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엽감는 새(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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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무라카미 하루키.

출판사 문학사상사.

읽은지 한참된 책이지만 하루키가 잡문집에서자기 저서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책 중에 하나라고 했기에 다시 읽었다.

작지만 큰 사랑에 대한 이야기라고들 하는 소설로 일반적인

보편적 시민 오카타 도루씨가 겪는 이야기를 엮은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끼는 것은 사람마다 제각각의 세상은 따로

존재하고 육체와 의식이 과연 따로 분리될 수 있을까 하는 것인데

책을 읽는내내 나는 어쩌면 하루키와 같은 의식 안에 살고 있는

부류가 아니었을까를 상상하면서 읽게 되었다.

…오카타 씨가 상실해 가는 세계에서 와타야 씨는 획득해 가고

있어요. 오카타 씨가 거부당하는 세계에서 와타야 씨는받아들여지고

있죠.또 그 반대라고도말할 수있어요. 그러므로 와타야 씨는 오카타

씨에게심한 중오를 느끼고 있죠….

어떤 부류에게선 거부당하는 세계가 다른 부류에선 쉽게 받아들여지고

또 승리하고 쟁취하는가 하면 다른 부류에서는 빼앗기고 포기하게 만든다.

어느 게 더 나은 삶이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빼앗기고 포기하게 되는 자들은

그 세계에서 환영받지 못하거나 자신이 하잘것 없는 존재라고 느낄 수 있다.

어쩌면 누구나 다 느껴보게 되는 감정일 수 있고, 누구나 다 쟁취하는 쪽에

서고 싶어했었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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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와 관계하는 것으로인해 오랫동안 감정적으로

혼란 상태에 놓이게 되는 일은 나에게 거의 없다. 불쾌한

경우를 당해 누군가에게 화를 내거나 초조해 한 적은 물론

있다. 그러나 길게는 가지 않는다. 나에게는 나 자신의

존재와타인의 존재를 전혀 다른 영역에 속하도록 구별해

놓는 능력이 있다(이것을 능력이라해도 좋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자랑은 아니지만 그것은 결코 간단한 작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즉, 나는 무엇인가로 인해 불쾌해지거나 초조해질

때 그 대상을 나 개인과 관계없는 어딘가의 다른 영역으로 이동

시켜 버린다. 그리고 이렇게 생각한다. 됐어, 나는 지금 몹시

불쾌하고 초조해. 하지만 그 원인은 이미 여기에는 없는 영역으로

돌아가 버렸어, 그러니까 그것에 대해서는 나중에 천천히 검증하여

처리하기로 하자고, 그리하여 일시적으로 자신의 감정을 동결

시켜 버리는 것이다. 물론 얼마동안 시간이 흐른 후에 그 동결을

풀어 천천히 검증을 해도 아직껏 감정이 혼란 상태일 때도 있다.

그러나 그런 일은 예외에 가깝다. 적당한 시간이 경과하면 대걔의

것들은 독기가 빠져 무해한 것들이 된다. 그리하면 나는 늦건 빠르건

그 일을 잊어버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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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모두각각 다른 것을 자신의 존재 중심에 가지고

태어나는 것 같아요. 그리고 그 하나하나에 다른 것이 열원처럼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간을 내부에서부터 움직이고 있어요.

물론 내게도 그것이 있죠. 그런데 가끔 그것이 스스로 감당할 수

없게 되어 버려요. 나는 그것이 내 안에서 멋대로 팽창하기도 하고

수축하기도 하면서 나를 동요시킬 때의 느낌을 왠지 다른 사람에게

전하고 싶어져요. 하지만 아무도 그것을 들어주지 않아요…..

..그렇다면 무엇인지 확실히 알 때까지 자신의 눈으로 사물을

보는 훈련을 하는 편이 좋을 것 같구나. 시간을 들이는 것을 두려워

해서는 안돼. 충분히 무안가에 시간을 들이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는

제일 세련된 형태의 복수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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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에서 우물이 나온다.

아주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며, 인간 내부의 무언가를 끄집어

내게 하는 매개체이다. 그리고 시간..시간을 따로 분리시키는

노릇도 한다. 나도물이 말라버린 우물 안에서 들어가나에게

있는 알 수 없는 공포라든가 또 다른 나에 대한 걸 끄집어 내어

볼 자신이 있는지 상상하니 불가능했다. 어둠이 주는 공포나

사회로 부터의 격리가 주는 공포가 엄청날 것이라는 상상 때문이다.

~~~3,4 편에 계속~~~~

2 Comments

  1. cecilia

    2013년 9월 8일 at 5:30 오후

    IQ104 불어로 번역된것 잠깐 훑어 봤지만 IQ 104 에 비해
    이책은 상당히 지적 성찰이 담겨 있는 것 같습니다.
    책 소개해 주셔서 고마워요. 리사님!   

  2. Lisa♡

    2013년 9월 9일 at 2:28 오후

    세실리아님.

    그 책에 비하면 이 태엽감는 새가 훨씬 순수하고 좋아요.
    1Q84는 저는 별로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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