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그런 사람 아냐

998834_10151466283657511_1107492882_n.jpg

하얗게 부서지는 햇살은 여름이 아니라 요즘이다.

운전을 하고 테헤란로를 지나다가 하얗게 부서지는

햇살에 눈이 절로 부셨다. 구름도 온 하늘을 가득

메우고 있던 하루였다. 내가 어디로 가는지, 어느

시간 속에 존재하고 있는 지도 분간이 안되어지는

요즘이다. 제대로 생각하고 제대로 정리할 시간이

제대로 주어지는지 모를 정도로 삶은 빠르고 변화도

예측하기 어렵기만 하다. 때론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지나가는 시간들이 제 삼자의 시선으로 보아질 적도

있으니 삶이란 그저 일장춘몽이라는 말에 어울린다.

여름도 어디로 가는지 숨어버릴 듯 하다가 낮엔 다시

나타나 여운을 길게 남기고, 그런가하면 거부하기 어

려운 단풍색을 지닌 은행잎이 이미 오고 있는 가을을

암시하기도 한다.

1010060_10151466270792511_248806759_n.jpg

B가 나에게 이틀 연달아 말하길 아깝다면서

왜 그 재능을 썩히느냐고 한다. 그 좋은 인프라를

갖고 있으면서 즐기기만하지 경제로 연결을 못하고

있는 게 안타깝다는 것이다. 주변에 수많은 좋은

인맥을 활용해 그냥 있지말고 무얼 하라는 것이다.

나라는 사람은 내게 영리적인 목적이 붙으면 말이

안나오고 미리 죄지은 듯 해서 뭐가 되질 않는 체질.

그게 바보라면 그래~~나는 바보야. 하지만 안되는 걸.

늘 무언가를 도모하려고 상상은 하고 어떨 땐 예상치

않은 곳에서 실현도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게 구체적

사업으로 발전하는 건 내 스타일로는 쉽지 않다. 나를

두고 차를 마시며 설왕설래하는 얘기인 즉, 결론은

돈을 벌려고 사업을 벌이면 하는대로 망한다였다.

무엇이 망하게 하는 이유일까? 인내심이다. 그게 없다.

479953_10151313849392511_213236272_n.jpg

고구마 이야기를 하는 줄 알고영숙씨 전화에

대번에 "고구마 맛있다고들 야단이야~~" 했더니

그게 아니라 땅콩을 자기네 먹으려고 재배했는데

좀 먹어볼래? 하는 전화였다. 작년에도 얻어먹은

땅콩을 올해라고 마다할 리가. 그치만 나를 보면

줘봐야 제대로 먹지도 않고 쓰레기로 버리게 될 게

뻔하다는 것이었다. 미쳤나봐~~~얘는~~~내가?

나는 많은 사람들이 나를 실제의 나보다 하수로

본다는 게 믿어지질 않는다. 나는 살림살이도 꽤

반듯하게 하는 편인데 왜들 그럴까? 인스턴트도

안먹지, 반찬도 쓱싹 그 자리에서 바로 잘 만들지

뭐가 나를 그리 보이게 하는 것일까? 문제를 많이

안고 살아가는 자신을 나만 모르는 것은 아닐까?

고구마 줄기를 보내면 내가 잘 다듬어 먹겠다고 하니

설마 내가 그런 걸 먹을 줄 알려고? 다듬기나 하나?

한다. 나 고구마 줄기 껍데기 벗기느라 늘 손톱이

까맣게 되는 거 알랑가 모르겠네~~나 참..답답해.

560210_10151340653197511_1755526276_n.jpg

그림을 그린다는 J는 조각보가 뭔지도 모르고

간송미술관이 뭔지, 간장인지된장인지 구분을 못한다.

그래도 그림을 그린다고 제 입으로 말할 정도면 말이야

그 정도는 벗어나야 하지 않나? 루시안 프로이드 그림을

보고 이 것도 그림이냐고 하는 거 농담맞지? 당최…

엔곤쉴레가 누군지, 루시안이 누군지? 브뤼겔이 누군지

도통 관심이라곤 없으니..사실 몰라도 된다. 하지만 누가

대화를 올리면 적어도 관심 정도나 나중에 혼자 검색 정도는

해봐야 하는 게 아닌지 하는 생각 살짝 든다. 적어도 화가라면.

그래도 너무나 하는 짓이 귀엽긴 하다.여백이 많다라는 말과는

좀 다른데 빈 곳이 있어서 편해 보이는 그런 사람.

그녀로 인해 즐거운 타임이 간혹 있으니 고마워해야하나보다.

969339_10151466284282511_68380325_n.jpg

8 Comments

  1. 나무와 달

    2013년 10월 11일 at 4:27 오후

    리사님께서도 다른 지인들께는 편한 사람으로 느껴지나 봅니다.
    그래서 그런 오해들을 받으시는게 아닐까요…^^*   

  2. Lisa♡

    2013년 10월 12일 at 12:45 오전

    나무와 달님.

    제가 야무지고 얌전하지 못해서 그런가봐요.
    늘 놀기만하고 놀러만 다녀서 그런가봐요.
    그렇게 보는 것도 무리는 아니죠. 내가 반찬을
    하고 밥을 한다면 다들 놀래요. 참 이상해요.   

  3. 벤조

    2013년 10월 12일 at 4:35 오전

    의외로? 살림 잘 한다는 거 알아요. 그런데
    맨 마지막 줄, ‘타임’ 대신 ‘시간’이라고 쓰시면 안 될까요?
    (난 왜 이런게 신경쓰일까?)
       

  4. Lisa♡

    2013년 10월 12일 at 8:52 오전

    벤조님.

    싫어요.
    저도 그런 거 싫어해요.
    근데 저기엔 타임이라고 쓸래요.
    시간이라는 말을 제가 너무 남용하거든요.
    용서하시옵소서.   

  5. decimare

    2013년 10월 12일 at 9:48 오후

    리사님…

    시간이라는 낱말을 남용하는 것은…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시간을 남용하지 않으면…되니까요.

    리사님은…시간을 무지 효율적으로 쓰시더군요. 알차게…

    그러니… "타임"을 "시간"으로 쓰시는 것이…어떨까요? ㅎㅎㅎ

    (나는 왜 이런데…끼어들까? 오지랖 때문이야…ㅎㅎㅎ)

       

  6. Anne

    2013년 10월 13일 at 3:31 오전

    리사님 ㅎ
    뜻대로 하소서.
    무조건 당신편이야. 나는 ㅎ
    너무너무 야무진 것도 잘 알아 .나는. ㅎㅎㅎ   

  7. Lisa♡

    2013년 10월 13일 at 11:45 오전

    데끼마레님.

    크크크…..왜들 이러시나~~

    딴데 할데 많더만…ㅋㅋㅋ   

  8. Lisa♡

    2013년 10월 13일 at 11:45 오전

    앤님.

    다행요~~

    몰리고 있었거든요.

    시간이라는 말 쓰기엔…아까워서요.

    헤헤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