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고마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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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간 아산병원에서 지내다시피했다.

닭살커플의 닭살 제공자인 훈뜨가 숙쓰만 남겨놓고

세상과 이별을 하고 말았다.

내 저녁 야식의 영원한 물주가 아무런 말도 없이

수술후 피를 토하며 죽음을 맞이했다.

그를 알고 지낸지 30여년..마음 편히 보내는 게

쉽지가 않았다.

기분파에사람을 좋아했던 그의 성품 탓에 많은 이가

진정으로 슬퍼했고 그 하나하나의 인삿말이 이어질 때

분위기는 인간이 살다갈 때 이 정도는 되야하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심정까지 되었다.

그는 떠났고, 닭살커플의내성적인 부인인 내 벗만 남았다.

남은 이보다 떠난 이가 더 아쉽고 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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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내가 장례식장을 떠나는 걸 극도로 무서워했다.

무조건 3일간 곁을 지켰다.

나는 그녀에게 있어 단 하나뿐인 오래된 친구다.

남편이 뭐든 알아서 다 해주고 간섭을 하였던 까닭에

친구는 약사 임에도 약국은 커녕아무 것도 하지않고 그저

사랑만 받고 살았다.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할 줄 아는게

거의 없는데 친구도 마찬가지이다. 친척들이 올라오기 전에

내가 음식과 납골당 등을 다 결정을 해야만 했다.

납골당은 가까운 곳으로 하고, 쉽게 갈 수 있는 분당으로

했다. 음식은 아산에서 장례식 경험이 있어서 쉽게 결정을

할 수 있었는데 속으로는 수목장을 권하고 싶었다.

주변의 남편 지인이 상조회사를 불렀고 나는 그게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그냥 가만있기로 했다. 또 그는 가족이 같이

들어가는 기가 6개 이상인 가족납골당을 추천했는데 나는

그게 별로인지라 우선 부부의 것으로 정하고 자리가 좋아

만약을 위해 나중에 양도가 가능한 로얄칸으로 골랐다.

얼마전 부친상을 당한유명시인 j씨는 납골함도 녹말로 만든

걸로 정해 얼마 후 녹아 자연으로 돌아가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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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친했던 우인대표 1이 참다참다 발인에 앞서

준비를 하던 중오열을 하며 화장실로 뛰어갔다.

그가 말하길 "이렇게 사람을 아프게 하냐"고 했다.

우인대표 2는 참선을 하는 사람인데 그저 바라보기만

했고 해병대장교 출신인 그를 위해 군대동기들은

간단한 글을 적어와 크게 이름을 부르며 읽었다.

호사다마라고 그는 요 몇년 사이 사업이 너무 잘 되어

늘 자기가 재벌이 될 거라고 큰소리를 치곤 했다.

정말 모든 게 잘 풀려나갔고 집도 큰 곳으로 이사를

했고, 누구에게나 씀씀이가 크고 베풀길 좋아했다.

친한 친구 B의 남편이 10년 전에 간암으로 세상을 뜰 때

그 사람도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을 벌였는데 처음부터

순조로운 상황이 되었고 상상이상의 돈이 들어왔다.

그리고 2년 후, 그는 세상을 떠나야만 했다. 다들

결국은 정해진 자기의 운명이 있는 게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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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부부와 함께자주가던 고등어횟집, 시장통의 정육점.

그리고 굴전을 좋아하던 그랑 2차로 들리던전집. 또 아이들을

불러서 용돈을 쥐어주며 마음껏 먹으라고 회를 시키고 또 시키던

그. 산길에서 마주치면 그 모습에 웃음이 터져 웃다가 돌아서던

일자산과 올림픽공원, 우리집에 와주차를 하다가 얼굴을 모르던

내 친구 현옥이와 말다툼을 벌이던 모습, 얼마전 추석선물까지

꼼꼼이 챙겨주던 모습하며 맛있는 빵집이라며 가던 길에 나를

태워서 구리까지 데려가서 온갖 빵을 다챙겨주어 먹어도 먹어도

빵이 줄지않아결국은 곰팡이까지 쓸 정도로 손이 크던 남자다.

같이 가서 부르던 노래방, "거대 앞에만 서며~~거대~~그리워~~"

음악을 "어막" 이라고 발음해 놀림을 받으면서 팔짱을 끼던 모습.

자기부부 운동화 살 때 내 것까지 챙겨 사온 운동화를 촌스럽다고

면박을 주면 씨익 웃던 모습이 눈 앞에 선하다.

