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로 가는 벤츠 안은 15초의 침묵을 허용하지않았기에
쉴새없이 인간유형에 관한 이야기와 참을 수 없는 성깔에
대한 수다로 고속도로 위를 달구었다.
대화의 37.5%는 오’가 나머지 대화의 37.5%는 리사가 맡고
마지막 24%는 D가, 국물인 1%는 국대호 작가의 웃음이 맡았다.
결국 이 세상엔 가슴형 인간이 33.3%를 머리형 인간이 33.3%를
장형 인간이 33.3%를 차지하고 있다는데 의견을 모은 바, 우린
그저 나와 다른 인간을 인정하기로 일치를 봤다.
나는 머리형 인간이었다.
오’와 D는 장형인간이었고 국은 말을 안해 모르겠다.
아마도 가슴형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얼핏 스친다.
그런데 가끔 이우토반도 아닌데 220 km였던 것 같은데…난
고급차를 타고 뭔 멀미를 했다던가.
수다는 시간을 어디로 가게 하는지 어느덧 광주에 도착했다.
광주엔 갤러리 D에서 <나는 그들의 것이 아름답다>로 개관 4주년
기념전을 하는 곳에 초대를 받은 국작가를 지원하러 간 것이다.
광주 아줌마들과 우리 서울서 온 여자들의 구두를 비교해보자면
윗사진의 광주 아줌마들은 관장의 친구들로 보이는데 나잇대는
60대 후반 정도로 보이는데 세 분다 사진과는 달리 그물스타킹을
신고 구두들도 예사롭지 않은 모양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는 그 대조를 이루기 위해 우리의 슈즈 사진으로 인증샷을 한 컷.
아..저녁내내 내 눈길을 사로잡던 세사람의 구두들과 그물스타킹.
나도 그물 스타킹 있는데~~
광주에 일찍 도착한 우리는 충장로를 좀 걸었고 그 유명한 우다방이라는
광주분들의추억어린 우체국 계단을 구경하고 (옛날에는 약속장소로 애용한 곳)
가장 유명하다는 제과점에서 나비페스츄리와 부추빵등을 사고 기념전 장소로
이동했다.국작가의 친구 누나분들이 왔는데7명의 누나 중에 5,6,7번이
등장했고 여기저기 관계되는 분들이 속속 등장했다.
작가들의 소개가 있었다.
국대호 작가 뒤를 이어 마이크를 잡은 구성수 작가는
깨알같은 자랑을 시작했는데 우리끼리 한참 소곤거리며
그의 깨알같은 자랑질을 들었다. 외국에서 먼저 알려지기
시작한 그림이라는 말부터 시작해..뒤에 알아보니 진짜
외국에서부터 알아주는 작가가 되었다는데 그거 엄청 좋은
케이스이고, 리움에서 그림을 사들였다고 한다.
홍대에서 출강하는 실력파 작가였다.
그는 유명한 사진작가였다.
그래도 우리는 국립현대미술관 소장및여러 시립미술관 소장
작가인 국대호의 국사모들이라고 우리끼리 너스레를 하며
즐거워하는 오후가 가고 있었다.
저녁으로는 보리굴비를 먹으러 갔는데
요즘 새로 뜨는 동네로 서울로 치면강남에 속하는
곳으로갔다.
오’는 보리굴비를 처음 먹어본다면서 그 솔직한 언어들로
주변에 깨알재미를 주었다. 뿐만 아니라 우리는 어찌나
잘 먹었던지..나중엔 부티(남기는 것)를 내지 못해 부끄.
저 테이블에 남은 음식을 싸가겠다고 하니 관장님이 맛없어진다고
점잖게 말리신다.
서울서 온 서울내기 흉내라도 내야기에 "아~~그렇쵸?" 하며 못내
아쉬운 듯 눈으로만 남은 굴비쪼가리들을 훑었다.
쵸코렛색의 남은 아까운 보리굴비 쪼가리들이여~~쩝!
오’와 D가 맛있게 먹으니 흐뭇하고, 내려온 보람이 팍팍 느껴진다.
헤어질 때 구성수 작가는 명함을 주면서 부산서 현재 전시중인
해운대 전시회에 와달라고 했다. 이거 뭐임미? 초대임미?
