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낮의 여의도를 오랜만에..
오래 전에 두 남자와 여의도에서 갈치조림을 먹은 후
처음인 것 같다.
그리고 오늘은 보리굴비를 먹었는데 초대받아서 간 자리다.
오랜만에 마음에 쏙 드는 음식을 먹었는데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는 기분까지 느꼈다.
오래된 미원빌딩을 갔는데 그 빌딩에만 27개의 카페가 있다고
해서 더더욱 놀랬다.
근사한 날이었다.
우뚝 솟은 빌딩들 사이에서는 가끔 현기증이 나기도 하는데
최대한 빨리 그 숲을 벗어나는 것만이 최선이다.
날씨는 수그러들 줄 모른다. 어젯밤엔 가을이 오려나 했는데
오늘보니 그건 장난질이었던…속임수였다.
23일 처서 카운트 다운 들어갔다.
기다리고 기다리던 아들에게서 군사우편이 왔다.
글씨를 못써도 그렇게 못쓰다니 알아볼 수 없었다.
작아도 그렇게 작게 글을 쓰니대형 돋보기를 대고
읽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그래도설레기까지하는 마음으로 야곰야곰아껴가며
무언가에 닳을까봐 걱정하며 읽었다.
글자를 작게 쓰는 애는 속이 좁아 터진 건 아닌지.
사내가 말이야. 분명 영어도 못 쓸 것이 확실하다.
엊그제까지 2만원대이던 수박이 끝물로 접어들면서 3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으로 변했고, 그나마 찾아보기 힘들다.
일부러 세 집을 돌면서 26000원하는 수박을 한덩어리 사고
5000원에 4-5개 든 참외를 두 봉지를 샀다.
과일을 사는 일과 생선을 사는 일은 가격에 대한 공포심마저
느끼게 되니 이게 주부의 변일까? 아님 세상이 이상한 걸까?
갈수록 자급자족만이 살 길이 아닌가 할 때도 있다.
생활비에서 먹는 지출이 점점 높아만 간다. 엥겔지수를 따지기
전에 이젠 물가오름이 좌우하니 지수도 상관없어진다.
세탁소 드라이도 아끼려고 이젠 주로 물빨래 옷만 사게 되고
드라이할 일도 가급적 아끼려고, 한 철에 한 번만 하거나 입지말고
그냥 지나가야 할 판이다.택시는 되도록 타지않기.
책은 빌려서 읽고, 일회용 사용을 자제하고 전기코드는 보이는대로
다 뽑아버리는 일상을 계속 중이다. 알뜰하게도시리.
행주를 곱게 만든 걸 선물로 받았다.
두꺼운 면을 잘 잘라 박음질을 해서 거기에 수를 놓아서
삶으면 삶을수록 더 고와 질 제질이다.
몇 해 전에 나도 그런 행주를 만들어 수를 더 많이 놓아
포장을 해서 두 분께 선물을 했었다. 그랬더니 어디서
사놓고 자기가 만든 것인양 구느냐면서 웃었고 절대 나의
솜씨로는 인정해주지 않았다. 지금도 어쩌면 그 분들은
내 솜씨가 아니라고 생각할지도 모를 일이다. 어쨌든 나는
내가 만든 게 아닌 고운 행주를 선물로 받았는데 뽀드득
소리가 날만치 가슴 안이 닦인 기분이다. 얼마 전에도 예쁜
눈을 가진 여인이 얇고 우아한 행주를 만들어 눈웃음과 함께
선물로 주셨는데 연이어 행주 복이 터졌다.
시간이 나면 나도 슬슬 만들어봐야하나?
벤조
2013년 8월 21일 at 3:37 오후
악, 수박이 30불?
여기는 5-6불.
한국 수박이 더 맛있다고 하면 할 말 없음.
참외는 거기가 싸고 맛있겠지요?
내가 재수가 없었는지, 한국가게에서 참외 한상자 샀는데 오이보다 싱거웠어요.
한국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기른 것은 아닌지?
리사 박사님, 그것까지는 모르겠지요?ㅎㅎ
김진아
2013년 8월 21일 at 4:06 오후
수박을 별로 좋아 하질 않아서..아이들이요. 그래서 참 다행?
ㅎㅎㅎ
대신 비싼 복숭아에 눈독 들이는 것 같아 조마조마해요.
행주..예전엔 모란 시장에 가면 연세드신 분들이 직접 만드신 것 가지고 오시곤 했어요.
근데 어디에도 안 보이시더군요.
대신 중국산..대충 만든 물건들이 널려 있어요. 아주 속상했어요.
Anne
2013년 8월 21일 at 11:39 오후
"가을이 오려나 했는데.. 장난질이었다"
이 말이 너무 재밌어서 리사님 새침한 얼굴을 떠올리며 웃었습니다.
우하하하하
Lisa♡
2013년 8월 22일 at 12:07 오전
벤조님.
수박 이번 여름 엄청 맛있어서
행복했고 마지막 즈음엔 명품 수박을
남편이 우연히 골라와서 진짜 먹기가
아까울 정도였지요.
미국 수박도 맛있는데 좀 솜방망이 느낌이랄까?
한국수박이 맛있을 땐 최고라고 봐요.
참외는 이상하네..이번 여름 참외 아무데서나 사도
꿀맛이었는데…참외도 비싼데는 비쌌답니다.
Lisa♡
2013년 8월 22일 at 12:08 오전
진아님.
복숭아를 구석에 약간 상하려고 하는 거요..
반값에 사니 맛도 좋고 빨리만 먹는다면
저는 그런 거 추천해요.
황도를 약간 상한 곳 있는 걸 6개 8000원 주고
제법 굵은 걸로 샀는데 엄청 맛있었어요.
Lisa♡
2013년 8월 22일 at 12:08 오전
앤님.
어제 밤에 정말 믿기질 않게 더웠거든요.
그저께는 또 믿기 어려울만치 시원했구요.
장난치나..싶더라니까요^^*
まつ
2013년 8월 22일 at 1:55 오전
보리굴비가 요즘 유행인 모양입니다.
광화문 콩두도 보리굴비를 하는데
좋은 점은 뼈를 완전히 발라서 준다는 점이죠.^^
이젠 조석으로 그래도 선선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요.^^
나의정원
2013년 8월 22일 at 5:44 오전
아~
물가 만만치않게 많이 올랐죠.
만원 들고 시장이나 마트에 가도 살 것이 없되 양도 줄어들고, 정말이지 뭘 먹고 살아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게 되는 요즘입니다.
군에 간 아드님의 편지를 들고 감회가 새로우셨겠네요.
Lisa♡
2013년 8월 22일 at 8:39 오전
まつ님.
간만이지요?
보리굴비는 어디서나 발라서 주니 참 편해요.
콩두에서도 ?
가고싶다…ㅎㅎ
두가헌이랑 콩두…ㅎㅎ
Lisa♡
2013년 8월 22일 at 8:39 오전
나의정원님.
오늘 임아트를 가니 세상에
복숭아 6개들이 투명박스
19000원 하던데..놀랬어요.
그리 큰 사이즈도 아니더만.
정말 막막합니다.
김술
2013년 8월 23일 at 5:26 오전
리사님, 복 좀 주소~
Lisa♡
2013년 8월 23일 at 10:34 오전
팔 벌려요~~~던질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