그런 그를 잊고 살아야하니 이제 무슨 재미로 사나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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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Comments

  1. 순이

    2013년 10월 3일 at 11:21 오전

    그 느낌 알아요.
    나도 친하게 지내던 친구 남편을 보내고 그런 기분이었어요.
    상실감이 크시겠어요.
    힘내셔요.
       

  2. 지안(智安)

    2013년 10월 3일 at 11:34 오전

    슬프겠지만 기운내요!
    한동안 친구곁을 지켜줘야 겠네요.
    그리가기엔 너무 이른 나이군요.
    좋은 사람들은 왜 그리 빨리 가는지..   

  3. Lisa♡

    2013년 10월 3일 at 11:51 오전

    순이님.

    너무나 피곤해서 막 쓰러질 것 같았습니다.
    집으로 오자마자 바로 곯아 떨어져서 2시간을
    기척도 없이 잤답니다.
    정말 하무하고, 이렇게 순간적인 생명인가 싶어요.
    수술을 하고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기막힙니다.
    정말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게 삶입니다.   

  4. Lisa♡

    2013년 10월 3일 at 11:52 오전

    지안님.

    너무 울어서 정신이 하나도 없습니다.
    친구보다 더 울은 것 같거든요. 쉴새없이.
    나한테 특히 잘 하고, 늘 불러내주고 해서
    더 그런 듯 합니다.
    이른 나이에 가니까 아깝고 정말 이제 무슨
    재미로 사나싶답니다.
    그가 차지한 비중에 주변에 아주 큰 듯 합니다.   

  5. 나를 찾으며...

    2013년 10월 3일 at 12:32 오후

    그동안 고마웠어..할 만 하신 분 같습니다.
    오래 기억될 분 중 한 분 같아서
    글 읽으면서 쨔~안 했습니다.

    살아 기쁨 많이 주신 분이니 좋은 곳 가셨을거에요.
    기운내세요..리사님^^   

  6. Lisa♡

    2013년 10월 3일 at 1:25 오후

    나찾님.

    두루두루 인간관계를 좋아하는 사람이지만
    그 와중에 베품이 아주 큰 사람이었거든요.   

  7. 안영일

    2013년 10월 4일 at 1:09 오전

    망인이 리사 주인장에게는 섭섭한 감정없이 *무서움을 안주셨군요 *

    자신의 식구에게는 소름끼치게 정을 떼어냈군요 ! 해석은 각자입니다,

    사람 시신 한줌 태우는데 굴뚝으로 오르는 흰 연기 ? 아련함니다,

    식구 이웃 친구간에도 *망인은 *확실희 정을 주고 그리고 끈고서 (애틋한 마음에

    서인지 ?) 가족 친구들마다 의사 표시를 하고서 감니다,

    저같은 경우 그리 평안희 희노애락없이 떠나신분 본인은

    무한한 복을 지닌분으로 생각함니다, 주위의 우리모든자의 찬가 !

    어쩌면 자기 욕망의 미 채움이 아닐가 ? 손주 3이 만약에 만약에

    이 할배의 죽엄에 뜻이라도 안다면 나자신의 축복으로 아는인간이

    사람 화장장 아래 화로에서 옆에서 천암 손잡고 뜨거울가봐 상상하던

    하찬은 사람들 어찌 망인들의 세계를 알수있을가요,

    모든이들의 평안을 기훤해 봄니다,

       

  8. Lisa♡

    2013년 10월 4일 at 2:10 오전

    네—-그런 것 같습니다.   

  9. 무무

    2013년 10월 4일 at 6:01 오전

    그분, 명복을 빕니다

    힘내세요 리사님   

  10. 단소리

    2013년 10월 4일 at 7:21 오전

    그분의 명복을 빌고…
    남은 자의 아픔을 위로하고…
    듣는 자의 아련함을 토로하믄서…

    참 오랜만에…
    들어오자마자 이런 일지를 보다니…
    지금 나도… 오늘 쯤에는 처외숙모의 죽음의 자리를 지키러 가야 하는 고로…
    어야튼, 슬픔은 남은 자의 몫이라니…
    짊어지고 가시도록….   

  11. Lisa♡

    2013년 10월 4일 at 12:45 오후

    무무님.

    암 중에도 두경부암이 예후가 그리 좋지않다고 해요.
    그런데 일단 겪고보니 제일 큰 병원으로 다녀야 할 것 같아요.
    아무래도 시설이나 기계가 중요하기도 하니까요.
    본인의사에 따른 것이지만 처음부터 병원이 걸렸거든요.
    오늘도 종일 힘이 없네요. 부인인 제 친구보다 제가 더한 듯.   

  12. Lisa♡

    2013년 10월 4일 at 12:46 오후

    단소리님.

    남은 이들은 금방 잊습니다.
    먼저 간 이들만 불쌍하지요.
    에고~~그나저나 추석 잘 지내셨지요?   

