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세대의 이름들을 말하다 보면 엄청 웃긴다.
남자들의 이름은 그렇다치더라도 여성들의 이름에선
웃음을 참기가 어렵다. 아들 낳으라고 짓는 이름들이
많기 때문인데 누가 최철갑을 여자 이름이라고 할까?
그 여동생 이름은 최연갑이었다고 해서 한참을 웃었다.
그런데 너무나 웃기는 이름이 있어서 기절직전으로..
마 악 이.
예전에는 마아기라고 하면 아기라는 한자로 표기가 어려워
악이라는 표기로 하였다는데 풀이를 하면 근사한 의미라고.
내 친구는 김말순인데 동생은 김끝순이다. 황당하게도.
개그맨 안선영인가 하는 이의 엄마는 심말년이었다.
얼마 전 정식으로 법원에 청구해 이름을 바꿨다. 심정화.
판사에게 말하길..만약 판사님 딸이나 동생이름이 말년이라면
어쩌겠습니까? 바꿔주고 싶지 않나요? 했다던가?
수면부족이라 제발 잠 좀 푹 들길 바랬건만
어제도 약간의 알콜 덕인지 새벽에 깨었다.
이틀간 잠을 설친 까닭인지 온 몸이 쑤셨다.
날씨도 선선해졌는데 왜 밤잠을 설치는 것일까?
그러니 낮에 늘 눈이 개운치 않다.
수면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고는 있지만 갈수록
더욱 더 … 나이 대비 비례를 한다.
공기가 청명한 숲에서 한 이틀 잠만 자봤으면.
아침에 딸을 지하철 역까지 바래다주러 가는 길에
옆 차도에 엄마랑 서 있는 초등학교 3학년 정도로
보이는 소년이 우리 둘의 눈을 순간적으로사로 잡았다.
"앗…쟤 너무 귀엽다"
우리는 동시에 소리를 질렀고, 나는 멀찍이 차를 급정거했다.
한 번이라도 가까이 가서 그 아이를 만져 보거나 말을 걸고
싶어진 것이다. 딸도 나를 닮아서인지 아이를 무지 좋아한다.
그런데 그 아이가 내 차 뒤로 오던 스쿨버스를 타는 것이다.
그 아이는 다운증후군 같은데 재활원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도 그냥 다시 차를 타고 지하철로 가는 수 밖에 없었지만
그 아이의 천사같은 모습이 아침을 기분좋게 했다.
다운증후군 아이들은 비슷비슷하게 생겼는데 얼마나 귀여운지
자세히 보면 정말 천사같은 표정이다.
내일 아침도 그 자리를 지나가야 하는데 5분 일찍 나가봐야겠다.
나를 보고 ‘애정녀’ 라고들 부른다. 애매한 상황을
확실하게 처리하는 능력 탓인지 별명이 애정녀가 된 것.
5명 이상이거나 비슷한 숫자끼리 모임을 가질 때
장소나 식사종류, 문화생활 같은 것을 결정할 때 우왕좌왕
하는 경우가 사실 엄청많다. 누가 정하면 누가 안 되고
그러다보면 나중엔 아예 만나기조차 싫어질 때 조차 있다.
그럴 때 나는 빠른 ‘촉’으로 각자의 느낌에 맞추어 가장
적당하다고 생각되는 모든 것을 감각적으로 선택해 고르는데
거의 전부 거기에 만족하고 심지어는 고맙다는 인사도 한다.
그러면 더욱 더 그런 장소나, 맛에 대한 기억을 정확하게
하게 되고, 기억하려하고 어딜가나 각인시켜 놓기도 한다.
자격이 안되는데 그런 걸 하면 많은 이들을 실망시키겠지만
플랜마저 즐겁게 잘 짜면 다들 좋아라한다.
그래서 갈수록 애정녀 전선이 탄탄해져만 간다. 어째?
오드리
2013년 9월 4일 at 2:14 오후
플랜 가이드 그런 직업 없나? 이왕이면 잘하는 걸로 돈도 벌면 좀 좋아~~~
韋斯利
2013년 9월 4일 at 6:08 오후
어 리사님 다리가 급 날씬해 지셨네요…
Lisa♡
2013년 9월 4일 at 11:35 오후
오드리님.
내 말이~~~
아마 있을지도.
내가 만들어봐?
Lisa♡
2013년 9월 4일 at 11:36 오후
韋斯利님.
날씬해지기만한 게 아닌데요~
급 길어지기도 했답니다.
저 정도의 다리라면 저 아마 미스코리아
나가고도 남았을 겁니다.
Hansa
2013년 9월 5일 at 1:34 오전
끝순이, 말자는 양반입니다.
좀더 직설적으로 ‘딸그만’.. 음음
요즈음 이쁜 따님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는군요.
아이들이 집에 있으면 그저 기분이 좋습니다. 하하
Anne
2013년 9월 5일 at 2:00 오전
"올 라운드 플래너(플레이어가 아니고 ㅎ)"
애정녀.
날씬녀. 리사!
벤조
2013년 9월 5일 at 5:48 오전
어떤 아줌마 이름이 ‘석자구름’이었습니다.
속으로 아버지가 풍류있었구나..,생각했지요. 딸을 낳았는데 구름이 석자라…
나중에 보니 남편 성이 ‘Groom’이었어요.
나의정원
2013년 9월 5일 at 6:08 오전
옛 날 어르신들 이름엔 한이 많죠.
제가 아는 이름만도 어릴 적 동네에 할머니들 이름은 서곡지, 배쌍년, 배신자, 이런 이름이 기억이나요.
그나저나 개명하신 분은 정말 판사님이 허락하실 밖에 없는 센스를 날리셨네요.
오현기
2013년 9월 5일 at 6:38 오전
끝순이… ㅎㅎ
Lisa♡
2013년 9월 6일 at 8:57 오전
한사님.
따님 얼굴보기 힘들어요.
늦게 들어오고 아침 일찍 나가고 게다가
아침 일찍 운동하러 갔다가 일하러 갈 적도
있으니 마주 대할 시간이 어차피 힘들답니다.
Lisa♡
2013년 9월 6일 at 8:57 오전
앤님.
날씬녀…크크크..
땡큐 베리 마치.
그리고 올 라운드 플래너 좋으네요.
직업 정하고 개업할까요?
Lisa♡
2013년 9월 6일 at 8:58 오전
벤조님.
석자구름 멋진 이름이름입니다.
나중에 성을 보고는 약간 실망하긴 했지만
말입니다.
정말 풍류있는 아버지네요.
Lisa♡
2013년 9월 6일 at 8:59 오전
나정님.
서곡지.
배쌍년…ㅋㅋㅋ
저의 엄마는 ‘김행지’였는데
이름이 너무 예쁘죠?
Lisa♡
2013년 9월 6일 at 8:59 오전
현기님.’
웃기는 이름 기억나는 거 없나요?
끝순이는 좀 흔한 이름이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