우리는 국사모라니까~~(아이돌 가수 팬들처럼…하지 못했다)
아—네—-한 번 기회를 잡아 가볼께요~~~네~~굽신굽신.
(옆에서 국작가가 아니꼬웁고 질투섞인 시선을 잠시 보낸다. 훕스~~)
서울로 올라올 일이 아득했던 건 내가 벤츠 스포츠카 스타일이
아니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두통과 멀미와 몸부림이 뒤엉키며 오는내내 고개를 삐딱하게 하고
누워서 왔다.(행여, 고개를 옆으로 뉘면 멀리 덜할래나 싶어서)
그래도 또 우린 예의 그 15초를 견디기 싫어서 떠들며 왔다.
각자 다른 유형들을 이해해야 한다면서 말이다.
D는 반듯녀답게스리지나가는 모든 차의 움직임까지 놓치지 않고
흔들린다든가,기우뚱거린다든가, 오락가락한다든가 하면서 다른
트럭들의운전대를 의심하며 운전훈수를 두었다.
그녀를 믿으면 잠들 수 있다. 무조건.
마치 아이들을 데리고 여행하면서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려는 듯한
엄마의 모습처럼 말이다. 위장을 다독거리며 올라온 서울은 또
얼마나 푸근하던지..정말 모처럼 길고, 즐겁고, 벤츠가 싫어지던
그런 광주행이었다. 나 아무래도 벤츠꽈가 아니다. 난 운짱꽈다.
직접 운전해야 멀미를 하지않는다는 그 전설의 ……운짱녀.
내 한 번의 전화에 단 번에 OK사인을 해준 D와 오’ 땡큐! 감사!
오공
2013년 9월 12일 at 9:52 오후
끝에서 두번째 사진 많이 마음에 들어요.
리사님 사진은 홍대출강감이여~^^
수다떨다 생각안나는 단어는 D님이 챙겨주셔서 속이 시원했어요
빅토리아 씨크릿 같은 것^^
김술
2013년 9월 13일 at 12:16 오전
광주 싸모님들의 신발과 스타킹,
서울 싸모들의 신발 비교 사진 아주 좋군요.
광주는 쫌 야하고파 하는데, 생각만 그런 것 같고
서울은 정숙해 보이는데 빅토리아 시크릿을 입으시는 것 같고
그냥 혼자 생각해 본 겁니다.
Lisa♡
2013년 9월 13일 at 2:42 오전
오공…칭찬이 과해서 창피해지네~~
ㅎㅎㅎ
끝에서 두번째 사진 보내줄께—-ㅎㅎ
속 시원하게 해주는 이도 필요하다니까.
Hansa
2013년 9월 13일 at 7:49 오전
조블(?) 여인들의 구두 봅니다.
오른쪽 구두가 맨 먼저 눈에 띕니다.
매우 감각적입니다.
앞코 부분의 과감한 버튼 장식, 힐을 잡아주는 밴드 스타일,
심플하면서도 스타일리시하군요.
왼쪽 구두는 좀 귀족적이군요. 반짝이는 에나멜 광택 작고 귀여운 리본,
특히 살집이 풍부한 발등이 육감적입니다.
가운데 메쉬 스타일 신발은 신은 이의 강한 개성이 느껴집니다.
차분하며 감각적인 숨겨진 멋이 엿보입니다.
세사람 구두가 모두 멋진데요.
구두는 그걸 신은 사람의 미적 감각의 지표라는 생각입니다.
세분이 상당한 멋쟁이들일 거라는 확신이! 하하
구두에 추천!
Lisa♡
2013년 9월 13일 at 8:14 오전
술님.
저 분들 거의 70에 가까이 가는 분들인데
뭐그리 야하게 하고프겠습니까요~~
그냥 저게 예쁘고 세련되어 보였나봐요.
빅토리아 시크릿….후후후…..
Lisa♡
2013년 9월 13일 at 8:16 오전
한사님.
보통 시력이 아닙니다.
제가 본래 발등이 엄청 높습니다.
손등도 마찬가지구요.
그리고 말씀하신대로 과연 그렇습니다.
모든 부분들이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