  13. May

    2013년 10월 4일 at 1:48 오후

    지난주 아버지를 보내고 수시로 눈물이 나네요.

    집에 있으니 아부지가 보고 싶어 미칠것 같아

    한강을 걷다가 흰머리 할머니를 보고 달려가 아무말이나 했네요.

    아버지 보내고 나니 내가 바로 죄인 이네요.

    아버지 이야기를 나눌 자매가 없으니 괜히 여기 끄적여 봅니다.

    고인 의 명복을 빕니다.    

  14. Lisa♡

    2013년 10월 4일 at 2:25 오후

    메이님.

    그러시군요.
    얼마나 상심이 크십니까?
    제가 엄마가 가고 안계시니
    가족 이야기를 할 상대가 없더군요.
    늘 엄마랑 오빠나 언니 얘기를 했는데
    그게 제일 적적하더라구요.
    그래도 아버님이 오래 사셨나봐요.
    제 경우는 아버지는 제 결혼 후 바로
    여의었어요. 그래서 늘 미안하지요.
    마음 달래기 어려울텐데…걱정이네요.
    꽃꽂이라도 열심히 하시고 다른 일에
    취미를 계속 붙여 보세요.어제 제가 친구
    어린 아들에게 그러길 누구나 다 맞이하는
    일인데 너는 좀 빨리 온 것 뿐이라고…   

  15. 청목

    2013년 10월 5일 at 10:25 오전

    늘 활기에 차 있고, 유머와 멋을 함께 누리며 부족할 것 없이 사시는 분 같더니 그런 죽음 앞에는 슬픔과 비애가 눈물을 그치지 않게 했나 봅니다. 반면교사라는 말이 있지요. 타인의 모습을 통하여 자신을 살피는 일입니다. 죽음도 똑 같습니다. 죽음 앞에는 그 어떤 왕후장상도 피해 가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명리학을 하다 보면 <빈요지명>이란 게 있습니다. 가난하고 청빈하게 살면 수명을 누릴 수 있으나 호화스럽게 넉넉하게 살면 단명하는 명을 일컫습니다. 어렵게 살다가 고생고생해서 살 만하면 죽는 경우가 흔히 거기에 해당되는 명이지요.
    재물은 일견 둘도 없이 귀하고 소중한 것 같아도 더러는 자신의 명을 갉아먹는 곰팡이와 같습니다. 세 끼 굶지 않고 가족 화목하게, 서로 은애하며 의지하고 사는 것이 가족일진대..참 아쉬운 벗을 잃음에 대하여 삼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속히 상심을 거두시고 예전의 그 발랄함으로 뵙게 되기를…   

  16. 김삿갓

    2013년 10월 6일 at 5:56 오전

    친구분 남편님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리사님 힘내세요.    

  17. Lisa♡

    2013년 10월 6일 at 1:42 오후

    청목님 말씀이 지당하십니다.
    제가 그런 걸 많이 느끼고 있답니다.
    그 두 친구 남편의 경우가 딱 그 경우였거든요.
    정말 빈요지명이라는 말이 부섭기도 하고
    새겨 들어야 할 말같아요.
    잘 새겨 들을께요. ^^*   

  18. Lisa♡

    2013년 10월 6일 at 1:42 오후

    삿갓님.

    오늘도 여전히 믿어지질 않습니다.
    정말 기가 막힙니다.   

  19. 리나아

    2013년 10월 10일 at 4:25 오전

    세상에……………………………………..

    요즘 명들이 어찌나 긴지.. 너무 오래 살면 어떡하나. 걱정하는데..
    또 생각외로 일찍.. 쉽게.. 가는 이들도 있어요.
    정말 마음 먹먹 ….
    그 미망인마음이야 오직하겠어요….

    10몇년전..
    내 막역친구의 남편도 그녀를 남겨두고 , 50년 몇개월 살다, 먼저 가셨는데…
    착하고 인물좋고 성품좋은 내 친구.. 생각납니다.
    장례 6개월후 미국휴스톤에 그 친구 위로하러 서울에서의 친구하나와 가서 만났던 생각도 나고……점점 이곳 부모님도 다 돌아가시자 굳이 서울 오가는 일도 줄어들고…
    작년엔 친구가 이곳에와 같이 남도 여행했지요~

    그래도 저 친구와 가까운 곳에 있으니 위로나누고 시공을 함께 할수있으니 다행이라 생각하네요…!

       

  20. Lisa♡

    2013년 10월 10일 at 8:45 오전

    맞습니다.
    리나아님.
    기까이 살고 있으니
    그래도 제가 위로가 되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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