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회 한 접시와 사이다2 병.
몽쉘 3개.
BR 슈팅스타 1컵과 3/4컵.
팝콘 M사이즈와 빅사이즈 사이다 1컵.
초밥정식 2인분 중에 2/3.
(치킨을 먹겠다고 하다가..배를 만지더니)
붕어빵 모양의 싸만코와 알로에 음료수.
아들이 영외면회 나와서 먹은목록들이다.
놀라울 정도이지만 보기만해도 좋았다.
군인들은 달콤한 맛을 정말 좋아한다.
새벽 3시반에 일어나 아침 준비를 해두고 서울역으로 나갔다.
이른 아침이라 버스도, 전철도 다니지않는 새벽녁에 나는 피곤함도
모른 채. 택시기사가 하는 말이 " 서울역 내리면 복권 하나 사세요" 한다.
집에서 서울역까지 진짜 신호 한 번 걸리지 않고 간 것이다.
4시50분에 택시를 탔는데 서울역 광장의 시계를 보니 5시10분이다.
아차~~ 이 걸 어째?
면회시꼭 지참하라는 가족관계 증명서를 갖고 가지 않은게 아닌가?
어쩌지….? 어째야하지….? 머릿속은 여러가지 상황을 이미 정리하고
내리자마자 인포메이션에 가서 민원서류 무인기계 있나 물으니 서울역엔
없고 지하철 안에 있단다. 서울역 2번 출구로 나가 지하로 내려가 바로
왼쪽으로 도니 무인민원서류기가 보인다. 일요일이지만 기계는 서류를 만들었다.
므흣~~~기분좋다. 모든 게 잘 풀린다. 면회시간보다 2시간 먼저 도착했는데
신기하게 아들이 면회소에 미리 나와 있는 게 아닌가. 수월한 날이다.
진주역에서 창구에서 표를 사는 이들의 뒤에 서서 질문을 하려고
기다리고 있었다. 여러 사람들이 표를 사고 총총 걸음으로 개찰구로
사라지곤 했다. 진주-하동 간다는 할머니가 표를 달라고 하자표파는
분이 "경로이십니까?" 한다. 척봐도 경로우대하시는 분 맞다.
웃으시며 "2000원입니다, 할인받으셨어요" 한다. 정말 싸게 느껴지는 가격이다.
본래 4000원이라도 왠지 저렴한 가격 같은데 2000원이라니 신기하다.
그냥 시내버스비도 1000원이 넘어가는데..옆에서 지켜본 바로는 거의 모든
구간들이 2000원에서 4000원이다. 우리나라 교통비는 늘 그렇치만 싼 편이다.
65세만 넘으면 무료승차도 가능한 지하철에 50% 할인에.. 살기좋은 세상이다.
아들과 ‘관상’이라는 영화를 봤다.
영화관에는 군인들이 간간이 보이기도 했다.
관상은 김종서와 수양대군 사이에서 왕을 지키려는 자와
왕을 시해하려는 자 사이에서 관상가로 지내면서 휘말리는
내경이라는 자의 이야기다.
보면서 후회했던 것은 알고 있었지만 가슴 아픈 이야기나
역사속의 아픔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보는게 정말 싫었다.
영화후, 아들은 정말 관상을 믿느냐고 내게 묻는다.
그렇다고 대답했다. 나는 사실 관상도 사주도 좀 믿는다.
100% 다 맞추거나 전적으로 믿는 건 아니지만 아주 헛된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아들은 과학을 믿지 그런 건 믿지 않는다. 그게 또 좋다.
한명회는 죽기 전에 결국 관상은 거짓이라고 하는 장면이
나오고 내경역의 송강호는 바다를 바라보며 결국 관상이니
인생이니 하는 것들도 다 파도처럼 밀려왔다 허물어지고
관상도 세상에 따라 다르단다. 결국 바람을 알아야 한다고.
김술
2013년 9월 16일 at 1:33 오전
추석이라고 휴가받아 서울로 데리고 오셨나요?
명절 잘 보내시고, ‘관상’ 볼만한가요?
연휴때 볼 계획인데…
Lisa♡
2013년 9월 16일 at 2:07 오후
아뇨…영외면회구요.
추석엔 다시 옵니다.
제가 교육기간동안 한 번도
면회를 못갈 것 같아서 한 번은
가주어야 할 것 같아 놀러삼아
간 겁니다.ㅎㅎ
관상은 안봐도 될 듯.
바위
2013년 9월 16일 at 3:10 오후
고향 이름이 나와서 찾아왔습니다.
재미있고 멋진 글을 쓰시네요.
‘진주’란 이름에 감동 받고 재치있는 글에 감동 받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Lisa♡
2013년 9월 16일 at 10:45 오후
바위님.
고향이 진주시군요.
요즘들어 진주를 자주 찾게 됩니다.
좋은 도시라 더욱 더..
10월엔 등축제도 있고
친한 분들이 살고 있는 곳이라.
반갑습니다.
빈추
2013년 9월 16일 at 11:38 오후
결국 바람을 알아야한다고…요?
풍수지리에서 풍(風)이 가장 앞에 있는 이유를 아시는 듯합니다.
관상,수상,족상, 등등 믿을만한 것들이지만 맹신하기에는 좀 그렇죠.
아주 무시하기도 그렇고..흠.
셩경 어디엔가도 ‘보기에 좋더라’라고 나온다는데 같은 맥락 아닐까요?
Lisa♡
2013년 9월 16일 at 11:50 오후
빈추님.
저는 맹신은 아니고요.
좋은 말만 기억하고 그리 될 거라는
신념아니 믿음 아닌 뭐 헛기대같은 걸
하고 살아가지요.
풍이 가장 앞에 있군요..첨 알았답니다.
사실 제가 암만봐도 관상도 수상도 족상도 좋은
그림을 타고난 듯 해여~~ㅋㅋ
보기에 좋더라~~흠….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는
말이 얼핏…근데 요즘 못생기고 화려하지 않은 떡이나
음식들이 최고라고 각광을 받기도 하더라구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