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회실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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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자기네 부대 안에 ‘짬 타이거’가 있는데 군대에서

제일 계급이 높다고 한다. 어슬렁거리면서 늘 있는 자리에

그늘 아래서 누워 있기도 하는데 서두르는 법이 없고 엄청

뚱뚱한데 아들은 귀엽다고 한다. 웃기는 건 대구에 둘째가

있는 카투사에도 비슷한’짬 타이거’가 있는데 아주 자신이

만만하고 쉽사리 도망가거나 피하거나 하지 않는다고 한다.

사람들이 먹을 걸 던져줘도 거의 눈 아래로 보거나 마지못해

먹거나 하는데 다들 군기가 세거나 해도 짬 타이거는 영향을

받지않아서 부러워한대나 어쨌대나? 아무튼 웃기기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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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 면회시에 테라스에서 우리 앞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두남녀가 머리를 맞대고(마치 소싸움 하듯이) 아주

오랫동안 지탱을 하고 있어서 내가 웃음을 참느라 혼났다.

아들도 쳐다보더니 미소를 지었고 그 둘은 연신 머리를서

로 맞대고 책을 보거나커피를 먹거나 빙수도 그렇게 하고

먹었는데 아주 인상적이었다. 그러다 머리를 떼어내면 그

때부터는 서로 손을 잡고 귀를 만지고 얼굴을 쓰다듬고 난

리였는데 귀엽기도 하고 웃기기도 했다. 언제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던가 싶은 게 아기처럼 생긴 그 둘이 귀여웠다.

어제 또 그 둘이 같이 손을 잡고 면회실로 걸어 들어왔다.

보는 순간 쟤 둘이 또 머리를 맞대고 있을까? 했다.

아니나 다를까 면회실이 자리가 제법 비었음에도 들고 온

돗자리를 들고 테라스로 나가는 것이었다. 잠시 뒤에 따라

나가 다른 걸 보는 척 하고 살펴보니 이 번엔 아예 남자가

여자 다리를 배고 누워서 둘이 얼굴을 아래 위로 10센티 정도

띄운 채 그저 끝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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짬이 좀 되면 면회실에서 노트북도 갖고 와서 하기도 하고

여자친구랑 어깨에 손도 보란듯이 올리곤 한다. 아직 짬이

안되는 아이들은 겁먹기도 하고, 부끄러워 하기도 하는데

어제 노란 견장을어깨에 단, 그러니까 울 아들과 맞먹는

신병이 여자친구랑 뽀뽀를 연신 해대었다. 방송으로 지나친

연애행각은 하지 말라며 군기교육대에 보낸다고 하고 있는데

겁대가리를 상실한 채 그러고 있었다. 남자는 넙데데하니 푹

퍼진 스타일이었는데 연신 여자친구의 입술에 제 입술을 쪽쪽

갖다대면서 눈치없이 굴었다. 보통 여자들이 더 적극적인데

남친이 가만 있으면 남자 팔을 제 손으로 잡고는 자기 어깨에

두르기도 하고 귓속말을 하기도 하도 보기 민망하게 하는 편이다.

어떤 여자 애는 테라스로 나가서 노란 물들인 머리에 외국인인줄

알고 보니 한국 여자앤데 담배를 줄담배를 피워댄다. 침을 땅에

탁탁 뱉으면서 담배를 피운다. 참 가관이었다.어쨌거나 그 신병

주의를 받았는데 그런 광경들을 아들 몰래 보자니 재미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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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아버지는 자기가 보려고 뉴스를 틀어 논TV를 자기가

좋아하는 아메리컨야구 중계를 튼다. (헉…미국이라 쓸 걸)

계속 틀어놨다가 결국 남편이 마지못해 일어나더니 (몸을 잘

움직이지 않는형이다) 뉴스채널로 다시 튼다. 그 아저씨가

눈길 무섭게 쳐다보는데 그러던지 말던지 남편은 아랑곳없다.

신경이 쓰여서 그 아저씨가 일어날 때마다 눈길이 그리로 갔다.

결국 그 아저씨가 먼저 나갔는데 그때야 마음이 편했다. 요즘

여자 아이들은 서로 다리를 길게 내놓으려고 짧디 짧은 치마나

반바지를 입는데 어쩔 땐 화들짝 놀라기도 하는 게하의를 입지

않았나 싶어서 얼마나 놀래는지 모른다. 어제도 두 명의 여자가

옷을 지나치게 짧게 입어 눈길을 두기 곤란했다. 그게 예쁘다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정말 보기싫다. 남자들도 그런 차림을 좋아

한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정말그렇치 않다. 내 딸이 그러면…

나가게 하지 못할 것 같은데 다들 부모가잘 봐 넘긴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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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1. Hansa

    2013년 10월 15일 at 5:23 오전

    공군간 아들 면화하시느라..
    하하, 얘기 재밌습니다.

       

  2. Lisa♡

    2013년 10월 15일 at 2:10 오후

    그러게요.
    면회실이 아주 재미있어요.
    할일이 특별히 없으니 관찰하게 됩니다.   

  3. 김술

    2013년 10월 16일 at 12:42 오전

    요즘 면회실이 그 정도까지 허용되요?
    언빌리버블!!!   

  4. Lisa♡

    2013년 10월 16일 at 10:04 오전

    네–그렇습니다.

    뽀뽀는 기본입니다.
    본래 손만 잡으라고 했는데
    그 이상을 여자 애들이 덤벼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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