일 at 1:20 오전

    항상 자신있고 씩씩해 보이는 리사님~~!!
    올만에 인사합니다..
    밝은 모스습 그대로 고고싱임다…ㅎㅎㅎㅎ   

  5. Lisa♡

    2013년 8월 19일 at 8:53 오전

    앤님.

    그러게요.
    넓혀봐야 별 볼일 없는 활동영역이지만.
    헤헤헤..   

  6. Lisa♡

    2013년 8월 19일 at 8:54 오전

    폴님.

    정말 오랜만이네요.
    반가워용~~~
    고고싱~~ㅇ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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