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을 포근하게 감싸주는 안드레아스 숄의 공연은
힐링을 주는 그런 밤이었다고 할 수 있다.
숄의음반은 많았지만 실제로 숄을 마주본 건 처음이다.
그는 시골학교에 발령받아 자전거로 출퇴근하면서아이들을
최선을 다해 가르치는 엘리트 수학선생님 같았다.
부드러운 외모답게 그가잠깐하던 독일어도 그가 부르던
독일가곡도 모두 독어가 주는 딱딱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물론 카운트테너라는 독특한 음색이 주는 환상적이고 때묻지
않은 목소리 때문일 수도 있지만 그 자체가 아주 부드러워
보여서 보는 이, 듣는 이의 마음을 정화시키기에 충분했다.
다소 지루하고 단조로운 곡들로 이루어진 공연이었다.
한 번쯤은 높이 찔러주는곡 하나 쯤 있었더라면 했다.
그러나 계속되는 곡들을 듣다보니 자연 거기에 빠지게
되고 슈베르트와 브람스가 가을에 얼마나 어울리는지는
알게 되었다고나 할까?
게다가 그의 연인(아내)인 타마르 할페린의 피아노 연주,
외모, 의상은 숄만큼의 존재감을 관객에게 주었으며 그녀의
중간 연주 2번은 정말 아름다웠다. 곡도 그녀도.
공연 후, 앵콜이 조용히 시작되자
숄은 자기를 위해 작곡한 이스라엘작곡가를
독어와 영어를 섞어서 소개하면서 아름다운
그만의 곡을 불렀으며 연이어 앵콜박수가 이어지자
다시 나와서세계적인 수퍼스타인 윤선나의 ‘아리랑’
을 부르겠다면서 아리랑을 불러서 감동을 주었다.
그가 새로 낸 음반에도 아리랑이 들어있다.
공연이 끝나고 싸인회가 있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부 모두에게 사인을 받았고
싸인 줄이 너무 길어 나는 포기했다.
숄의 CD가 집에 많은 까닭이기도 하다.
우리 일행은 공연이 끝나고
좀 더 부드러운 표정이 되어
서로에게 감사하고, 만족하고
숄의 외모와 음색을 이야기했다.
카운터테너와 카스테라쪼를 다시
기억하던 밤이었다.
좋았다.
좌석도 마음에 들고 숄에게서 풍기는
분위기와 할페린의 매력에 빠진 밤이었다.
오드리
2013년 9월 26일 at 12:34 오전
좋은공연보고 포스팅까지, 고맙다고요.
Lisa♡
2013년 9월 29일 at 1:31 오후
ㅎㅎㅎ…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